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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무려 117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된 제1회 하계올림픽 이듬해(1897년)부터 시작되었다.
- 올림픽이 4년마다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현존하는 근대 스포츠 중 가장 장구한 역사를 자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욕, 런던, 로테르담 대회와 함께 ‘세계 4대 마라톤 대회’로 꼽히기도 한다.
- 특별히 보스턴에서 마라톤 대회가 시작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1773년 보스턴 차 사건이 말해주듯 보스턴은 미국 혁명정신의 시발점이다. 마라톤 대회는 매년 4월의 셋째 월요일, 이른바 ‘애국의 날’에 열린다. 이 날은 1775년 보스턴을 공격한 영국군에 대항해 주민들이 무기를 집어든 때이기도 하다.
-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깃든 다중적인 의미는 현지시간으로 15일 발생한 테러의 고의성을 확신케 만든다. 결승점 부근에서 발생한 두 번의 폭발은 미국의 마라톤 정신이 완성되는 바로 그 순간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백악관과 연방수사국(FBI)은 재빨리 이 사건을 폭탄테러로 규정했다. 현재까지 3명이 목숨을 잃었고 140여명이 다리 절단 등의 부상을 당했으며 이 중 15명 이상이 중태다.
-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범인을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CBS와 뉴욕포스트 등 일부 외신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한 남성을 체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 수사 당국이 현재까지 체포된 사람이 없다고 해명함으로써 범인 색출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 이 테러는 단순히 미국 혁명의 정신을 훼손한 선에서 그치지 않고 미국이 중시하는 소중한 가치에도 커다란 위해를 입혔다. 가족이다. 사망자 3명 중 1명은 마라톤에 출전한 아버지를 응원하던 8세 소년 마틴 리처드인 것으로 밝혀지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살아남은 그의 모친 역시 중상을 입었으며 특히 누이는 발이 절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 사건 이후 파키스탄 탈레반은 이 테러가 본인들과 무관하다는 성명을 냈다. 수법이 매우 과감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제적인 테러조직보다는 자생적 테러범의 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주범이 누구든 이번 테러가 국제정세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동 지역에서 출구를 모색하려 애쓰던 미국의 노선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테러에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세력이 힘을 얻으면 북한의 태도에도 변화가 야기될지 모른다. 폭발과 함께 주사위는 던져졌다. 대한민국은 ‘보스턴’을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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