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두 저, 21세기북스 간, 2023
“야! 이 지루하고 드라이한 주제를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다룰 수 있을까?”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기자 출신, 특히 워싱턴 특파원 출신 최형두 의원이 아니고서는 누가 이런 책을 쓸 수 있을까?
필자는 최 의원을 30대 초반부터 알아왔으니 30년 넘는 지인이다. 그러나 약간의 불만은 최의원이 늘 엉거주춤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엉거주춤한 것이 아니라 현실 자체의 엉거주춤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캐릭터였기에 이 책, ‘불가능했던 동맹, 성공한 동행’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일종의 다큐멘터리 글쓰기를 통해 최 의원은 구한말 맺은 조미상호조약부터 시작해 2010년 전후까지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다양한 시작으로 보여주고 있다.
왜 그는 한미동맹을 ‘불가능하다’고 했을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두 나라의 역량 차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맹을 맺어야 했을까? 흔히 이승만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최 의원은 김일성이 전쟁을 일으킨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필자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포인트이다. 그러나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런 식이다. 그는 우리가 갖고 있는 한미관계에 대한 통념을 사정없이 깨트리면서도 한국과 미국이 잘 지내지 않으면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일관되게 드러낸다. 탁월한 관점이다.
대한민국 현대사, 미국과의 관계를 빼고서 어떻게 그 실상을 정리할 수 있을까? 이 책이 갖는 강점은 바로 이 점을 그려냈으며 단순히 친미(親美)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놀라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2010년 전후에서 끝이 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노선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더 크다.
다음에 만나 물어봐야겠다. 참 대단한 책이 나왔다. 앞으로 우리 현대사를 위한 필독서 10권을 정한다면 이 책은 적어도 3위 안에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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