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글로벌시대 국가 최대의 자산
[제언]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글로벌시대 국가 최대의 자산
  • 정영국 정치학 박사, 세계한민족회의(KIC) 명예이사장
  • 승인 2024.04.2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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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만 재외동포 정보력, 자본력, 국제 정치력, 글로벌 인맥을 활용하자


흔히 재외동포들을 애국자(Patriot)라고 한다. 오늘날 지구촌 180여 개 국가에 산재한 재외동포들은 다민족(多民族), 다문화(多文化) 속에서 언어충격과 문화충격 등 숱한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들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고난극복, 검약정신, 모국에 대한 향수, 기호(嗜好) 등 과거로부터 축적된 디아스포라의 역사성과 함께 현재의 ‘경제적 역량’ 그리고 ‘미래의 발전’이라고 하는 ‘기대 요소’를 가지고 있다. 

또한, 한민족의 동질성, 연대성, 응집성을 가지고 있는 특성도 있다. 이것은 코리안 디아스포라뿐만 아니라 여타 민족에도 나타나는 ‘디아스포라 고유의 인자(因子)’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국가적 목표, 즉 ‘국가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국가 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해나가고자 한다면 이들의 역량을 수용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글로벌 재외동포 정책의 지속적인 제도화’를 통해 ‘글로벌한인네트워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이 3월 13일(현지시간) 호주에서 호주한글학교협의회 관계자들과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연합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이 3월 13일(현지시간) 호주에서 호주한글학교협의회 관계자들과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연합

가령 한국 정부가 ‘선진 일류국가 건설’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설정했다면 국가의 목표에 따라 ‘글로벌화’를 향한 ‘국가이미지 및 국가브랜드 제고’와 ‘국가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정부, 기업, 학계, NGO 등 국내에서 가용할 수 있는 인자(因子)들만으로는 부족하고, 해외의 고급두뇌와 지식, 정보, 과학기술, 자본 등 소위 민족자산인 ‘코리안 디아스포라 네트워크’의 활용이 긴요하다.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디아스포라와 ‘디아스포라 네트워크’를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다양한 문화와 특성을 갖고 있는 해외시장을 개척해 가는 데 있어 ‘다문화적인 능력과 소양을 갖춘 인력의 확보와 활용’이 이 시대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이스라엘, 인도, 이태리, 베트남, 러시아 등 ‘디아스포라’가 많은 나라들이 ‘글로벌 민족네트워크’를 구축, 운영하는 공통적인 이유는 바로 ‘자국의 경제 발전을 위한 자민족에너지(민족자산) 활용’에 있다. 

예를 들면 ‘유대인 네트워크’는 디아스포라의 상징으로 유대 민족의 오랜 조직망이다. 대표적인 유대인 네트워크의 하나인 WZO(World Zionist Organization)는 시오니스트 기구로서 전 세계 유대인들의 대표기구로 역할하고 있으며 ‘디아스포라 시오니스트’ 활동과 이스라엘 행정구역으로의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과거 1960-70년대 교통·통신이 미흡하던 시절, 도·소매 등 미주시장을 휩쓸었던 재미동포 사회의 뷰티 서플라이(Beauty Supply) 에스닉사업(Ethnic business)에서 ‘한인네트워크’의 실익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 사흘째인 2023년 10월 6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자회견을 마치고 배우 존 조(왼쪽부터), 저스틴 전 감독, 배우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이 손가락 하트를 만들고 있다. / 연합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 사흘째인 2023년 10월 6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자회견을 마치고 배우 존 조(왼쪽부터), 저스틴 전 감독, 배우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이 손가락 하트를 만들고 있다. / 연합

다문화적 능력과 소양 갖춘 인력 활용해야 

당시 한국의 가발 생산업자들은 미국 내의 가발 유행 정보를 미주 한인 수입업자에게 전적으로 의지해 왔다. 그 당시 수출업자들은 새로운 가발 스타일을 만들 독자적 능력이 부족했음에도 한인 수입업자를 통해 미국내 유행에 맞는 스타일의 가발을 수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의 ‘경제적 효과(Network Effect)’에 기인한  것이다. 

재미동포, 재일동포, 재중동포, 재러시아 CIS동포, 재독일동포 등 소위 750만 재외동포는 조국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기여해 왔다. 

재미동포들은 선진 지식과 첨단 기술을 모국에 전수하여 저개발 대한민국을 ‘과학 입국’으로 변모(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덕 과학단지의 우수한 연구원 등 두뇌유인)시키며 경제 발전을 견인하였다. 

재일동포들은 6·25전쟁 당시 641명의 유학생으로 학도의용군을 조직해 목숨 바쳐 조국의 전선을 지켰고, 한국 최초의 산업공단인 ‘구로공단’을 세웠으며, 고향에 전화, 전기, 수도개설, 도로포장, 마을회관 건립으로 고향땅을 일궜다. 

제주도에 감귤묘목 400만 그루를 보급하여 빈곤의 섬 제주도를 풍요의 땅으로 변모시켰다. 88서울올림픽 당시에는 541억 원의 성금을 모국 정부에 지원하여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하였고, 주일 한국대사관(도쿄 미나토구)을 비롯 9개 공관 건물을 대한민국에 헌납(‘모국을 향한 재일동포의 100년 족적’(2008))하는 등 지대하게 공헌하였다. 

재중동포들은 항일 독립투쟁의 후예들이다. 1905년 을사조약에 의해 한국이 일본에 외교권을 박탈당하자 많은 우국지사들이 만주로 이주하였다. 한-중수교(1992) 이후 재중 한국인들은 노동력을 제공하여 일산과 분당 등 신도시 개발에 노동력을 제공하였다. 

이밖에도 재러시아·CIS동포 및 재독일동포(광부 간호사) 등 세계 각국의 750만 재외동포(Korean Diaspora)들은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자신의 부(富)를 줄이면서 끊임없이 조국을 도와온 애국자들이다. 

위에서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역사성과 모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한 내용들을 살펴봤다. 750만 재외동포들(남한 인구의 13%)은 한국의 지속적인 경제 발전에 긴요함은 물론, 청년 세대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보고(寶庫)’이자 가용 가능한 ‘민족자산(民族資産)이다. 

사실 인생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야망을 품고 해외에 진출해 성공하고자 하나 여기에는 ‘언어장벽(Langua-ge barrior)’, ‘시장정보의 장벽(information barrior)’ 등 여러 장벽이 청년들의 진로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장벽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겠는가. 

청년들은 용기와 신념을 가지고 기 구축, 운영되고 있는 해외의 청년조직, 또는 ‘글로벌 차세대네트워크’를 활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세계한인차세대네트워크(OKFLN: Overseas Korean Future Leaders Network)’를 활용하여 기초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영비즈니스 포럼 YBLN(Young Business Leders Network)과 연결하여 해외의 진로를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현지에 기반을 잡은 전·현직 한인회장, 경제 단체장 등 재외동포사회 지도자들은 한민족 청년들의 해외 취업 및 국외 이주를 직·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으며, 한류 문화 진흥 및 중소기업 해외 진출 또한 지원할 수 있다. 

나아가 우리나라는 대외 경제의존도가 높은 국가이기에 180여 개국에 산재한 750만 재외동포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력, 자본력, 국제 정치력 및 다민족 다문화사회의 글로벌 인맥을 최대한 활용하여 생산성을 제고해나가야 한다. 

미주한인이민 120주년이 된 2023년 6월 5일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공식적인 해외이주 출발지인 인천에 재외동포청이 설립(지난 1997년 김영삼정부에서 외교부 산하에 재외동포 전담 정부기구인 재외동포재단 설립), 출범하고, 세계한상대회, World-KIMWA 행사 등 각종 재외동포 오프라인 행사를 유치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인천을 비롯한 각 지방정부는 출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내외‘경제인 네트워크’ 결성 및 ‘해외 자문위원 선정’ 운영을 비롯한 각종 오프라인 행사들을 지속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정보와 자본, 사람이 집중하는 지자체로서 국내 청년들의 해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코리안 디아스포라가 다수 거주하는 주요 도시와 도시, 지자체와 지자체간의 자매 결연(Sisterhood Relationship) 등 글로벌 관계가 더 심화, 확대되고 있으며, 상호방문 등 교류 또한 활성화 되고 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의 해외취업 및 국외이주 또한 활성화해 나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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