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지방의 부활, 750만 한인 네트워크에서 찾자
[이슈] 지방의 부활, 750만 한인 네트워크에서 찾자
  •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24.04.1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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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가 새만금 잼버리대회의 오명을 씻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10월 열리는 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개최가 바로 그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최근 도청 종합상황실에서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와 김인태 전주부시장, 대회 개최 장소인 전북대학교 양오봉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자치도 추진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한상대회에 미쳐 있는 김관영입니다!”

2년 전인 2022년, 울산에서 열린 세계 20차 한상대회(현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개막식 리셉션의 무대에 오른 김관영 도지사는 대회 유치의 열망을 그렇게 외쳤다. 김 지사는 17개 시도 광역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현장을 찾아 60여개국 한인 경제인들과 직접 소통하며 유치 의사를 밝혔던 것. 당시 김 지사의 강력한 유치 의지는 울산대회에 참석한 한인 경제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해외 750만 재외동포와 이들이 경영하는 10만여개의 탄탄한 기업들은 이제 화교들의 비즈니스 네트워크인 화상(華商)과 견줘도 될 만큼 성장했다. 해외 한인들도 자신들의 성공해 안착한 비즈니스를 모국과 연계해 더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 온 것도 사실이다. 

전북자치도가 이러한 상황을 가장 먼저 알아봤던 것. 김 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한상대회 유치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3000명이 넘는 재외 경제인이 모이는 행사인 만큼 전북 경제 영토를 해외로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김 지사는 해외 출장길에 오를 때면 미국 한인사회와 네트워크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전북산 제품의 수출길 확보, 확대와 함께 현지 상공회의소 및 우리 기업의 현지 법인 등과 다양한 경제협력 협약을 체결해 경제교류 기반도 탄탄히 다졌다. 

2022년 10월 여수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26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개최되었다.
2022년 10월 여수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26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개최되었다.



세계 한인 경제 네트워크 유치에 뛰어든 지자체들

지난해 6월에는 재외동포청을 유치한 인천광역시가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시는 750만 재외동포와 함께 발전하는 ‘한인 비즈니스 거점 도시, 인천’ 건설을 위한 4대 전략 12개 주요 과제를 수립했다. 

세계 한인 기업들이 사업하기 편한 환경을 제공해 인천 투자를 촉진하고 해외 진출을 원하는 지역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확대·강화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시는 조직을 개편했다. 재외동포청과 지역발전을 연계한 사업 활성화 및 전 세계 권역별 교류사업 확대 등 국제교류 업무 전반을 담당하는 글로벌비즈니스협력단을 신설했으며 기존 투자유치과에는 경제 네트워크 구축, 재외동포 투자유치 등의 업무를 맡는 한인비즈니스팀을 개설했다. 

‘재외동포와 함께 상생 발전하는 한인비즈니스 거점도시 인천’ 확립을 위해 인천시가 수립한 4대 전략은 ▲재외동포 기업(인) 친화적 비즈니스 환경조성 ▲한인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 및 확대 ▲재외동포 투자유치 홍보(IR) 및 홍보체계 강화 ▲재외동포 투자 촉진을 위한 지원제도 구축이다. 해외 한인들의 반응도 적극적이다. 세계한인회총연합회(회장 심상만·이하 세한총연)는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창립 1주년 워크숍에서 내외동포 간 상생과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심상만 회장과 유럽한인총연합회 회장인 유제헌 수석부회장은 비전 선포식에서 ▲ 전 세계 한인회네트워크 구축 ▲ 한인회 역량 강화를 위한 공공외교활동 활성화 ▲ 동포사회의 숙원사항 해소를 위한 연구조사 및 대외협력 활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또 모국 지방자치단체 등 각급기관과 한인회 간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차세대 인재 발굴 및 육성에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지자체들이 해외 한인경제 네트워크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블록화 경제 속에서 지역 중소기업들이 더 이상 국내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세계경제는 하나의 열린 시장으로 통합되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급속하게 변모하고 있다. 

상품교역은 물론 서비스 및 자본시장이 대외적으로 개방되고 거래 대상국도 다변화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문화와 특성을 갖고 있는 해외시장을 경영해 가는 데 있어서는 다문화적 능력과 소양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이런 차원에서 전 세계 750만 명에 달하는 재외동포는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귀중한 인적자원이라는 것이 재외동포의 경제 네트워크를 지자체들과 연계하는 연구를 수행했던 윤인진 고려대 교수의 주장이다. 

2022년 울산에서 개최된 20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운데)가 참석했다.
2022년 울산에서 개최된 20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운데)가 참석했다.

재외동포와 지역이 손 잡는다면…

윤 교수는 재외동포의 경제활동이 모국의 GNP에 직접 포함되지는 않으나 이들의 경제활동은 소비생활면에서나 생산활동면에서 모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무역수지면에서 보면 이들은 모국상품의 바이어 역할을 해내고, 현지의 최신 소비경향이나 유통체계에 대한 신속하고 밀착된 정보를 모국 기업에 제공하여 모국 기업들의 해외시장개척에 기여를 한다.

또한 이들은 현지에서의 경험과 인맥을 활용하여 외국인 개인 또는 기업의 대한국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재외동포들은 무역외수지나 이전수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외거래 활동에 수반되는 운수나 보험 등 대외 서비스에 있어 모국 기업 상품을 선호하여 무역외 수지를 증가시킨다. 그리고 빈번한 모국 방문은 여행수지를 증가시키고, 역이민, 단기체류 등의 인력진출은 해외에서 습득한 기술을 모국에 이전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글로벌 시대에서 재외동포를 모국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해 활용하자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왔다. 그러나 재외동포가 모국의 발전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도화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정부는 1999년 8월 ‘재외동포의 출입국 및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이들의 출입국을 자유롭게 하고 국내에서의 사회경제적 활동을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에서 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장치에도 불구하고 재외동포의 인적·물적 차원에서의 모국 진출은 재외동포의 투자 여력의 약화, 사회문화적 차이, 투자환경의 미성숙으로 인해 기대에 못 미쳤다. 

재외동포를 모국의 경제 발전에 활용한 좋은 예는 중국의 개혁개방과 화교의 역할에서 찾을 수 있다. 화교는 전 세계 168개국에 약 8700만 명이 살고 있으며  자산은 최소 2조5000억 달러(2880조 원)에 달해 경제력으론 세계 8위 국가 수준으로 거의 선진국 반열이다. 중국의 ‘소프트파워 굴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1980년대 이후의 경제개발에 과감하게 끌어들여 1990년대 10년에만 2000억 달러가 넘는 해외 직접 투자 중 2/3 이상을 화교자본으로 충당하였다. 화교들간의 유기적 인간관계, 고향에 대한 투자 동기, 중국 정부의 화교 우대 정책, 중국시장의 막대한 잠재력 등이 합쳐져 화교의 모국 투자가 가능해진 것이다. 따라서 화교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는 우리로 하여금 재외동포와 모국간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건설하고 이를 통해 한민족경제권을 형성하는 데 유용한 시사점을 줄 것이라는 것이 윤인진 교수의 결론이다. 

중국의 화교정책 벤치마킹할 때

실제로 해외에서 성공한 한인들의 이야기는 국내 중소기업들과 청년 사업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홍명기 미국 듀라코트 회장, 조병태 소네트그룹 회장, 승은호 인도네시아 코린도 그룹 회장, 한창우 일본 마루한그룹 회장 등 1세대 한상들의 성공 스토리는 감동, 그 자체였다면 국내 청년들의 실업률 해소를 위해 한상대회에 청년 인턴 프로그램을 도입한 송창근 인도네시아 KMK글로벌스포츠그룹 회장, 거주국 내 한인 차세대들에게 모국의 문화와 교육을 아름다움을 알리고 정체성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박종범 오스트리아 영산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은 한국의 청년들이 해외에서 성취해 낼 경제적 열매들이 무한함을 보여 준다. 

이러한 한인 경제인들의 성장으로 인해 국내 지자체들의 한상네트워크와의 협력 모색도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 1월 안동시는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사)세계한인무역협회(회장 박종범)와 관광, 무역,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 및 국제행사 유치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각 기관은 △안동시의 관광상품(기념품)과 특산품 해외 판로 개척 △국제회의 및 행사 관련 안동 유치에 대한 상호 협력 △해외 일자리 창출 및 지역 청년 해외 취업 촉진 등에 대해 서로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사)세계한인무역협회는 1981년 설립을 시작으로 전 세계 67개국 146개의 지회에 7000여 명의 재외동포 CEO들과 차세대 경제인 2만1000명으로 구성된 재외동포 경제인 단체이며, 모국의 경제 발전과 수출 촉진을 위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대표자대회, 세계한인경제인대회 등 대표적인 MICE 행사를 진행하고, 해외 진출과 수출에 관한 판로 개척 및 글로벌 창업에도 큰 힘을 쏟고 있는 최대의 해외 경제 네트워크 단체다. 당시 권기창 안동시장은 “협약을 계기로 다양한 협력사업을 발굴하여 지역의 관광, 경제산업이 한국을 넘어 세계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함께 힘쓸 것을 약속한다”며 “협회에서 추진하는 여러 청년정책이 지역의 우수한 청년 인재들에게 해외 취업의 문을 열어줄 수 있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을 전했다. 

세계 한인들과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협력은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을 활성화하고 세계와 지역을 잇는 글로컬리제이션의 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다가올 2026년 지방자치 선거에서 해외 한인 경제네트워크와 지역을 잇는 정책과 지원 법안에 대한 정치권의 모색도 본격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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