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부 장관 “헌법 정신으로 돌아가는 통일정책 추진할 것” 
김영호 통일부 장관 “헌법 정신으로 돌아가는 통일정책 추진할 것” 
  • 김민정 편집위원
  • 승인 2023.10.12 1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한국포럼 / 김영호  통일부 장관 초청 강연

지난 9월 25일 프레스센터에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 초청 ‘미래한국포럼’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강연에 나선 김영호 장관은 ‘한반도 통일과 윤석열 정부의 통일·대북 정책’이라는 주제로 현 국제 정세와 함께 북한의 정책적 변화,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통일, 안보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는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와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등이 참석해 기조 발언을 이어갔고 김영호 장관의 강연에 이어 플로어의 청중들과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이번으로 3회차를 맞는 미래한국포럼의 김범수 회장은 “국제 질서가 요동치는 현 상황에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윤석열 정부의 통일 정책 방향을 듣는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하고 의미가 깊었다”라며 “포럼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통일 정책의 방향에 대한 의견 개진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한국포럼에 공동회장을 맡게 된 김성남 ㈜디엔에스 대표이사는 “훌륭한 참석자들과 유익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하게 된 것에 보람을 느낀다. 미력이나마 보태는 의미에서 공동회장을 맡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진지한 생각과 대화를 하며 많이 배우고 있다. 참여하는 분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진지한 노력으로 포럼의 가치가 평가되고 증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참여해줬으면 좋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미래한국포럼은 1회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시작으로 2회 박민식 보훈부 장관을 초대해 강연과 토론을 개최했다. 

다음은 김영호 장관 강연 요약. 

김영호 통일부장관

윤석열 정부 들어 새로운 대북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국제 정세가 구한말보다 더 크게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 크게 두 가지 커다란 문제가 존재한다. 국제 정치 질서가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해지고 있다.

1991년 소련이 붕괴를 했는데 그 이전까지는 양극적인 미국과 소련 사이에 대결이 있었고, 1991년 냉전 종식 이후에는 30년간 미국이 주로 국제 질서를 주도해 오고 있다. 2017년부터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전략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국제정치 질서를 둘러싸고 강대국 사이의 대결이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국제정치 질서의 안정성에는 키신저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두 가지의 기초가 있다. 하나는 힘의 균형, 즉 세력 균형이 이뤄져야 하고, 두 번째는 정당성이라는 질서에 의한 강대국들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2017년 들어 중국 입장에서는 미중 사이의 기존 질서를 인정하지 않고 변화시켜야 한다는 현상 타파적인 생각을 하고 미국과 한국, 일본, EU 국가들은 질서를 유지해야 되겠다는 현상 유지 입장이다. 다시 말해 현상 유지 국가들 대 현상 타파 국가간에 커다란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이 일어났다. 그야말로 21세기에 19세기 시대 제국주의 침략 전쟁이 러시아에 의해 일어나는 상황이다. 북한은 기회주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최근 김정은은 러시아를 방문해서 푸틴과 회담을 했다. 푸틴도 굉장히 상황이 다급하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에 손을 내밀고 있다. 재래식 포탄 등이 러시아에 지원되는 것으로 확인이 되고 정부는 러시아가 과연 북한에 어떤 군사적인 선물을 줄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에 군사 거래를 하겠다는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도발’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유의해서 보고 있는 상태이다. 

북한은 강대강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핵을 포기하지 않았고 잘못된 길로 계속 나가고 있다.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계속 잘못된 길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2022년에는 역대 최다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34회 70여발이다. 김정은이 직접 나서서 남북관계를 대적 관계로 규정하고 ‘핵무력 법안’을 통과시켜 “한국에 대해서 선제 공격할 것이다”라고 공공연하게 위협하고 있다. 

최근 북한 내부 동향을 보면 ‘북한의 식량 상황은 더욱 더 악화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다. 내가 2011년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할 때도 북한이 매년 쌀 부족분이 80만 톤에서 100만 톤이었는데 최근 하나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정원도 국회 정보위원회에 나와 그렇게 보고하고 있다. 북한의 식량 사정은 아사자도 나오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계속해서 많은 자원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인도 출신 경제학자인 ‘아마르티아 센’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자유가 있는 국가에는 빈곤 세대가 생기지 않는다.” 한 정부가 자원을 왜곡해서 무기 개발에 쏟아 붓고 주민들을 돌보지 않을 경우, 자유가 있다면 주민들이 거기에 당연히 반발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면 그 정책은 수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은 자유가 없는 사회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이 굶어 죽는다고 하더라도 북한 정권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주민들은 굶주리는데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외부에서 식량 지원을 받는 형태가 되풀이되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그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북한, 체제 변화 피할 수 없을 것’

북한 경제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은 계속해서 2020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간석지가 터졌을 때 김정은이 현지에 나가 논밭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 김덕훈 총리 등 중요한 사람들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정책 실패를 아래 사람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2020년 통과를 시켰다. ‘K컬처’로 북한에 퍼지는 한류를 막기 위해 그러한 것을 보거나 유포하거는 사람들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처벌을 하고 있다. 나는 공개적으로 북한 정권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폐지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태영호 국회의원의 부인인 오혜선 씨가 쓴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라는 책에 보면 북한 주민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주민들의 자유와 문화를 통해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본다’는 표현이 나온다. 

북한 주민들은 억압적인 상황 속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희망의 빛을 찾는 현상이 계속 벌어지고 있고 북한 젊은이 대다수가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북한 정권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서 단속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공하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내부에 보이는 한류 현상은 북한의 지배적인 문화인 주체사상을 대체하는 대안적인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반, 동구권에 퍼지고 있던 후기 전체주의적인 현상과 유사하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191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체육상도 처음으로 나왔다. 과연 북한이 앞으로 개방 정책을 취할 것인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우리 정부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지난 8월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이뤄졌다. 다행히 ‘자유롭고 평화로운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는 입장이 한미일 정상을 통해 처음으로 나왔다. 오바마 행정부 때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입각한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는 입장이 나왔고 그것은 양자 회담이었다. 

이번에는 한미일 다자회담에서 같은 방향을 지지하는 입장이 나온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한국의 자유 통일이라는 입장을 EU 그리고 전 세계적인 공감대를 계속해서 형성해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캠프 데이비스 선언에서 북한인권 문제, 북한 인도주의적인 지원 문제도 언급이 되었다. 

‘납북자·미송환 국군포로·억류자 문제도 시급히 해결되어야 된다’는 세 정상의 입장도 나왔다. 대단히 획기적인 이야기가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 통일부는 현재 조직 개편을 하고 난 이후 장관 직속으로 ‘납북자대책팀’을 출범시켰다. 이 문제는 이번 정상 선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납북자·국군포로·억류자의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통일의 바탕

국가의 목표는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들의 생사 확인, 송환, 이와 함께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계속해 나아갈 계획이다. 

다음으로 이 정부의 통일 대북 정책의 기본 방향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다. 

윤석열 정부는 ‘헌법 정신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헌법 제4조에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을 추구한다’고 되어 있다. 우리가 어떤 통일을 지향하는지, 그리고 우리 통일의 미래비전이 어떠해야 할지는 헌법조항에 잘 나타나 있다고 본다. 

따라서 통일부는 헌법적인 가치에 입각해서 통일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서는 정부가 ‘담대한 구상’이라고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북한이 핵 대화 테이블에 나오는 경우, 핵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15 광복절 축사 그리고 이번 8·15 축사에서도 계속 담대한 구상에 대해 말씀하고 있다.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 그 기간에 북한에 대해서 확고한 핵억제 체제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말씀도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에서 채택되었다. 한미 핵협의 그룹이 구성되어 한국과 미국 사이에 북한 핵에 관한 국제 체제가 굉장히 강하게 구축되고 있다. 

국제 정치에는 ‘안보 딜레마’가 작동하고 있다. ‘안보 딜레마’라는 것은 북한이 핵을 계속 개발하고 고도화시키면 한국과 미국, 일본은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니라, 거기에 대해 반드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핵을 고도화하고 탄도미사일로 도발하면 더 깊은 안보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북한 정책 결정자들이 분명하게 인식해야 된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 정권에 의한 인권 문제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조만간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우선 국민들에게 북한인권의 실상을 정확히 알리고 국제 사회와 공유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공론화시켜 나가려고 한다.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의 정보를 더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아울러 헌법적인 가치에 입각해 통일을 추진하면서 먼저 온 통일이라고 하는 탈북민들에 대해 더 보살피고 그들이 한국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그들에게 물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가 굉장히 깊다. 

그래서 인천에 ‘마음 소리 공감 상담센터’를 설치했다. 앞으로 다른 지역에도 계속 설치해서 북한 주민들이 물질적인 풍요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도 누리면서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통일에 대해서도 통일 교육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해서 자라는 세대에게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해결해 나가도록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윤석열 정부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준비해 나갈 것이고 또 이런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미래한국포럼 관계자들이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기 바란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