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미디어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 미래한국
  • 승인 2013.02.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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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기술과 컴퓨터의 발전에 따라 미디어도 변모해왔다. 뉴스를 보도하던 종이신문과 대중적 영상물을 일방적으로 송출하던 방송은 인터넷 시대를 맞아 개별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쌍방향성 미디어로 변신중이다. 온라인 매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소셜미디어, 1인미디어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타임지와 함께 시사주간지의 양대산맥을 이루었던 ‘뉴스위크’가 2012년 마지막호를 끝으로 종이잡지를 폐간했다. 한때 판매부수가 4백만을 넘었던 뉴스위크가 경영난을 감당하지 못하고 온라인 판만 발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지막호 표지에는 ‘#LastPrintIssue’라고 해시태그(#)를 넣어 종이시대를 마감하고 온라인으로 간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해시태그는 트위터에서 사용하는 특정 단어에 대한 글이라는 표시다. 온라인 매체의 부상이 80년 전통의 종이잡지를 밀어낸 것이다.

하지만 한국판 뉴스위크는 여전히 종이판을 판매하고 있다. 왜일까? 미국과는 달리 잡지나 신문 등의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문화가 보편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미디어 환경은 다르다. 문화와 인프라의 차이가 미디어의 형식과 내용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 종이신문은 항공기에서 퇴출될 처지에 놓였다. 대한항공은 기내에 비치하던 종이신문을 없애고 좌석에 장착된 화면장치를 통해 뉴스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하철에서도 이제는 종이신문을 보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모두가 휴대폰을 꺼내들고 무언가를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환경 변화가 미디어의 속성과 본질까지 바꾸지는 않는다. 미디어는 소통이면서 권력이다. 미디어를 메시지라고 정의한 마셜 맥루언은 미디어가 권력임을 설명했다.

미디어 권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순기능을 최대화하려는 노력은 사회의 발전과 함께 시대적 요구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절대권력의 사회에서 언론에게는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이 주어진다.

하지만 현실에서 미디어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존재했다. 정치 세력은 언론을 통제하고 싶어 한다. 방송을 통해 자신의 정당성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화된 나라에서 미디어는 권력을 견제하면서 스스로 권력화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민주주의 경험은 축적되고 있지만 미디어 환경은 여전히 전근대적 제도에 묶여 있다. 1980년대 초반의 강압적 상황에서 만들어진 규제가 여전히 미디어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정부는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언론을 통제하고 있으며, 관영언론과 관치언론의 폐해도 여전하다. 지상파 채널의 거의 대부분이 정부 소유의 방송으로 채워져 있으며, 상당수의 케이블 방송과 신문사까지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미디어 체제가 시대적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잔존해 있는 셈이다.

반면 새로이 만들어진 미디어는 스스로 언론의 기능을 저버리는 한계점을 보인다. 포털은 언론의 기능을 하면서 책임감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온라인 매체는 자신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수준이다. 정파성에 매몰돼 선동정치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건강하게 발전하는 사회에는 그에 어울리는 소통문화를 만드는 미디어가 존재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문화권력으로 군림하기보다 소비자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는 자세가 기본이 돼야 한다.

최승노 편집위원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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