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안고 추락하는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
북한 안고 추락하는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
  • 미래한국
  • 승인 2010.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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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부회장 · 연세대 언더우드학부 학장

김정일이 3남 김정은에게 권력을 물려주면서 북한의 시대착오적인 3대세습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습 그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이 권력승계를 계기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선군정치’를 성숙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이다. 세습 공식화 직후 북한이 국제사회의 상징인 유엔총회에서 던진 “핵 억지력 강화” 발언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북한의 핵 질주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의 탈퇴 선언, 두 차례의 핵실험 강행,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추진, 핵탄두 소형화 개발, 6자회담 무시 등으로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최근 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된 사실도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국제사회는 과연 북한을 통제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 경제가 파탄이 난 북한이 도대체 뭘 믿고 국제법과 질서를 묵살하는 행위를 거듭하는 것일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북한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도, 북한이 믿는 구석도 중국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무분별한 북한 감싸기가 핵무기를 포함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분명히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있다.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50%를 넘었고, 식량과 에너지 역시 중국 또는 중국을 통해 수입하는 비중이 90%가 넘었다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즉, 중국이 단호하게 비핵화 요구를 했을 경우 북한은 그 요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의 지원 없이는 정권 유지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결국 패권주의 사고에 갇혀 있는 중국에게 북핵을 좌시한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다.

북한은 향후 중동 국가나 미얀마에 핵무기 또는 핵기술을 수출할 가능성이 높은 핵확산 위험국가이다. 미국의 과학 및 국제안보 연구소(Institute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Security)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최소한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시범공장을 건설할 능력이 있고, 이를 다른 나라에 확산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라늄 농축을 위한 설비를 중국에서 구입하거나 또는 중국을 중간 통로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비공식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중국은 현재 국제무대에서의 리더 역할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기축통화 구축 시도, IMF 발언권(쿼터) 비중 상향 조정,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의 개도국 대변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G2에 버금가는 역할과 대우를 원한다.

문제는 이러한 국가적 목표와 성과가 북한 감싸기 정책으로 인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북한과 함께 ‘왕따’로 전락할 것인지 아니면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될 것인지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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