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발굴 특집] 역사의 증인 6·25 참전용사 기억 자료로 남겨
[6·25 발굴 특집] 역사의 증인 6·25 참전용사 기억 자료로 남겨
  • 권동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06.23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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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 구술 채록 사업
역사의 증인 6·25 참전용사 기억 자료로 남겨
라미 현 작가, 프로그램 참여자 사진 촬영  

6·25 한국전쟁 71주년을 맞아 여러 지자체에서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참전용사들의 생생한 참전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남아카이브 6·25 참전용사 구술채록 프로그램’ <기억으로 쓰는 역사전>은 소실될 수 있는 참전용사의 기억을 역사적 자료로 남겨 후세에 전승·보존하고자 기획됐으며 현재 경기도 하남에서만 21명의 시민이 채록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시민채록단으로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최종호 씨는 미디어 발달로 기록 방법은 다양해지더라도 기록이 담고 있는 의미의 중요함은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개인의 사적 기록은 일기가 되지만, 공적인 기록은 역사가 된다. 우리 민족은 족보와 같은 기록문화가 발달해 왔는데, 조선왕조실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 외에도 직지심체요절, 고려대장경판 등 수많은 기록물이 있다”고 말하며 “이러한 기록유산들은 국가를 뛰어넘어 세계에도 자랑 할 수 있는 우리 민족의 기록유산”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70년 전 참전용사의 기억을 다시 소환하는 이유는 전쟁의 아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는 분단국가의 휴전상태 긴장이 아직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라고 최 씨는 덧붙였다. 하남에 거주하는 생존 참전용사는 대략 180분이다.

어쩌면 한국전쟁의 산 증언을 직접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최 씨는 참전용사를 뵐 때마다 이 말을 함께 전하고 있다. “당신은 대한민국의 진정한 영웅이시고, 우리는 당신의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라미 현 작가의 '프로젝트 솔져 :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서' 사진.고(故)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 /라미 현(현효제) 사진작가
라미 현 작가의 '프로젝트 솔져 :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서' 사진.고(故)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 /라미 현(현효제) 사진작가

“기록은 기억보다 오래간다!” 

하남시는 구술채록 자료들을 참전용사들의 사진과 함께 호국보훈의 달인 6월 3일부터 7월 9일까지 미사도서관 4층 문화교실에 전시해 시민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해외 6·25 참전용사들의 사진 기록으로 유명해진 사진작가 라미 현 작가(본명·현효제)가 찍은 지역 참전용사들의 사진을 전시한다. 라미 현 작가는 지난달 11일 하남시미사도서관을 찾아 6·25 참전용사 10명과 시민 채록단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7년부터 현 작가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솔저: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서’의 일환이기도 하다. 

현 작가는 미국, 영국 등 여러 유엔 참전국을 찾아가 본인이 찍은 1400여 명의 참전용사들의 사진작품을 전달해 국내에서도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로 해외 작업은 일시 중단된 상태이며 지금은 국내에서 국군 참전용사들을 중심으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작년부터 대전, 경기도 남양주 등에서 지역의 참전용사들을 찾아가 꾸준히 사진 작품을 만들어 오고 있다. 오는 9월쯤 미국을 시작으로 다시 해외 촬영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현 작가는 6·25 정전 70주년인 2023년까지 여러 유엔 참전국을 방문해 참전 용사들의 사진과 영상을 계속 기록할 계획이다.

하남시립도서관은 6·25 참전용사 구술 채록 프로그램 [기억으로 쓰는 역사전]을 준비하고 있다.
하남시립도서관은 6·25 참전용사 구술 채록 프로그램 [기억으로 쓰는 역사전]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에 현 작가는 고(故) 백선엽 장군(6·25 당시 1사단장 등 역임) 촬영으로 일부 네티즌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참전용사인 백선엽을 찍은 것이지, 그분의 인생 전체를 두고 찍은 게 아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초기에 백 장군을 찍기 위해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지만 한사코 사양하셨다고 밝힌 현 작가는 “2019년 미국에 사는 백 장군의 큰 따님이 제 프로젝트 관련 기사를 보고 연락이 와서 자택과 사무실에서 두 차례 찍게 됐다”고 했다. 

현 작가는 “많은 사람이 목숨 걸고 우리나라를 지켰던 이가 누구였는지 알 수 있도록 한 명이라도 더 기록하고 싶다”며 “군인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는 데 조금이라도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롯데월드타워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전시회를 열었던 현 작가는 올해 6·25 기간 동안 서울도서관 외벽 꿈새김판, 하남미사도서관 등 다양한 형태의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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