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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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09.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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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의 편지
▲ 이성원 이사장

미국 암협회에서 110만 명을 조사해본 결과 7시간 잠자는 그룹이 제일 건강하고, 8시간 자는 그룹이 오후에 졸지 않고 생산성이 제일 높았다. 8시간이면 하루의 3분의 1이고, 75년 일생이라면 25년을 잠으로 때우는 셈이다.

이런 얘기가 있다. 한 거지가 말했다. 임금님은 낮엔 기고만장, 휘고 젖히지만 밤엔 악몽에 시달린다. 우린 낮엔 별로지만 꿈속에선 임금님처럼 지낸다. 거지가 아니더라도 쾌적한 잠은 우리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건강의 바로미터

‘쾌식(快食)·쾌로(快勞)·쾌변(快便)’ - 시원히 먹고, 시원히 일하고, 시원히 변보는 것을 건강의 3요소라 하는데, 시원히 자는 ‘쾌면(快眠)’은 이 3요소에서 우러나오는 결과라 하니 ‘쾌면’이 바로 건강의 바로미터인 셈이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전 인구의 20% 가량이 다소간에 불면증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하고, 이것은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점증하고, 더욱이 요즘 불경기로 실직자가 폭증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는 형편이라 한다.

만성적인 불면증이나 시간 부족에서 오는 수면부족이 자칫 큰 사고로 연결되고 있어 개인 차원을 넘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본에서 있었던 대형 열차 사고가 수면장애로 밤잠을 설친 운전사가 운전 중에 깜박 졸아 생긴 것이었고, 더욱 유명한 것으로는 미국의 스페이스 셔틀 챌린저호(Space Shuttle Challenger) 폭발 사건이다. 이것은 NASA 조직 전체가 수면부족으로 판단 미스를 일으켜 생긴 참사였다.

신기한 체내시계의 작동

자명종 없이도 제 시간에 깨고, 낮잠을 자도 30분 만에 딱 일어나는 것은 체내시계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체내에 24시간을 주기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시계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보통 사람은 대략 24시간 주기이고, 긴 사람은 25시간, 짧은 사람은 23시간인데, 25시간형은 ‘밤형 인간’이 되고, 23시간형은 ‘아침형 인간’이 된다.

이 체내시계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강도에 따라 지금이 하루 중 어느 때 쯤인지를 감지하게 되기 때문에 체내시계를 조정(reset)하려면 인공적으로 빛의 강도를 바꿔주면 된다. 늦잠꾸러기는 조명을 밝게 하면 아침 일찍 일어나고, 꼭두 새벽에 일어나서 부산을 떠는 노인네는 선글라스를 씌워 놓으면 늦게 일어난다.

잠, 꿈, 잠꼬대의 생리

밤에 몸은 완전히 잠들어 있는데 뇌만 깨어서 꿈을 꾸게 되는 시간이 있다. 8시간 자는 동안에 서너 번, 20-30분씩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는 급속안구운동(Rapid Eye Movement) ‘REM 수면’이 그것이다.

한 가지 재미 있는 사실은 이 REM 수면 중에 스포츠나 악기 연주 같은 기술이 몸에 자리를 잡게 되어, 어느 날 깨고 나니 격단의 기술 향상이 이루어졌더라는 일이 생기게 된다. 또한 수면 중에는 뇌의 지령이 몸에 연결되지 않는 법인데, REM수면 중에 뇌의 이 클러치 장치에 고장이 생기면 꿈이 몸에 연결되어 큰 소리로 잠꼬대를 하거나 발길질을 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것은 특히 남자 고령자에 흔하게 일어난다. 이상은 대개 일본대학의 우찌야마 교수의 저서 ‘수면 장애 대응법’에 나와 있는 얘기다.

내 자신 아직 병적인 불면증까진 가지 않았지만, 밤에 너덧 시간 자고 나면 눈이 말똥말똥해지는 수가 자주 있어 한번 자세히 읽어 보았다. 불면에 대해 그는 이런 권고를 했다. 몇 시에 자든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평상시 잠이 깊지 않다 싶으면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고, 낮잠을 자게 되면 오후 2시에 20~30분 이상 자지 말고, 잠시간은 7시간이 좋다.#

이성원 청소년도서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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