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비전과 핵우산의 의미
한미 공동비전과 핵우산의 의미
  • 미래한국
  • 승인 2009.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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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뷰_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특파원

한미 양국 정상은 “연합된 역량 위에 강력한 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장황한 약속 후 비로소 핵심에 도달했다. 그들이 워싱턴에서 서명한 ‘한미공동비전’은 (대북)억지전략에 대한 (미국의) 책임에 ‘미국의 핵우산’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듣고 싶었던 말이다.

이 메시지는 분명한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너희보다 훨씬 많은 핵을 갖고 있고 한판 붙게 되면 너희의 어리석은 생각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면 기꺼이 이를 사용할 것이다’라는 것이다. 오바마는 2006년 1차 북핵실험 후 미국이 가졌던 견해와 마찬가지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

미국과 한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 나란히 서서 발표한 ‘공동비전’은 중요한 시기에 이뤄진 한국의 외교적 승리를 나타낸다. 이 대통령은 호전적인 북한 뿐 아니라 그가 2007년 대선에서 좌파 후보를 물리치며 한국의 10여년 진보 정권을 뒤엎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는 호전적인 야당의 압력을 받고 있다.

이번에 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조지 부시 대통령과 가진 첫 한미정상회담과 달리 워싱턴 북쪽 메릴랜드 숲속의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 가지 않았다.

북한의 최근 시끄러운 말들 가운데 이뤄진 이번 정상회담은 첫 번 회담에 비해 훨씬 의미가 있었다. 미국 진보세력이 오바마를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중요성을 더한다. 오바마는 부시의 비판가들이 반사적으로 비난해왔던 말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온 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민주당 전임자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는 물론 부시 행정부 후반기 때 나왔던 말들과 완전히 다르다.

오바마는 클린턴과 그의 최고 참모들이 전쟁을 피하게 했다고 여전히 주장하는 실패한 1994년 제네바 협정을 언급할 필요를 못 느꼈다. 그는 북핵프로그램의 불능화 및 폐기 대가로 북한에 수십억 달러의 막대한 돈을 약속한 2007년의 두 가지 협정도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

오바마와 이 대통령은 6자회담에 대해 의례적인 경의를 보였다. 북한이 절대로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이 무의미한 잡담은 한반도의 굴곡의 외교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지금 모든 관계국들은 북한이 ‘전쟁행위’와 동등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공언한 북한 선박 검색과 같은 어떤 ‘사건’을 기다리는 것 같다. 북한은 한미정상회담 몇 시간 전에 다른 카드를 꺼냈다. 두만강을 따라 취재하다 지난 3월 17일 붙잡힌 인터넷케이블네트워크 ‘커런트 TV’(Current TV) 소속 미국 여기자들에 대한 것이다.

북한이 지금 로라 링과 유나 리 두 여기자들을 왜 붙잡았는지 설명하는 것은 우연인 것 같지 않다. 북한중앙통신은 여기자들이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북한 시골 안에서 비디오를 찍었다며 이 모든 것은 북한을 ‘음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각각 12년형을 선고받은 링과 리가 현재의 큰 그림 속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 분명하지 않다. 북한중앙통신은 여기자들이 했던 것을 소개하는 이유는 한반도에서 전례없는 대결상황이 고조되는 때 미국인들이 저지른 범죄를 세계가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츠 코스(Koss) 프로듀서 카메라맨과 조선족 안내원은 탈출했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대두된 것 같지 않다.

북한의 주장을 확증할 길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에 대한 범죄행위를 해온 미국의 태도를 주시하고 있다”는 북한중앙통신의 진실성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북한의 지독한 인권침해를 폭로하려는 링과 리의 노력은 북한의 냉소적인 전략가들에게는 북한의 핵 야망에 미국과 한국이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상징한다. #

번역·이상민 기자 sm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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