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도] 코로나 3년 결산보고서
[관측도] 코로나 3년 결산보고서
  • 노환규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 승인 2023.07.3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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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2022년 9월 26일부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데 이어 올해 2023년 1월 30일부로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바뀌었다. 그러나 감염취약시설 중 입소형 시설과 의료기관, 약국, 대중교통수단 내에서는 착용 의무가 유지되다가 3월 20일부터 대중교통수단 내에서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고 지난 6월 1일부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완전히 전면 해제되었다. 코로나19가 등장한 지 3년 반만에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코로나19가 우리나라 언론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19년 마지막날인 12월 31일이었다. SBS 김지성 기자가 방송이 아닌 기사 형태로 “중국서 원인불명 폐렴 잇따라…사스 아닌 중증 폐렴 가능성”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한 것이 코로나19의 첫 보도였다. 공중파 방송에 코로나19가 처음 등장한 것은 이틀 뒤인 1월 2일이었다. SBS가 “중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비상이 걸렸습니다. 2000년대 창궐했던 사스를 떠올리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라는 보도를 낸 것이다. 

코로나19의 정체가 드러나기 전인 2019년 말, 중국에서는 사스(2002년부터 이듬해까지 전 세계 30여개국으로 확산되어 총 774명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바이러스 질환)의 재현이 아닐까 우려했으나 실제는 그 1만배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비극이 시작되던 순간이었다. 

6월 28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 내 긴급상황실에서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
6월 28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 내 긴급상황실에서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

명칭 & 기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보도 초기 ‘우한폐렴’이라고 불렸으나 특정 지역과 민족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WHO가 2019-nCoV(new corona virus)라는 이름을 붙였고 우리나라 정부는 코로나19를 공식 명칭으로 쓰기로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로부터 사람이 감염된 것이라는 자연발생설과, 우한에 있는 생물학연구소에서 실험중인 바이러스로부터 실험자가 감염되어 외부로 유출되었다는 실험실 유출설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기원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초기에는 다양한 동물이 거래되는 우한 수산물 시장의 상인들이 감염된 동물(박쥐 또는 천산갑)을 통해 사람에게 첫 감염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2021년,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 우한바이러스 연구소의 연구원 3명이 감염되어 치료를 받았다는 보고서가 공개되고 2023년 2월,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연구소에서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라고 언급한 이후 실험실 유출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총 확진자수와 사망자수
 
2019년 11월 중국 우한시에서 발병한 후 약 3년 반이 경과한 2023년 6월 14일 기준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공식 집계된 확진자수는 7억6800만 명이고, 공식 사망자수는 이 중 1%에 해당하는 700만 명이다. 이 수치는 신뢰성의 문제로 인해 중국의 통계가 배제된 수치다. 더욱이 위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는 공식적으로 확인되고 보고된 숫자이므로 실제 숫자는 공식 수치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사망자수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사망한 환자들, 예를 들어 코로나19의 봉쇄조치 또는 까다로워진 진료절차로 인해 적정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경우들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여서 간접 사망까지 포함한다면 실제 코로나19의 직간접 영향으로 사망한 숫자는 공식 수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확진과 사망이 몰린 시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시기는 2020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약 2년의 기간이었다. 사망자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는 2021년 1월로, 하루 약 1만500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반면 확진자수가 최고에 이르렀던 시기는 그로부터 약 1년 후로,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가 휩쓸었던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의 두 달 기간이었다. 이 기간에는 하루 최대 640만명의 신규확진자가 보고되기도 했다. 

주요 각국의 성적

우리나라는 인구의 60%가 넘는 3200만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중 3만5000명이 사망하여 약 0.1%의 치사율을 기록했다. 인구가 우리나라의 약 2.5배인 일본은 우리와 비슷한 숫자인 3400만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감염률은 낮았으나 이중 약 7만5000명이 사망하여 우리의 약 2배인 0.2%의 치사율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1억300만 명이 확진되었고, 이 중 113만 명이 사망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구당 누적 사망수다.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를 보면, 미국.영국.이탈리아 등이 300명을 상회하는 등 북미와 서유럽 국가들은 200명을 상회하는 수치를 보여줬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각각 68, 59명으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더 적은 사망을 기록했고 전반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서유럽 국가들보다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사망률

코로나19 확진자 대비 사망률이 감염 초기 한때 전 세계적으로 약 10%대를 상회하기도 했었고 프랑스와 벨기에의 경우 사망률이 20%에 육박했었으나 바이러스가 전파력은 높이고 치명률은 낮추는 방향으로 변이를 거듭하면서 지금은 누적 확진자 대비 누적 사망자의 비율이 1%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확진자 대비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4% 후반을 기록하고 있는 페루이고 2위는 멕시코, 3위는 에쿠아도르로 중남미 국가들이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0.1%이다. 

봉쇄(락다운)는 효과가 있었을까

대부분의 나라들이 감염 초기 강력한 봉쇄정책을 펼쳤으나, 다른 나라들과 달리 스웨덴은 초기부터 느슨한 봉쇄정책을 사용함으로써 다른 나라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은 서유럽 국가들과 비슷하거나 나은 결과(242명)를 보여줬으나, 인접한 핀란드(177나 노르웨이(102) 등의 국가들보다는 2배 가까운 높은 사망률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느슨한 봉쇄정책이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반면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중에도 국민들이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 세계 1일 확진자수
코로나 세계 1일 확진자수
코로나 세계 1일 1일 사망자수
코로나 세계 1일 1일 사망자수

백신은 효과가 있었을까

백신의 부작용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적지 않다. 그리고 그 실태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화장실에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는 표현이 백신의 안전성 논란에 정확히 부합한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되기 시작했던 2020년 초로 돌아가보자. 중국에서 처음 등장한 새로운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었다. 중국에서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을 알리고 경고했던 안과의사 리원량도 감염되어 사망했고, 코로나19에 감염된 온가족이 사망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중국의 어느 40대 가장은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일도 있었다. 선진국인 프랑스와 벨기에에서도 감염 초기 치사율은 20%에 육박했었다. 당시의 코로나19는 공포 그 자체였고 실제로 그랬다. 그 공포는 14세기 유럽인구의 1/3에서 절반의 목숨을 앗아갔던 흑사병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가 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새롭게 출현한 정체 모를 바이러스에 인류가 대항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수단은 백신을 맞는 것이다. 백신을 비롯하여 인체에 투여되는 일반적인 모든 약들은 효과와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하므로 통상 약 10년의 개발 기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새롭게 등장한 바이러스가 인류의 생명을 무차별적으로 앗아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모든 의학적 판단은 100%라는 ‘완벽’에 있지 않고 득과 실을 견줘 득이 많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의 개발과 접종은 그런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렇다면 백신 접종에 대한 개인의 선택권은 왜 허용되지 않고 강제성을 가져야 했을까? 암과 같은 비감염성 질환은 예방책과 치료 여부에 대한 판단이 지극히 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감염병은 나 하나의 질환으로 끝나지 않고 감염된 나 자신이 감염의 매개체가 되어 타인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과 치료에 있어 국가나 사회가 강제성을 띨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치명률은 줄어들고 감염력(전파력)은 증대되는 방향으로 변이 과정을 거치게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초기의 상황은 지금과 확연히 달랐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수년간 거듭된 변이를 거쳐 치명률이 크게 낮아짐으로써 계절 독감으로 전환되어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왜 코로나19 백신은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고 접종을 강요했느냐”는 항의는 그래서 적절하지 않다. 화장실 가기 전의 상황을 모두 잊고, 화장실을 다녀와서 하는 말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주요한 정부의 실책

정부는 고비마다 몇 차례의 중요한 실책을 했는데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은 감염 초기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금지조치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었다. 감염 차단의 가장 첫 번째 원칙은 감염원의 제거 또는 감염원으로부터의 격리인데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한 문재인 정부는 이 원칙을 저버렸고 몇몇 폴리페서 의대 교수들은 “중국발 입국자의 제한은 감염의 확산위험을 더 증가시킨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로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국민의 생명보다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두 번째 실책을 꼽으라면 감염확산을 줄일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소비쿠폰을 발행한 것이다. 해외에서 2차 유행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이에 대비하지 않고 오히려 소비쿠폰을 발행해서 이동을 장려하는 일을 벌인 것이다. 

정부가 여행 등을 장려할 때마다 감염이 확산되었다. 세 번째 실책을 꼽으라면 다른 나라들이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멍하니 손을 놓고 있다가 백신 도입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국내업체들의 신약 개발 능력만 믿고 백신 확보를 게을리했을 뿐더러, “국산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니 백신접종이 다소 늦어져도 문제없다”는, 백신과 치료제의 차이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을 드러냈다. 
 

코로나 극복 원인

첫째는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든 수준 높은 의료진과 시설이다. 둘째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먼지 때문에 마스크 생산시설을 미리 갖추고 있었다는 점이다. 셋째는 2015년 메르스(MERS) 감염을 경험한 덕택에 전염병에 대응하는 훈련이 어느 정도 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넷째는 서구인에 비해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하기보다 정부의 지침을 비교적 잘 따르는 국민성이 전염병 사태에는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상태

모든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되고 일상으로 돌아간 지금도 2023년 7월 1일 기준으로 매일 하루 1만5000명 내외의 신규확진자와 하루 10명 내외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어느 정도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간 듯하지만, 코로나19를 완전히 잊고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아직은 아니라는 사실이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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