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관람기] 국민의힘에 남은 숙제
[국민의힘 전당대회 관람기] 국민의힘에 남은 숙제
  •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23.03.20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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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막을 내렸다. 여러 예상들이 있었지만 결과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가 김기현 당대표 선출, 그리고 친윤계 최고위원들의 당선으로 등장했다. 언론들은 이를 ‘윤석열 친정체제 구축’이라고 표현했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산 중에 어떤 것은 얕은 구릉에 지나지 않지만 다른 어떤 산들은 과연 국민의힘이 내홍 없이 넘어갈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일단 국민의힘에 남은 과제는 이제 당의 면면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그 초점이 모아진다.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이렇다 할 만한 자신의 정치세력이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고 따라서 모든 역대 대통령들이 그랬듯이 다가올 2024 총선에서 ‘윤석열 사단’이라는 새로운 인물들을 당에 수혈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러한 과정들은 당의 인재 영입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진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 ‘검사 출신 50명 입당설’도 등장했다. 당내 현역 의원들로서는 달갑지 않은 풍문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적어도 자신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하고 미래에도 비전을 공유할 신진 정치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과연 이러한 갈등과 충돌을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와 친윤 의원들이 순조롭게 풀어갈 수 있을지가 향후 남은 국민의힘에 가장 크고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민의힘 대주주라는 대구·경북권에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정치적 동지 세력을 확보하는 것이 정치적 운명과 직결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건희 여사의 대구 방문은 그 포석임에 의문을 갖는 이들은 없다. 다만 그렇다고 보수 색채가 강한 대구·경북이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세력들을 순순히 영입해 준다는 보장은 없다. 

일단 대구에는 홍준표 시장이 여전히 차기 대권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고, 유승민 후보 역시 대구 기반을 내줄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의 친윤 원외 세력과 기존 TK 기반 정치인들 간에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연상케 하는 대격돌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자리한다. 

이처럼 같은 친윤내에서도 미래권력을 향한 경쟁과 진영 논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될 것이며 그러한 분위기가 충청권과 수도권에 상륙하면서 국민의힘은 2024 총선 공천을 둘러싼 갈등을 넘어야 하는 큰 산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국민의힘 당내 역학 구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외적으로는 국민의힘이 얼마나 중도 확장으로 2024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느냐는 숙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안철수 후보의 문제는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당의 얼굴론과 비윤 당대표 불가설이 충돌한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정무팀이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어차피 당이 대통령과 하나가 되어 나아가겠다면 그런 후보에게 대통령의 마음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비추는 것으로도 충분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불필요할 정도로 안철수 후보에 대한 적대적 공세가 이준석계 ‘용인천아’라는 비윤계 인물들의 부상을 불러왔고 비록 결과는 미미했지만 이들이 전당대회를 통해 불러온 파란은 앞으로 당내 비윤 집결의 불씨를 남겨 놓은 것이었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와 안철수 의원의 행보는 서로 함수관계에 있으며 이에 따라 비윤의 모멘텀도 거세지거나 사그라드는 상황에 놓여 있다. 

물론 안철수 의원이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원외 윤석열 사단의 당내 입성을 돕는 산파나 채널 역할을 한다면 안철수 의원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성향이 그런 선택을 하겠느냐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회의감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렇듯 국민의힘이 앞으로 공천을 둘러싼 신구 파워게임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면 민주당은 현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결속력과 신임이 앞으로 어떤 양상을 보이느냐가 관전의 포인트가 된다. 최근 또 한 명의 이재명 대표 측근이 5번째로 스스로 세상을 떠나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여론은 상당히 불리한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의 입장이나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들이 우세하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노림수

그러한 배경으로는 현재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기소와 재판 중에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선거법 위반 재판이 집중심리를 통해 가까운 시일내에는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쟁점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한 일간지와 인터뷰 중 측근인 김문기를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한 것이 쟁점이다. 법조계에서는 현행 공선법이 이러한 부분까지를 허위사실 공표로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다소 높은 편이다. 

따라서 이재명 대표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관련된 첫 재판이 될 이 선거법 위반 혐의에서 무죄나 혹은 당선무효형인 벌금 100만원 이하의 판결을 받을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을 상대로 역공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결과가 이재명 대표의 희망과는 다르게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 나올 경우 이재명 대표는 사실상 당내 입지를 잃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여겨지는 이낙연 전 대표가 다가오는 6월을 귀국일로 삼아 본격적인 반명의 중심에 서고 정치적 행보를 전개해 나갈 경우, 민주당은 분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관측통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까지 선거는 보수든 진보든 어느 한쪽이 잘해서가 아니라, 다른 한쪽의 비교열위적 실패로 그 반사이익을 얻어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제 1년밖에 남지 않은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제2의 대선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에 놓여 있다.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과반을 득해야 국정 운영에 비로소 동력이 붙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일 총선에서 비기거나 다시 과반 의결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남은 국정을 제대로 치루기 어렵다는 점에 다른 의견을 보이는 정계 인사들은 없다. 누가 마지막에 웃을 것인가. 그것은 오직 국민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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