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ALL)바른노조 위원장 “MZ세대 노조는 탈 정치노조…법과 자유민주질서 존중”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ALL)바른노조 위원장 “MZ세대 노조는 탈 정치노조…법과 자유민주질서 존중”
  • 인터뷰·사진  고성혁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3.02.13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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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작년 11월 30일 총파업 돌입 하루 만인 12월 1일 새벽 임금·단체협약에 합의하고 파업을 철회하는 데 공사의 MZ세대 젊은 직원들 역할이 컸다. 공사의 3개 노조 중 제2노조인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한국노총 산하)와 제3노조인 서울교통공사올바른노조 소속 젊은 직원들이 파업의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내면서 파업 동력이 약화된 것이다. 특히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는 이번 파업을 명분 없는 정치 파업으로 보고 불참했다. 

작년 8월 만들어진 올바른노조는 조합원 90%가량이 20~30대 MZ세대로 구성됐는데 최근 교섭 기간 젊은 직원들 상당수가 공사노조에서 올바른노조로 옮겨왔다. 올바른노조에 따르면 노사 교섭이 진행되던 한 달 새(10~11월) 조합원 수가 1250여 명에서 1900여 명으로 52%가량 증가했다. 송시영 올바른노조 위원장을 만나 달라진 노조 활동에 대한 입장을 들어본다. 

송시영 올(ALL)바른노조 위원장
송시영 올(ALL)바른노조 위원장

- 서울교통공사에는 노조가 여럿 있는 것으로 아는데 현황이 어떻게 되는지요?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노조가 5개 있습니다만 대략적으로는 3개의 노조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복수노조 체제라서 복수로 가입이 가능합니다. 일단 노조원 수를 기준으로 하면 민노총이 약 9900명, 한노총이 약 2500명, 그리고 우리 올바른노조가 약 2000명 정도 됩니다. 연령대로 본다면 우리 올바른노조원이 가장 젊습니다. 우리 노조는 노조 구성원의 약 90%가 2030세대입니다. 민노총의 경우는 연령대가 높아 주로 50대이고 퇴직을 앞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노총은 약 70%가 4급 이상으로 대부분 정년이 얼마 남지 않으신 분들이죠.

- ALL바른노조 설립 취지와 배경은 무엇인지요?

2018년 있었던 정규직의 공사 일반직 전환이 설립 계기가 됐습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정규직의 일반직 전환입니다. 무기직의 일반직화였습니다. 이것은 법률위반이고, 부정청탁, 친인척 비리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2021년에는 사기업 정규직을 공사에서 직고용하는 사태도 빚어졌습니다. KTCS라는 콜센터 직원들을 공사에서 직고용한 겁니다. 그래서 젊은 직원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노조를 만들게 된 겁니다. 기존 노조가 현장 직원들한테 사실을 전달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저희가 올바른 정보를 알 수 없었고 우리가 앞으로 다녀야 할 회사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행동으로 나선 겁니다. 

지난 정부 때 무리한 정규직화로 직원 반목 심화

- 그렇다면 과거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이 어느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정규직화 된 것에 대해 인국공 정규직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적이 있는데 그것과 같은 맥락인가요?

좀 다릅니다. 인국공의 경우에는 자회사의 정규직이 된 것이고 우리 같은 경우는 모회사에 바로 들어온 겁니다. 구의역 사고로 사회가 시끄러운 적이 있는데 그 사건도 언론에는 나오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닙니다. 그 사건에 정치세력도 들어왔고, 그 사건 이후 전혀 관련 없는 직렬(직군)도 정규직화 되었습니다. 정상적 절차와 시험을 거쳐 어렵게 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들은 한마디로 황당한 것이죠. 공정과 절차가 훼손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공사에 없었던 직렬(직군)들이 갑자기 추가로 생겼습니다. 그 바람에 공사 직원 총원은 2000명가량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원래 있던 필수 직렬(직군) 인원은 반대로 줄었습니다. 이것이 구조조정 빌미가 되어 저희 같은 기존 직원들에게 피해를 끼쳤습니다. 복지 혜택을 나눠야 하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 기존 민노총 같은 노조의 압박도 있었는지요?

물론이죠. 압박 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입니다. 제 이름을 직접 거론해 모략 음해하는 사람의 신분을 확인해서 직접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같은 직원이라 법적 대응은 하지 않고 직접 만나보면 또 아무 말도 못하더군요.  군중과 익명 뒤에 숨어 떠듭니다. 어떤 분은 제가 따지니까 오히려 저를 좋게 보고 자기들 노조에 들어오라고 회유한 적도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저를 뒤에서 모략하는 사람들이 노조의 집행 간부들입니다. 너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데 저희 입장에서는 그들이 회사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 통 모르겠습니다. 노조 중앙위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회사 간부회의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알 수 없습니다. 기존 노조는 자신들의 역할과 일을 사실 그대로 전달해 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목소리를 담아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기존 노조원들이 자기네들과 함께 하지 않는 사람들을 음해하고 거짓 선동하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할 것 같은데 제 생각에는 그것이 오히려 그들에게 독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그런 거짓 선전선동에 피로감과 반감을 갖고 탈퇴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역설적이지만 기존 노조의 구태의연한 선동이 반대로 고맙기도 합니다. 

- MZ세대가 중심이 된 ALL바른노조가 민노총의 지하철 파업을 멈추게 했다고 언론에 많이 보도되었는데 어떻게 해서 소수인 올바른노조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요?

보는 시각에 따라 좀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사실 저희한테는 노조의 ‘교섭권’이 없습니다. 교섭창구 단일화 법때문인데요, 그 법은 아주 오래된 법입니다. 80년대 만들어진 법인데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교섭권도 한번 체결하면 2년 내지 3년이 지속되면서, 사실상 새로운 노조가 생겼을 때 즉각적으로 노조교섭권을 갖기가 현실적으로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또 만약 갖는다고 해도 기존 노조가 가만있지 않겠죠. 온갖 방해 책동을 할 겁니다. 또 이번 파업을 보면 저희는 교섭권 자체가 없기 때문에 기존 노조가 주도하는 파업이 저희들에게는 의미 자체가 없습니다. 교섭 주체와 사측이 교섭을 하다가 결렬될 때 하는 것이 파업 아닙니까? 저희는 애당초 교섭 테이블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이것이 첫번째 이유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그들이 임금인상을 이유로 파업을 했다면 저희도 당연히 참여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들은 구조조정에 반대했습니다. 기존에 있는 사람을 해고하는 것을 구조조정이라고 생각할 텐데 그것이 아닙니다. 서율교통공사는 신규고용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신규고용은 하지 않고 퇴사하는 사람들만 나오는 상황에서 자연감소로 구조조정이 되는 겁니다. 이것은 2018년에 있었던 대규모 정규직 전환 때문입니다. 계획에 없던 인원이 회사로 들어오면서 회사 재정에 악영향을 끼친 겁니다. 그러니까 서울시 입장에서는 인원 감축에 어느 정도 명분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저희도 인원을 강제로 줄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기존 직군(직렬)은 현재도 인원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정규직 강제 전환으로 기존 직렬에서 신규채용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서울시는 편입된 직렬인원을 자회사로 되돌려 보내겠다는 것인데 기존 노조는 이를 반대합니다. 반대로 우리 같은 경우는 너무도 당연하다고 보는 겁니다. 기존 노조 주장처럼 하게 되면 젊은층의 신규 채용이 원천 봉쇄됩니다. 

물론 기존 노조들 입장은 자신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했다고 주장하는데 자기들의 친인척에 대해 양질의 일자리를 주는 게 공정한 것일까요?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법치 국가입니다. 모든 것에 법이 정해져 있습니다. 헌법을 준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공사 직원 채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채용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런 절차를 무시하고 회사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잘못된 겁니다. 물론 기존 채용 절차를 무시하고 정규직으로 전환된 분들은 저희를 싫어할 수 밖에 없겠죠. 그렇다고 저희가 그분들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비정상적 채용방법을 만들고 폭력시위를 조장하는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을 싫어하는 겁니다. 그래서 갈등이 계속 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보니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들은 대부분 민노총으로 들어갔습니다. 

2022년 연말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노조의 파업은 MZ세대 노조원의 반대로 하루 만에 끝났다/ . 연합
2022년 연말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노조의 파업은 MZ세대 노조원의 반대로 하루 만에 끝났다/ . 연합

정당한 법과 절차에 따른 노조 활동으로 인식 개선 노력 

-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은 어떻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윤석열 정부가 지금 노동개혁을 하겠다고 하는데 노조의 회계투명화를 하고 고용세습과 채용비리를 배제하는 잘하는 것이고 매우 당연한 방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사업장마다 상황이 다른데 이를 무시하고 획일화로 가면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희 같은 공기업에 직무급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사기업의 경우는 수익성을 기준으로 성과를 차등화하고 객관적으로 검증이 되지만 우리 같은 경우는 그렇게 숫자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 일 자체의 특성이 다 다르고 사업장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종의 성과급제로 차등하여 공공기관마다 일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성과급의 목적이나 취지가 일 안하는 사람을 더 일하게 만들어 생산성을 높여 효율화하고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는 공감합니다. 그런데 결과가 공정하지 않게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이라는 특성에서 보면 절대 그렇게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기존 노조에 맞서기 위해 신생 노조는 인원과 자금, 조직력을 키워야 할 텐데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저희는 좌나 우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지극히 자유민주적 질서를 따릅니다. 저희는 자유민주 법치국가 틀 안에서 교육을 받고 생활해 왔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회에 상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희는 그런 상식에 준해서 법과 원칙을 따르는 노조를 만들고 키워 나가려고 합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단위노조로서 힘이 약합니다. 민주노총이 아닌 다른 사업장의 소위 MZ노조와 협의체 내지는 연대를 모색 중입니다. 미래 노동시장의 문화나 인식 그리고 현 노동법에 대해서 보다 합리적으로 어떻게 개선시켜 나가야 할지를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 중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의기투합되더라도 실제 오프라인에서 그것을 구현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도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그래서 우리 활동을 언론에 노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가 현장에서 직접 왜 노동조합이 필요하고 앞으로 우리가 나갈 방향 등에 대해 계속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부터 먼저 문제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서 해결하고 결과를 가져오면 직원들은 움직이게 되어 있다고 봅니다. 지금 저희에게는 단체교섭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실 문제에서 여러 가지를 해결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콜센터 직고용을 막은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법이 필요한 것은 국회에 가서 법개정을 요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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