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정리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Y노믹스’의 방향이 그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이 가장 감명 깊게 읽었다는 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저서 ‘선택할 자유’가 시중에서 인기를 얻으며 시카고 학파와 프리드먼 교수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미래한국>은 국내 처음으로 시카고대에서 밀턴 프리드먼 교수를 직접 사사해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김인철 성균관대 명예교수와 곽은경 박사(자유기업원 기업문화실장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이사)간의 인터뷰를 정리 소개한다.
(편집자 주)
곽은경=김인철 교수님은 국내 경제학자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적 명문인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시카고대 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선택할 자유’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라고 소개한 이유를 교수님이 설명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인철=프리드먼 교수의 ‘선택할 자유’는 그의 경제학 연구를 바탕으로 한 대중 강연을 엮은 책이죠. 그렇기에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이라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게 쓰였습니다.
윤석열 당선인과 직접 나눈 이야기는 아니지만, 언론 보도를 참고로 하건대 그럴 만한 배경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째 이유는 아마도 부친인 윤기중 교수님이 이 책을 보셨을 겁니다.(윤기중 교수는 연세대 상경대학장과 한국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편집자 주) 윤 교수님이 책을 보고 ‘정책적으로 쉽게 쓰고 잘 됐다’라고 감명을 많이 받으셨을 겁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그동안 케인지언 경제학자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대부분 단기 정책을 중심으로 하고 간판을 중시하다보니 정신과 사상, 내용에 관계없이 자리들을 많이 차지했던 것이죠.
저도 윤기중 교수님과 몇 번 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는데, 아마도 아들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프리드먼의 이 책에 대해 말씀하고 일독을 권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곽=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선택할 자유’는 저희 자유기업원이 2009년 펴냈던 책입니다. 자유시장경제와 작은정부의 논지를 담은 이 책을 윤석열 대통령이 감명 깊게 읽었다고 한 부분에 기쁘기도 합니다만,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김=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 아닙니까? 북한은 인민민주주의고 중국도 민주주의를 내세우지만 우리와 같은 자유민주주의가 아니지요. 당연히 국민들이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가 있는 나라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시장은 독점시장이나 정부가 계속 개입하는 그런 것이 아닌, 프리마켓 시스템, 즉 자유시장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정부 개입이 최소화되는 자유시장경제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가 정치적 체제와 경제 시스템으로 합쳐진 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됩니다. 이런 사상의 배경을 윤석열 대통령이 가지고 있고 우리 국민이 그런 사상을 가진 대통령을 선택했다는 것이 저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러한 선택을 왜 이제야 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고 또 근소한 차이로 선택되었다는 점에서 정말 우리 국민이 그런 자유민주와 자유시장경제의 사상을 선택의 이유로 한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점도 있습니다. 25만 표차로 그 얘기를 하기에는 조금 유보적인 것이죠.
선택할 자유의 의미
곽=시카고대에 유학을 가서 프리드먼 교수를 만나셨을 때 느낌과 일화가 궁금합니다.
김=프리먼만 교수를 처음 만난 때는 1976년 봄 학기였습니다. 당시 저는 시카고대 대학원 1학년생이었죠. 프리드먼 교수는 160cm가 채 안 되는 정도로 평균 미국인에 비하면 매우 단신이었습니다.
그런데 목소리가 매우 낭랑했고 발음이 분명했기 때문에 외국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어요. 한번은 화폐론을 강의하는 중에 제가 “교수님은 경제에서 화폐만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셨다는데 그게 사실입니까?”라는 당돌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대답이 의외였어요. 프리드먼 교수는 “내가 화폐만이 중요하다고 한 적은 없고 경제에서 화폐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 적은 있다”면서 “다만 언론에서 조금 과장하다보니 본인이 화폐만이 중요하다는 사람으로 비치고 있는데 그게 좀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웃음)
프리드먼 교수는 1967년 미국경제학회 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당시 학회장 취임 연설에서 통화정책의 역할에 대해 “미국의 경우 통화량을 줄이면 인플레율을 확실하게 낮출 수 있으나 통화량을 늘린다고 해서 생산이 늘고 고용이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다”며 자기 소신을 밝혔지요.
이 같은 주장은 그의 저서 ‘미국의 화폐 100년사’에 근거를 둔 것입니다. 그러한 인정을 통해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노벨상을 받기 몇 달 전에 프리드먼 교수는 은퇴 선언을 했어요. 1976년 가을학기 학기가 끝나고 1977년 1월부터 겨울에도 따뜻한 스탠퍼드대의 후버연구소의 연구원 자격으로 간다고 해서 많은 학생들이 서운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카고대 교수들은 그 당시 70세가 넘어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왕성한 저술활동을 했었거든요. 프리드먼 교수가 노벨상을 받았던 나이는 65세에 불과했으니까요.
곽=프리드먼 교수는 화폐론자로 알려져 있고 대중 강연에서는 자유기업과 작은정부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그의 ”공짜 점심은 없다!”는 주장은 유명한데요, 김 교수님이 직접 목격하신 일화가 있다고 들었습니다.(웃음)
김=그렇죠. 이런 일이 있었어요. 프리드먼 교수는 은퇴 결심을 한 후 연구실을 정리하면서 소장했던 헌책과 쓸모 없어진 오래된 노트를 분리해서 버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버리지 않았죠. 경제학과 사무실 벽에 “대학원생 중에 내 헌책과 노트가 필요한 이가 있다면 가지고 가라”는 게시문을 붙였어요.
저 역시 프리드먼 교수의 장서와 노트를 둘러보러 갔었는데 그의 물건들 각각에 가격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때 가격은 1달러나 1달러 50센트 정도로 쌌습니다. 프리드먼 교수는 먼저 온 학생들이 무조건 다 집어가지 못하도록 나름대로 필요에 맞게 적정가격을 붙여 놨죠.
세상에 공짜는 없으며, 무엇이든 원하는 것이 있으면 대가를 지불하라는 황금률을 학생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곽=공짜 점심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와 그런 공짜 점심에 해당하는 것이 한국에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김=국가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공짜를 허용하거나 잘못된 프리미엄을 인정해주면 결국 국가재정이 거덜날 뿐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경제 충격을 이기지 못하게 되죠. 나아가 금융기관이 도산하고 대량실업이 발생함으로써 온 국민이 고통당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비유해 보죠. 우리나라 입시문제의 근본 원인은 특정 일류대학 졸업자에게 부당한 프리미엄을 주는 것입니다. 대다수 학생들은 눈에 확실하게 보이는 사회적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 ‘묻지마’식 입시 준비를 하고 있죠.
한번 높은 위치를 차지한 자들은 평생 동안 이를 내놓지 않으려고 외부인의 진입을 막기 위해 장벽을 높이 쌓음으로써 독점적 이익을 유지하려 합니다.
그래서 학군 좋은 곳의 집값이 항상 먼저 오르고 또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어설프게 과도한 부동산 규제를 되풀이하면서 결국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면 경제 전체가 무너져 내리게 됩니다. 공짜가 결국 모두를 무너지게 하는 것이죠.
곽=시카고 학파와 프리드먼 교수는 시장경제에서 통화량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프리드먼 교수는 ‘작은정부’를 지지하기도 했는데 작은정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김=작은 정부(small government)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추상적입니다. 크다, 작다라는 것에는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상대적으로 비교한다면 아무리 큰정부도 더 큰정부에 비교하면 작은정부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작은정부란 사이즈나 규격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방향성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가능한 정부의 개입을 줄인다는 의미입니다. 줄일 수 있다면 줄이는 것이 좋다는 의미에서 작은정부인 것이죠. 정부의 시장 개입이 작아지면 자연스럽게 시장의 자율성이 커집니다.
이로부터 민간의 창발성과 효율성이 커져 혁신이 이뤄지고 부가가치 생산이 늘어나는 것이죠. 아울러 작은정부는 정부 권력의 범위를 제한하고 중앙 정부보다는 지방 정부로 권력을 분산하는 이러한 두 방향이 중요하게 됩니다.
항상 정책의 추진이나 방향이 확대되지 않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그러니까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재정 지출을 줄일 수 있다면 줄이고 ‘지금보다 작게’라는 의미라는 것이죠.
공짜 점심은 위험하다
곽=시장에 정부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의미의 작은정부론이라는 해석에 공감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이자율 정책이 논의되는데 프리드먼 교수와 시카고 학파의 관점에서 정부의 급격한 인위적인 이자율 정책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되지 않습니까?
김=그렇습니다. 인플레이션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틀렸다고 할 수 있죠. 대한민국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인플레이션을 물가가 상승하는 것이라고 보는데, 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은 다른 개념인 것이죠.
시카고학파 입장에서 인플레이션은 프리드먼 교수가 주장했듯이 언제나 화폐적 현상입니다. 즉 돈이 너무 풀렸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이러한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려면 화폐증가의 속도를 늦춰야 합니다.
어차피 몇 년은 걸린다고 보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코스트를 허용하는 범위에서 유동성 증가율을 줄여나가며 그러한 정책 방향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확실히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은행이나 경제당국에서는 이자율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키는 방식을 쓰려 합니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 충격이 옵니다. 돈이 너무 풀려 자산 버블이 있는 상태에서 그러한 급격한 이자율 정책은 자산가격 붕괴로 이어지는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몇 년 간에 걸쳐 돈을 풀어내는 양을 서서히 줄이는 것이 좋다는 겁니다. 그래야 시장이 여기에 반응해 미래 전망을 가지고 균형을 유지하며 가격기구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곽=정부의 시장개입 최소화는 현대 국가의 복지정책과 맞물려 저항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서민을 위한 경제 정책이 정당하다는 주장들이 상식화되어 있는데, 프리드먼 교수는 소득분배를 개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활발한 소득계층 간 이동이라 주장한 바 있습니다. 결국 중산층의 형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그렇다면 서민층을 위한 경제정책의 타당성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김=좋은 질문입니다. 8·15 해방과 6·25 전쟁을 거치면서 우리는 참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60년대 말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 세끼 먹는 것이 어려웠죠. 그러나 지금은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잘사는 나라 아닙니까?
서민층은 빈곤층 중에서 극빈자들을 제외한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OECD의 분류에 의하면 중산층은 중위소득의 50~150%를 벌어들이는 소득가구가 해당되고 그 이상 수준의 소득을 버는 가구는 상류층, 그 이하는 빈곤층으로 분류하고 있죠.
이러한 분류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우리나라는 통계적 편의상 주택을 소유한 사람은 중산층에 해당하고 세입자는 서민층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과거 정권에서는, 적어도 외환위기 전까지는 중산층을 육성하는 정책을 많이 썼어요. 그렇다보니 극빈자는 아니나 중산층 이하의 서민층을 배려하는 정책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자유시장경제를 향한 여정
향후 우리나라 정책은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따라 금리가 오르고 따라서 가계대출부담이 상당히 올라갈 겁니다. 그리고 기업의 비용상승에 따라 물가 특히 서민물가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죠. 그래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을 적게 받아온 서민층에 대해 정부가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정책적인 배려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친 서민정책으로만 추진해갈 수는 없어요. 중산층 육성도 함께 추진되어야 합니다. 친 서민정책은 양날을 가진 검에 비유될 수 있는데, 양날의 검은 양쪽으로 칼날이 서있어서 검을 앞으로 내밀어 상대를 제압하면 내게 유리한 칼이지만 만일 상대의 힘에 밀리면 내게 오히려 대단한 위협이 될 수 있죠.
친 서민정책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친 서민정책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면 역풍을 받아 중산층은 더 줄어들게 되고 상류층은 오히려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죠. 친 서민정책이라 해서 시장원리에 배치되는 정책을 남발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시장원리에 의한 계층 간의 갈등 해소가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곽=서민정책이어도 시장원리 안에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마지막 질문을 드린다면 교수님은 프리드먼과 하이에크가 주도한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몽페를린 소사이어티에 많은 관심을 갖고 한국 학자들의 참여들 독려하시고 활동해 오셨는데 그 의미를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몽펠르랭 소사이어티(MPS· Mont Pelerin Society)는 오스트리아학파의 태두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교수가 1947년 스위스 휴양도시 몽펠르랭에서 창립한 자유주의 학회입니다. 루드비히 폰 미제스, 밀턴 프리드먼, 칼 포퍼 등 자유주의 석학 39명이 창립 멤버죠.
하이에크가 197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고, 2년 후 프리드먼 교수가 역시 노벨경제학상을 받습니다. 그렇게 해서 총 MPS 회원 8명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자유주의의 본산으로 성장해 온 것이죠. 매년 총회를 개최하는데, 한국에서는 2017년 MPS 창립 70주년 기념 총회가 열렸어요.
2020년에는 특별총회가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렸습니다. ‘과거에서 미래로: 자유사회를 만들기 위한 이념과 행동의 역사’를 주제로 열렸던 총회에는 전 세계에서 376명의 자유주의자들이 모였습니다. 노벨상 후보로 꼽히는 석학들과 신진학자, 자유주의 이념을 가진 정·재계 인사들이 망라됐던 것이죠.
MPS 총회가 후버연구소에서 열리기는 40년 만인데, 총회에 참석한 원로들은 1980년 당시 총회에서 하이에크와 프리드먼 교수가 함께 진행한 세션을 기억했습니다.
시카고대에서 정년 퇴직하고 후버연구소로 옮겨와 자유주의 사상을 전 세계에 전파하면서 MPS 총회를 연 프리드먼 교수의 주장과 노력을 기리면서 앞으로의 과제를 모색해보자는 것이 특별총회의 주된 목표였죠.
총회를 주최한 존 테일러 MPS 회장은 스탠퍼드대와 후버연구소의 석좌교수인데,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참조하는 ‘테일러 준칙’의 주인공입니다.
당시 흥미로운 일이 있었는데 조지 슐츠 전 미 국무장관이 시카고대 경영대 교수 재직 시절 프리드먼 교수 등 시카고 학파로부터 이론개발과 실증연구를 철저하게 병행하는 전통을 배웠다며 시카고 학파 사람들이 자주 부른 노래를 직접 들려줬어요.
가사는 “이론이 없는 사실은 뱃사공 없는 배요, 사실이 없는 이론은 한없이 슬플 뿐!”이란 것이었습니다. 저는 프리드먼 교수의 강연 영상물 5개를 뽑아 청중에게 보여줬어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세금 부담은 기관이 아니라 사람이 진다” “소득의 평등을 경제적 자유 앞에 두면 두 개 다 잃지만, 경제적 자유를 소득의 평등 앞에 두면 두 개 다 얻는다”는 프리드먼 교수의 명쾌한 강연에 청중들의 뜨거운 반응이 있었습니다.
물론 자유기업과 시장체제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온 MPS 회원들에게 자성을 촉구하는 강연도 있었어요. 러셀 로버츠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는 “중산층 아래 가난한 계층에 있는 사람들의 현실을 주목해야 한다”며 “그들의 경제적 지위가 대를 이어 향상될 수 있도록 고등 교육과 기술 습득 기회를 늘리는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죠.
하이에크와 프리드먼은 1947년 당시 끔찍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도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의 망령이 세계에 드리우고 있음을 개탄하며 MPS를 창립했습니다.
전 세계를 자유사회로 만들려고 했던 노력이 70여 년 넘게 계속되고 있지만,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이념과 정책들은 세계에서 끊이지 않는 것이죠. 공산주의 경제체제가 몰락하는 것을 세계인들이 목격했는데도 말입니다.
이론과 사실로 볼 때 결국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만이 최선의 대안이라는 것, 그래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의 약점과 문제점을 찾아내고 지속적으로 고쳐 나가는 것이 MPS의 설립 목적이었음을 다시 확인한 총회였습니다.
‘선택할 자유’는 어떤 책?
윤석열 대통령이 꼽은 ‘인생의 책’ <선택할 자유>는 193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발전되어온 규제자본주의의 케인즈적 정책이 얼마나 허구적이었는가를 논리적으로 사실적으로 파헤친 책이다.
어떤 나라이건 재산권을 부정하고 시장원리를 거스르는 경우 결코 번영할 수 없다는 것을 시장경제, 국제무역, 통화, 복지, 평등, 교육, 소비자 보호, 노동 그리고 인플레이션 등의 여러 경로를 통해 설명했다.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1979)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기념비적 저작이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번영은 자유주의 시장경제에서 비롯되었다.
책에서 저자는 미국의 대공황이 정부의 ‘잘못된’ 통제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점을 밝힌다. 그전에 이미 극심한 불황과 부분적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졌다.
통화를 풀어야 할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내부 갈등에 휩싸여 역사상 최고의 금리를 유지하는 등 과오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촉발된 금융 공황이 경기 침체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대공황으로 폭발했다.
그런데도 대공황은 흔히 자본주의의 병폐에 의한 시장 파탄으로 오인되어 되레 정부의 개입을 강화하는 빌미가 되었다는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한 뉴딜정책은 국가 재정을 급격하게 확대시켰고 이어 터진 2차 세계대전은 전시 통제를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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