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공산주의와 싸우지 않으면 위기 자초”
[책소개] “공산주의와 싸우지 않으면 위기 자초”
  • 미래한국
  • 승인 2023.01.10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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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6.25 휴전 1년 뒤 방미 소극적인 미 정치지도자들에 경고

[워싱턴의 겁쟁이들]
이현표 저, 기파랑 간, 2022

이 책은 이승만 대통령이 6.25전쟁 휴전 1년 뒤인 1954년 미국을 국빈 방문한 행적이 수록된 대한민국 공보처 발간 서적과 당시의 국내외 문헌과 언론보도, 사진 자료 등을 발굴 소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80 고령에도 시간 단위로 일정을 소화하며 비행기와 승용차로 이동하는 강행군 속에도 한치의 빈틈없이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을 비롯한 정계 인사는 물론 언론, 영향력 있는 민간 단체를 대상으로 직접 미국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탁월한 감각을 발휘하는 외교 활동을 전개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이 극히 낮았던 시절 미국인들에게 자유세계의 미래를 위해 공산주의자들을 상대로 거룩한 전쟁(crusade)을 개시해야 한다고 가슴으로 설파했던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협상이 가조인된 것은 휴전 직후인 195388일이다. 그러나 양국이 비준서를 교환하고 실제 효력이 발휘된 것은 13개월 뒤인 19541118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1954726일부터 813일까지 1819일 동안 미국을 국빈 방문해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만났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었다.

워싱턴의 겁쟁이들이라는 제목은 워싱턴 방문 시 닉슨 부통령 앞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을 비판했던 발언 중에서 따온 말이다. 만약에 우리가 조금만 더 용기가 있었더라면 압록강까지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일부 사람들이 조금 겁을 먹어(a little cold feet) 우리는 다 차려 놓은 밥상을 차지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가 한국, 미국, 유엔 그리고 모든 자유국가에 절호의 기회였는데 말입니다.”

이승만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고도 단호했다. ‘공산주의와 싸우지 않으면 자유진영은 큰 위기에 봉착한다는 것. 동방의 작은 나라 대통령이 아니라 이념전쟁 최일선의 처절한 투쟁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공산주의자들의 잔혹함을 각인하고 스탈린이 구축한 소비에트가 중국, 한반도, 인도차이나 등에 밀려오는 것에 당당히 맞서지 않으면 장차 세계 문명이 어두워질 것을 경고하는 자유진영 지도자의 엄혹한 메시지를 미국에 호소한 것이다.

730일 모교인 조지워싱턴대 강연에서 우리는 공산주의에 대해 감기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을 중지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여기고 퇴치를 위한 투쟁을 해야 합니다고 역설했다. 특히 중국 본토를 공산주의자들로부터 탈환해야 후환이 되지 않다는 것을 미국 언론을 통해 미국 국민들에게 힘써 주장했다.

이승만은 19416재팬 인사이드 아웃저서에서 일본이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는 예언을 했던 것이 맞은 것처럼 오늘날 중국의 모습을 예견했다. 730일 미 외교기자클럽 연설에서 이승만은 국제적인 예견이 잘 들어맞아 자신을 예언자라고 하지만 그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단지 상황을 현실적으로 보려 하고 특히 동기들, 힘의 역학 관계 그리고 우리의 적이나 잠재적인 적들이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행동들을 평가하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한다. 통찰력과 함께 현실을 냉엄하게 그리고 바르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민간단체 연설에서 공산주의 위협의 심각성 호소

그는 195486일 로스앤젤레스 세계정세협회에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평화를 이뤄야겠다는 것은 패배와 인간 자유의 종말을 초래합니다. 우리의 영원한 표상은 희생을 치르더라도 지켜야 하는 것은 정의여야 합니다. 정의란 다른 방법으로는 획득할 수 없는 자유, 올바른 것의 승리, 평화에 이르도록 인도하기 때문입니다라며 공산주의를 안일하게 생각하는 미국 정치지도자를 비판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우호적으로 진행되면서도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3차 세계대전 발발을 우려해 북한을 수복하려는 이승만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자 이승만은 미국 전략이 맞지 않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트루먼 전 대통령을 만나서도 6.25 참전 결정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역시 맥아더 원수를 해임함으로써 공산군 퇴치의 기회를 놓쳤다는 것을 말했다.

가는 곳마다 미국 국민의 환호를 받는 이 대통령을 보며 미국 국민과 민간단체, 언론을 직접 상대하는 세련된 면모는 정상외교의 교본을 보는 듯하다. 배재학당에서 영어로 졸업 연설을 하고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정도로 인생의 반을 미국에서 보내 언어와 정서를 습득한 이승만은 행사 때마다 감흥을 받으면 달변의 즉흥 연설로 환호를 받았다.

이승만은 82일 전후 복구를 위해 민간 차원의 도움을 준 한미재단 만찬 연설에서 감사의 인사를 했다. “우리가 난관에 직면한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는 구걸하지 않으며 눈물을 감추고 조용한 결의와 용감한 미소로 기아와 파괴를 이겨내는 싸움을 하려 합니다. 친구들의 도움에 감사한 것은 미국 국민이 공산주의의 위협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우리와 함께 하겠다는 의미가 크기 때문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저자 이현표 전 주미대사관 문화홍보원장은 31년간 국가 홍보 업무에 종사해오며 대한민국 대통령에 관한 자료를 수집했다. 2005년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근무하던 중 헌책방에서 ‘PRESIDENT SYNGMAN RHEE’S JOURNEY TO AMERICA’(이승만 대통령 미국 방문기)라는 뜻밖의 책을 만났다. 그는 이 책과 함께 있던 6.25전쟁 직후 피란지에서 태극기를 들고 서 있는 이승만 대통령의 사진을 보고 감동을 받아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자료를 연구하게 됐다.

저자는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새롭게 재조명하여 현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이 가져야 할 올바른 애국심을 일깨워줘야 한다는 소명 아래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이승만은 임종 때 양자인 이인수 박사에게 통일을 보고 가지 못하는 게 한이 된다. 통일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가지면 자연스럽게 통일 된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일생을 바친 지도자의 희망을 후손인 우리가 성취하는 길을 가야겠다.

 

권도한 미래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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