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만 2000명의 미군은 대한민국 공군과 함께 12월 4일부터 8일까지 실시되는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에 참여한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실전적인 공중전 훈련으로서 한·미간 상호운용능력과 양국의 전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훈련이다.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과거 비벌리 불독)은 양국의 굳건한 군사동맹과 지속적인 우호를 강조하며,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전 그리고 동북아시아 안정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할 것이다.>
▲ 군산기지에서 점검중인 미 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 |
주한 미공군사령부 공보실이 11월 24일 언론매체에 보내온 보도자료 중 일부다. 주한 미공군은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는 상관없는 연례적 훈련임을 강조했다.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은 2015년부터 매년 한차례씩 실시한 연례 훈련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장에서의 느낌은 과거와는 분명히 달랐다. 뭔지 모르는 ‘쎄~~한 느낌’이랄까.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거 장난 아닌데~’, 혹은 ‘이번엔 진짜 맘 먹었네~~’ 하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북핵을 반드시 해결해야 하지만 (미국의) 선제타격으로 전쟁이 나는 방식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훈련 현장 분위기와 묘하게 오버랩 되었다.
주한 미공군은 이번 훈련을 공식적으로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그래서 기자들은 기지 주변에 몰려들었다. 주(主) 훈련기지가 되는 광주 1전투비행단, 오산미공군기지의 경비는 대폭 강화되었다.
기자가 망원렌즈를 꺼내 들면 어김없이 보안요원이 달려와서 신분을 확인했다. 그 와중에도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가 착륙을 위해 하늘을 갈랐다. 미 해군 소속의 강력한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는 미 본토 워싱턴주에서 오산기지로 전개했다.
일본 미자와 기지 65전대 소속 와일드 위즐 전투기 18대도 오산기지로 왔다. 일반 언론은 F22 랩터와 F35 스텔스 전투기에 포커스를 뒀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스텔스 전투기 외에 강력한 성능의 전자전기인 그라울러와 와일드 위즐 전투기의 훈련 참가에 더 주목했다.
왜냐하면 스텔스기와 전자전기, 그리고 와일드위즐은 개전(開戰) 초 적진 공습에 실질적 3총사이기 때문이다. ‘야생 족제비’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와일드 위즐(Wild weasel)은 적의 대공포나 미사일 등의 대공방어 체제를 무력화 시키는 SEAD(Suppression of Enemy Air Defense Operation) 임무를 전담한다. 적진 공습시 아군 전투기에게 길을 터주는 역할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이번 훈련의 성격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소음 민원으로 야간 비행 훈련을 못하게 된 공군 전투기들
2011년 5월 24일 당시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 이한성 의원(문경 예천)과 민주당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 등은 ‘국회 공항기지 주변대책 특별위원회 군공항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소위)’ 소속으로 K2 대구 공군기지를 방문했다. 그런데 이들은 F-15K 항공기의 이륙 장면을 지켜보면서 직접 소음까지 측정했다.
당시 유승민 의원은 “군 공항 주변 주민들이 민간 공항 주변 주민보다 혜택을 못 받아온 것이 사실”이라며 “군용비행장 소음피해대책 및 이전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주민과 공군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구의 표를 의식한 국회의원이나 지자체 단체장들은 막무가내식 군공항 이전 요구나 소음 민원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는 모습이다. 2015년 11월 2일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은 ‘소음피해 외면하는 한미연합훈련 즉각 중지하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결국 군 당국은 ‘야간에는 이착륙 훈련 횟수를 엄격히 제한한다’고 했다. 그 결과 공군의 야간 이착륙 훈련은 상당한 제약을 받았다. 마치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려는 형국이다.
오샤너시 7공군 사령관의 분노
2014년 12월 오산 미 7공군사령관으로 오샤너시 중장이 부임해 왔다. 주한 미공군 역시 야간 이착륙 훈련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었다. 오샤너시 사령관은 야간훈련 부족의 문제점을 직시했다. 즉시 야간훈련 재개를 지시했다. 전투기 훈련 공역(空域) 허가권은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갖고 있었다.
합동참모본부는 미 7공군의 야간훈련 비행 공역 허가 요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오샤너시 미 7공군사령관은 격노했다. 두 차례에 걸친 걸프전은 모두 한밤중에 공군의 공습으로 개시했다.
그만큼 야간훈련비행은 매우 중요하다. 주한 미공군은 다른 방법을 찾았다. 한국의 합동참모본부의 허가가 필요가 없는 유엔군사령부 관할 공역인 P-518 공역(空域)에서 훈련을 강행했다.
오샤너시 사령관은 의문을 가졌다. 과연 야간훈련에 제약을 받는 한국 공군이 전시(戰時)에 24시간 ‘풀가동’ 할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탄생한 한·미 연합공군 훈련이 비질런트 에이스(공군 합동훈련, Air Component Exercise)이다. 이 훈련의 차별 점은 4박5일간 24시간 계속 진행된다는 것이다.
▲ 주일 미공군 미자와기지에서 한국으로 전개한 와일드위즐. 공습시 가장 먼저 적의 레이더 등 방공망을 제거하는 임무를 맡는다. |
매년 실시되는 한-미 연합 공군 훈련
▶ 쌍매훈련(Buddy Wing Exercise)
1991년 한미 연합작전 능력 신장을 위해 ‘우정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으며, 1998년부터 현재의 명칭인 쌍매훈련(Buddy Wing Exercise)으로 변경해 매년 4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 훈련의 주안점은 주한 미공군기지와 한국 공군기지에 서로 전투기를 교차 전개시켜 전투훈련 지원의 협동성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 맥스썬더 훈련
2008년부터 한·미 공군이 한반도에서의 전면전을 가정하여 아군(blue)과 적군(red)으로 팀을 나눠 매년 실시하는 대규모 전역급 종합전투훈련이다. 한국 공군이 2007년 F15-K를 도입하면서 미국 본토에서 실시하는 RED-FLAG 훈련에 참가하기 전에 주한 미공군과 사전 훈련 차원에서 시작했다.
▶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2014년부터 실시된 한미 공군의 정례적 훈련으로 훈련기간 동안 주·야간 가리지 않고 24시간 계속 진행된다. 훈련 기간 동안 매일 약 280회의 출격 횟수(Sortie)를 갖는다.
스텔스 전투기에 사전 하달된 항공임무 명령서는 무엇일까?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은 특정 부분에 국한된 훈련이 아니다. ‘사전 항공임무 명령서(prepositioned Air Tasking Order)’에 따라 전시에 정확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일종의 종합훈련이다.
사전 지시된 임무별로 각 기지에서는 주·야간 할 것 없이 계속 전투기의 이·착륙이 이어진다. 항공 정비 등 지원 세력도 마찬가지로 24시간 작전에 임한다. 거의 1주일간 ‘풀가동’하기 위해서는 임무별로 장비와 인력이 3교대 혹은 2교대로 편제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 누적에 따라 작전수행 능력이 저하된다. 사실 미군의 전투 지구력은 정평이 나 있다. 이는 완벽한 교대근무제(Shift제, 2교대 또는 3교대 근무)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훈련에 F22와 F35 스텔스 전투기는 총 24대가 참가했다. 스텔스 전투기가 참가했다는 것은 ‘사전 항공임무 명령서(Pre-Air Tasking Order)’의 대폭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군 소식통은 “북한 내 방공망에 대한 최신 정보가 사전 임무 명령서에 반영되면 그에 따라 훈련 내용도 일부 수정된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이번 훈련에는 북한 내 주요 목표물에 대해 ‘사전 항공임무 명령서(prepositioned Air Tasking Order)’에 따라 스텔스기에 특별한(?) 임무가 주어졌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주일미군에 배치된 이후 처음으로 한반도에 출격한 F-35B 수직 이착륙형 해병대용 스텔스 전투기들은 북한 내 폭격 목표에 대한 위치 정보를 받고 가상 폭격 임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한다면 어떤 그림이 될까? 1차 걸프전에서 미 공군은 적의 전방 레이더와 미사일 기지, 적의 지휘부 및 통신 시설, 변전소 등 전력시설을 우선적으로 폭격했다. 2차 걸프전에서 미 공군은 군사 시설보다 이라크 국영방송국을 가장 먼저 타격했다.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한다면 아마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을 듯싶다.
심상치 않은 미국 분위기
미국의 분위기가 확실히 변했다. 미국 전역을 타격권으로 만든 북한의 화성-15 미사일은 북한 문제가 한반도 문제가 아니라 미국 문제로 바꿨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대사는 지난 7일 미 폭스뉴스에 출연해서 자국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해 “해결되지 않은 문제(an open question)가 있다”고 인터뷰했다.
깜짝 놀란 청와대는 ‘미국이 동계올림픽에 참가를 약속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백악관은 청와대의 바람과는 달리 올림픽 참여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북한의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며 “미국이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할지 공식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제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축제가 되어야 할 평창 올림픽의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동계올림픽 강국인 오스트리아와 프랑스도 선수단의 안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 내용이 논란이 된 직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동계올림픽 참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올렸지만 ‘미국인의 보호가 최우선 과제’란 글도 같이 게재했다.
이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12월 6일, 7대 종교계 종단 지도자들을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 “한국 동의 없이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미국에도 단호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와 같은 발언은 한반도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발언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찬물을 끼얹는 치명타다. 중국도 거들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고 인민망(人民網) 등 중국 관영 매체가 10일 보도했다.
동맹외교의 3가지 실책
① 김영삼 대통령의 일본 버르장머리를 고쳐 주겠다
②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가
③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
이 3가지는 동맹외교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과 행동이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일본 버르장머리 고쳐 주겠다’고 말했지만 결과는 반대로 ‘한국의 버르장머리’가 고쳐지는 계기가 되었다. IMF로 갔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시진핑, 푸틴과 나란히 선 것은 대한민국 동맹사(同盟史)에서 가장 큰 실책이다. 한미연합사 관계자의 전언(傳言)에 따르면 당시 미군 관계자들은 불쾌한 것을 넘어 경악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 진행되는 와중에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뒤집어 보면 ‘만약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하면 미국에 맞서 싸울텐가?’라는 의문을 던지게 된다. 특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중국에서 말했다는 문재인 정부의 3불 정책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첫째, 대외적으로 사드 추가 배치를 고려하지 않고 ▶둘째,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셋째, 한·미·일 군사동맹을 발전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중국 속국으로 가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지정학적으로 대한민국은 동맹외교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만일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여 소위 3불 정책을 재확인한다면 북핵보다 더 큰 재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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