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 외교, 불안한 안보
엇박자 외교, 불안한 안보
  •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 소장.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7.12.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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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별 많은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소위 좌파 정부라고 명명되고 있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많은 국민들이 가장 우려한 점은 대한민국 체제수호 차원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대한민국 국가우선보다 민족우선주의 명분하에 반미친북정책 추구,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정통성 훼손,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국가안보역량 훼손, 대한민국적 가치 훼손 등이 그 구체적인 우려 사항이었다. 이 글에서는 대한민국 수호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평가하고자 한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히고 있다./ 연합

대한민국 체제 수호의 본원(本源)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구체적인 정책이 대한민국 체제 수호에 어떤 구체적인 영향변수가 되었는가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한민국이라는 체제를 수호하는 그 본원적 요소(本源的要素)는 어떤 것이 있는가를 고찰함이 먼저다. 그 다음 이 요소들에 문재인 정부가 집권 후 이행한 외교·안보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분석함이 논리적인 분석이다.

대한민국 체제를 수호하는 본원 요소로는 (1) 대한민국적 가치에 대한 선명한 개념 정립→국민가치관 확산, (2) 적(敵)실체에 대한 객관적 인식과 멸적(滅敵) 노력, (3) 이적성문화(利敵性文化) 세척, (4) 국가안보역량 강화, (5) 국가외교역량 강화 등 5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

애국심의 원천은 그 국가가 추구하는 국가적인 가치가 선명하게 설정되고 그 가치를 실천함이 애국임을 국민들이 공통으로 신념적인 인식을 함이다. 국민들의 애국심이 국가체제 수호에 가장 긴요한 하나의 요소다. 자국을 멸망 혹은 해치려고 하는 적대국에 대해 객관적 실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책을 마련함은 국가체제 수호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적에 대한 무관심, 무지, 왜곡인식은 국가 멸망의 큰 원인 중 하나다. 적의 객관적 실체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부단히 적을 멸(滅)하려고 하는 노력이 국가체제 수호에 필수적인 하나의 요소다.

적을 이롭게 하고 자국을 해치려는 이적성문화를 세척(洗滌)하지 않고 방치함은 국가체제를 훼손.멸망케 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다. 국가안보역량과 국가외교역량은 국가체제를 수호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같은 핵심요소들이다.   

국가체제를 수호하는 5가지 핵심요소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실천한 혹은 실천하려고 하는 외교·안보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1) 대한민국적 가치: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이 출범과 함께 선포한 헌법에 담겨 있는 구체적인 대한민국적 가치는 (1)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2) 자유민주주의 수호(반공산주의, 반사회주의, 반독재주의), (3) 시장경제·자본주의, (4) 법치주의, (5) 국민, 영토, 주권, 대한민국적 가치 수호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문 정부는 정부 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본원적인 속성(the quality of government) 때문에 외교적인 차원에서 대한민국적 가치를 선명하게 추구하기 어려운 한계성을 갖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적 가치 중 ‘자유민주주의 수호(반공산주의, 반사회주의, 반독재주의)’가치 추구에 선명하고 명쾌한 행보를 보이지 못함으로 인해 동맹국 미국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주도권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불신은 결과적으로 한미관계는 빙탄관계(氷炭關係)를 이뤘고, 중국에게 백기를 드는 ‘3불 입장천명’을 한 악수를 두게 되었다.

사드 문제로 악화된 한중관계를 복원시키겠다는 긍정적인 목표를 두고 추구한 ‘3불 입장천명’은 벌써부터 중국이 한국을 압박하는 중요한 도구로서 이용하고 있고 향후 두고두고 악용할 것으로 예상을 한다.

문재인 정부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간 빙탄관계는 결정적인 안보위기 도래 시 대한민국 체제 수호라는 차원에서 한미연합방위체제가 100% 가동되지 않을 수도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2) 적 실체에 대한 객관적 인식과 멸적 노력: 현재 북한은 대한민국에게 형제요 동포이자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협하는 대한민국의 분명한 주적(主敵)이다. 북한은 지구상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잔혹한 독재병영국가’이며, 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최고의 불량국가(Enigmatic Rogue State)이며, 강한 군사력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선군정치를 지상지고의 국가경영철학으로 고수하고 있으며, ‘북한 중심으로 한반도 전역을 통일하겠다’는 궁극적인 대남정책 목표를 보유하고 있는 정치집단이다.

그러나 문 정부는 ‘북한은 우리의 형제요 동포이지 우리의 주적은 아니다’라는 정서를 보유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주적으로 철저히 다스려야 한다는 외교·안보적인 기조보다는 ‘대화를 통해 각종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형제요 동포’라는 기본정서를 보유하고 외교정책과 안보정책을 추구한 사례를 이미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서방국가들이 북한을 강력한 제재 혹은 필요한 경우 선제타격을 가해서라도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문 정부는 한사코 반대하면서 북핵 해결책으로서 ‘대화’를 강변해 오고 있다. 이러한 문 정부의 주장은 결론적으로 중국의 주장과 일치되며 북한이 바라는 바이다.

문 정부의 북한에 대한 인식 미흡은 대북정책 및 북한 비핵화 정책에서 엇박자와 함께 서방국가들로부터 소외(Korea-passing)라는 결과를 초래케 했다. 지난 7월 중순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대화, 회담 무용론’의 주장이 강하게 논의되고 있었던 시점에 문 정부는 이와는 상치하는 ‘북한에 군사·적십자회담 개최 동시 제의’(7.17) 등 엇박자를 계속하면서 외교적인 소외와 동맹국, 우방국간 불신 심화라는 요소를 가중시키었다. 대한민국 수호 차원에서 부정적인 요소다.

3) 이적성 문화 세척: 이적성 문화란 적을 이롭게 하고 우리를 해침에 영향을 주는 문화다. 이적성 문화의 구체적인 면은 (1)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역사를 부정하는 문화며, (2) 반미친북(反美親北)적인 성향을 보유하고 있으며, (3) 한국과 미국의 이간(離間) 혹은 한국의 관(官)과 민(民)을 이간질하는 속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4) 한국의 국방안보역량을 훼손시키려는 속성을 보유하고 있다.

좌파 정부의 속성 중에 내포되어 있는 반미친북성이란 속성은 결국 이적성문화를 세척하기보다는 오히려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이 대한민국 체제 수호 차원에서 가장 우려되는 요소다. 이적성 문화는 외교의 질을 반미친북성을 짙게 하고 한미이간과 국방안보역량 훼손 행위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런 현상들이 외교·안보분야에서 불소하다. 문재인 정부 핵심 참모를 통해 “북핵동결-한미훈련중단 어려우면 한미훈련 축소 모색하자”(2017. 9. 14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국회서 강연), “참수작전부대는 우리 군에서 공식적으로 쓰지 않는 용어이기에 향후 보도부터는 ‘특수임무여단’이라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라” (2017. 12. 8 합참본부)는 주장 등은 북한의 주장과 거의 동일하거나 북한이 선호하는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 미국의 사드 배치 반대, 북한의 핵을 절대로 강박으로 해결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이적성문화 속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주장들은 결국 북한이 가장 바라는 바의 주장들이며 대한민국의 체제 수호에 결정적인 손상을 초래케 하는 요소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4) 국가안보역량 강화: 국가안보역량이란 국민, 영토, 주권, 대한민국적 가치를 잘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국가안보역량은 국가 내부적인 역량과 국가 외부적인 역량으로 대별할 수 있다.

지혜로운 국가안보전략은 국가 내부적으로 국방력을 강화하고 국가 외부적으로 동맹국의 안보역량을 최대로 활용하면서 적대국 및 준적대국의 안보역량을 약화시키는 전략이다.

그리고 국가안보를 결정적으로 위협해 오는 적의 위협에 대해서는 대화로 해결을 하면 제일 좋지만 대화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무력 사용도 불사하는 것이 국가안보전략의 기본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관련 문제점은 국가안보역량에 ‘국가주권 개념’을 강하게 적용하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국 안보’를 강조하지만 실제 구체적인 안보정책에서는 조속한 시기 내에 한미동맹에 의존하는 안보역량을 벗어나 자주적인 국방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자주적인 국방력 확보가 조속하게 달성되면 그 이상 더 좋을 것이 없다. 그 이유야 어디에 있든 현재 남북한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포함 한국의 자체적인 국방력으로서는 도저히 북한 군사력을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비대칭 현실이 있다.

단시간에 자주성이 도저히 확보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 하에서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절감하면서 한미 간 결속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는 일이다. 그러나 문 정부는 “한반도 주인은 우리”, “우리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 못해. 모든 것 걸고 전쟁만 막겠다” 등을 강조함으로써 직간접적으로 미국과 상당한 잠재적인 갈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 갈등의 구체적인 예가 지난 8월 23일 문 대통령의 “한국 동의 없이 군사행동 불가” 주장에 대해 전 주한미군사령관들이 “주한미군 아닌 군사력 동원하면 한국동의 없이도 북한 타격할 수 있다”고 반박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북핵 폐기 문제를 두고 한국은 동맹국 미국과 사실상 많은 잠재적인 갈등을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미 정부의 정서는 “북한이 핵위협 계속하면 전술핵 재배치도 한국 선택”(8.19 퓰너 헤리티지재단 회장, 강인선 조선일보 기자 인터뷰),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하게 파괴할 수 밖에 없다”(9.19 트럼프) 등 주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전술핵 반입 동의 안 한다” “북핵에 우리도 맞서면 남북 간 평화유지 어려워...제재·대화 병행정책 유지”, “대규모 군사작전은 무고한 시민들을 죽게 한다”, “우린 북한 정권교체도 바라지 않고 흡수통일 구상도 갖고 있지 않다”라는 주장을 함으로써 한미상호간 신뢰구축 약화와 자유우방국 공조 전략·전술에서 한국 제외(Korea-passing)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대한민국 체제 수호에 결정적으로 부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5) 외교 역량 강화: 외교란 한나라가 외국과 교섭하는 경우 그 기술 또는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외교역량이란 외국과 교섭하는 기술.활동역량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며 본 외교역량은 국가를 수호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좋은 외교역량은 자기 나라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주지하고, 교섭국의 상황도 정확하게 파악한 후 자국의 국가이익, 국력 증대를 위해 노리는 외교적인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외교역량을 의미한다.

문 정부는 출범 이후 남북관계, 동맹국과 관계, 주변국들과 관계에서 엇박자적인 행보들을  초래케 하는 외교정책을 많이 표출시켰다. 북한과는 일방적으로 대화를 애걸하는 정서를 보이면서 많은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고, 미국과는 사드 문제, 북한의 비핵화 문제, 한반도 평화확보 문제 등을 두고 소위 ‘빙탄 상황’을 만들어놓고 있다. 중국과는 한국 스스로 ‘3불 입장천명’을 해 두고두고 발목이 잡힐 실책을 범했다. 일본과는 ‘위안부 합의 수용 불가’를 주장하면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관계를 만들었다.

▲ 지난 12월 5일 강경화 외교장관이 미국 CNN 방송에 출연해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강 장관은‘북한의 핵 탄두 미사일 장착 기술이 완성했다고 할 핵심 증거가 없다’고 발언했다. / CNN 방송 캡처

엇박자 외교, 불안한 안보

지난 7월 6일 문 대통령이 독일에서 선언한 ‘베를린 평화 구상’은 지구촌의 수많은 나라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초강력제재.군사적인 행동조치 등을 거론하고 있었던 시점에 ‘흡수통일 등 인위적 통일시도 배제와 평화 추구’, ‘북한 체제 안정을 촉구하는 한반도 비핵화 추구’,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추진’, ‘북핵 해결을 위한 한반도 경제공동체 추진’, ‘정치· 군사적 상황과 분리한 정치·민간교류 지원’ 등의 주장을 함으로써 상당한 부정적인 비판을 받으며 북한의 비핵화를 갈구하는 나라들로부터 불신을 고조시켰다.

외교·안보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는 ‘지피지기(知彼知己)’이다. 나의 역량과 상대방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함이 근본 중 근본이다. 문 정부는 우선 북한의 객관적 실체가 어떤 것인가를 정확하게 이해함이 외교·안보 차원에서 해야 할 제일 화급한 사항이다. 그리고 동맹국 미국은 어떤 역량과 가치를 구비하고 있는 나라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또한 중국의 실체는 우리 대한민국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나라인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일본과 러시아의 실체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합리적인 대북정책도 나올 수 있고, 자유우방국가으로부터 소외되지 않을 수도 있고, 중국으로부터 무시당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동시에 대한민국을 수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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