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 언론들, “문재인 대통령은 친중파”
美 주요 언론들, “문재인 대통령은 친중파”
  • 전경웅 미래한국 객원기자
  • 승인 2017.11.2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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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폭스뉴스, 데일리 비스트 이어 WSJ은 논설로 문재인 ‘친중 태도’ 비판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국내 언론에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냉정한 비판이 거의 사라졌다. 이후 지금까지 6개월 동안 여론조사마다 지지율이 70%를 훌쩍 넘기자 언론이 ‘댓글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비판적인 보도가 없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에 국내 언론에서 사라진 보도는 또 있다. 바로 친중파 비판과 중국으로 인한 대기오염과 무역 불균형, 범죄 등에 대한 보도들이다. 그래서일까. 지금까지는 일면 한국보다 더 친중적이었던 미국 우파 매체들이 한국 정부의 친중적 태도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 선봉에는 중국계 미국인 고든 창 변호사가 나섰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월 13일‘제31차 ASEAN 정상회의’가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 소피텔 호텔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장 앞에서 만나고 있다./ 연합

중국계 미국인 고든 창 변호사의 일침

고든 창 변호사는 1951년, 중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계 조상은 중국 장쑤성 루가오 출신이고, 모계 조상은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창 변호사는 2001년 이미 <다가오는 중국의 몰락>이라는 책을 써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이 책에서 그는 중국공산당의 부정부패와 독재체제를 비판하며 중국 민주화를 주장했다. 2006년에는 <핵을 가진 북한>이라는 책을 통해 북한의 핵전략을 분석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한반도와 중국 문제에 대해 칼럼과 논평으로 유명해진 창 변호사는 방송 등에 출연해 미국의 대북전략과 대중전략에 많은 조언을 해 왔다. 이런 그가 지난 11월 6일(현지시간) 폭스 뉴스에 출연해 한국 정부, 정확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중적 태도를 비판했다.

창 변호사는 지난 11월 6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 기고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동아시아 순방 기간 동안 일본과 한국의 상반된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뜨거운 모습’을 보여주며 우애를 과시한 반면 한국에서는 그런 특별한 순간이 없었다”면서 “일본과는 달리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한국의 지도자는 딱히 미국 대통령을 반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창 변호사는 “사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의 지지 세력이 보여주는 모습을 떠나서 보더라도, 지금까지 한국이 가진 대통령 가운데 가장 반미적이고 친중적이며 친북적인 지도자”라면서 “그의 옛 상사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도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세계관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하는 역할을 맡는다”면서 “미국이 자국을 지켜주는 유일한 국가인 반면 중국은 그들의 적인 북한의 무기 개발을 지원하는 세력임에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창 변호사는 “한국에서 소위 진보성향 지도자들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진보성향 지도자의 뜻에 따라 더 이상 한미동맹을 악화시키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친중적이라고 보는 이유로 사드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 간의 갈등 양상을 꼽았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중국이 사드를 빌미로 한국 기업을 괴롭히고, 한국 관광을 금지하고 한국 상품의 수입을 막는 동시에 북한에게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부품들을 수출하고, 대북제재로 부족해진 물자를 공급하는 식으로 한국을 압박했음에도 문재인 정부는 중국에 아무런 대항도 하지 않고, 오히려 중국에 3불 원칙을 공개적으로 약속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美한반도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 “문재인의 친중 정책 우려”

창 변호사는 예비역 육군 특수부대 대령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 교수를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군사적 방어역량과 미국의 정치군사적 행동에 제한을 두는,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데이비드 맥스웰 교수는 “문재인 정부 사람들은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국 대통령에게 있다고 오해하고, 한미연합사령부가 한국과 미국 대통령으로 이뤄진 ‘군사위원회’의 명령을 받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한미연합사에 대해 이미 미국 대통령과 동등한 권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창 변호사는 데일리 비스트에 기고문을 실은 날 폭스뉴스에도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은 친중·친북 성향”이라고 주장했다. 창 변호사나 데이비드 맥스웰 교수 등만이 문재인 정부를 친중이라고 불렀다면 소수 의견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튿날에는 미국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사설을 통해 ‘중국에 조아리는 한국’이라는 사설을 내놨다

WSJ는 “한국 정부는 사드 미사일과 민주주의 동맹을 동굴에 밀어 넣었다”며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전후로 보여준 행동을 비판했다. 또한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대단한 협력’을 하고 있다며 그를 칭찬했지만, 한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그렇게 믿을 만한 어떤 행동도 보여주지 않았고, 회담 전후 행동을 보면 ‘믿을 수 없는 친구(unreliable friend)’라는 점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WSJ은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며 직접 대화를 제안하는 등 김정은을 달래고만 있다”면서 “그가 연간 1억 달러의 외화를 북한에게 안겨주는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나쁜데 여기에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반하는 행동을 광범위하게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믿을 수 없는 친구”

WSJ이 지적한 ‘문재인 대통령의 나쁜 행동’이란 ‘버릇없는 김정은 정권을 돕고 있는 중국의 압력에 굴복해 사드를 포함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더 이상 배치하지 않기로 한 3불 원칙을 제시했다‘는 점이었다.

WSJ은 올해 초 미국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사드를 배치하자 중국 정부가 자국 핵미사일 기지까지 감시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던 사실을 설명하면서 “중국은 한미 관계가 더욱 가까워지는 것에 큰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동아시아 순방 동안 계속 외쳤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비전으로, 한미일 동맹을 더 가까워지고 깊어지게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면서, “만약 한국이 일본과의 협력 유보를 철회할 경우 아시아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계획에는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중국이 이런 점 때문에 올해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을 사드를 빌미로 해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계속 압박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 대변인과 관영 매체들이 “한국이 한중관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연일 한국 정부를 비난한 일과 중국 정부가 자국 내 한국 기업의 마트를 폐쇄하고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가로 막은 점, 한국 드라마 수입을 금지한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WSJ은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은 중국과 사드에 대해 협의한 내용을 밝혔다”면서 “지난 주 문재인 대통령은 고개를 숙였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 10월 31일 3불 원칙, 즉 사드 추가 배치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편입을 포기하고,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말했다.

이 신문은 ‘현재 한국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 6기는 수도권까지는 방어할 수가 없다’면서 ‘한국은 또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도 참여하지 않고, 일본과 군사적 협력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향후 북한이 압도적인 수의 미사일로 서울을 공격할 때는 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결국 중국은 미국과 그 동맹국이 유럽에서의 NATO와 같은 방어전선을 형성하려는 시도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세상은 알지만 언론·정치권은 말하지 않는 ‘친중 세상’

WSJ은 ‘문재인 대통령은 (안보를 희생한 대가로 중국에게) 무엇을 얻었느냐’고 반문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펼치는 균형 외교는 현재 자신에게 압력을 가하는 중국과 자국을 돕는 동맹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는 김정은에 맞서는 동맹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든 창 변호사나 WSJ의 지적은 사실 제주해군기지 건설, 불법체류자 범죄 등을 기화로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나오는 이야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내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북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김정은 정권의 북한 주민 인권 유린 문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비판 등에도 나름대로 주장을 펼쳤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논조의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 한국 언론들이 거의 보도하지 않는 내용이 있다. 바로 중국에 대한 비판이다.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 가운데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늦가을부터 봄까지 불어 닥치는 중국발 스모그 문제도 제기하지 않는다.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발 미세먼지’ ‘중국발 스모그’라고 부르던 언론들이 지난 10월 하순부터 중국에서 날아드는 스모그를 두고서는 ‘황사’라고 보도한다.

한반도 근해까지 와서 각종 어족을 싹쓸이해가며 씨를 말리는 중국 불법 어선들에 대한 비판이나 문제 제기도 거의 사라졌다. 오히려 “최근에는 중국 어선들이 한국 해양경찰에 저항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더 나온다.

공중파 3사에서는 중국을 찬양하는 콘텐츠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KBS의 경우 2017년 1월 ‘슈퍼 차이나’라는 장편 다큐멘터리를 통해 중국을 ‘찬양’하다시피 해서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불평을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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