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T.O.R.Y. 김상철!
V.I.C.T.O.R.Y. 김상철!
  • 미래한국
  • 승인 2017.05.18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동현 평화교회 담임목사

1994년 봄 유난히 따뜻하던 주일, 내가 섬기고 있는 평화교회에 간증강사로 오신 김상철 당시 집사님이 내게 이런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목사님! 목사님은 우리 민족의 현실적인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때 두 가지로 답변을 한 기억이 납니다. 첫째, 역사의식의 부재 특히 기독교인들이 많은 나라이면서도 현실과 민족의 장래를 분별하고 판단할 수 있는 성경적인 역사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는 점이었습니다. 둘째, 소통의 부재 특히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와 평민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것 같다고 내 소견을 얘기했습니다.

아마 시골 목회자의 입에서 나온 대답치고는 의외였던지 그 일을 계기로 우리는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역사문제, 민족의 장래문제 등 많은 이야기들을 밤이 맞도록 시간을 할애하며 꽤나 여러 번 깊은 대화를 나누고 대화에 대화를 거듭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의견이 모였습니다. 목회자는 성경적인 전문지식과 식견은 있으나 현실문제 인식에 약하고, 평신도로서 각계각층에서 지도자로 섬기고 있는 사람들은 각 분야 전문가요 지도자이면서도 성경적인 현실의 해석과 적용에서는 비전문가라는 점, 목회자와 각계의 평신도 지도자들이 함께 정례적으로 모여 현안들을 성경적으로 재조명하고 기도 제목을 도출해 함께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모든 이들의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목회자들은 평신도 지도자들의 현실인식에 대한 강의를 들으므로 서로 소통해 성경에 근거한 기도제목을 찾아 민족을 위해 함께 순수하게 기도하는 모임을 만들 필요를 절실하게 공감했던 것입니다. 이에 시편 126편의 말씀을 근거로 비전126기도모임을 만들어 섬기기로 한 것입니다.

이종윤, 권혁구, 손동아, 이영배, 차정운, 조희완 등의 목사님들과 함께 기도 운동을 시작해 오랜 세월을 한 주간도 빠짐이 없이 함께 매주 금요일 모여 기도하고 국가에 특별한 사안이 발생하면 함께 청계산에 올라 무릎 꿇고 부르짖어 산기도로 하나님 앞에 통곡하던 기도의 동지, 꿈과 열정의 사람이었던 진정한 큰 믿음의 용사, 김장철 장로님!

할 일이 산적한데 생각지 못한 지병으로 우리 곁을 훌쩍 떠나신 지 어언 1년, 시간이 갈수록 당신의 빈자리는 더 큰 그리움으로 솟구쳐 오르고 요즘 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보면서 당신께서 얼마나 정확하고 예리한 통찰력과 예견력을 가진 하나님의 사람이었나 하는 것을 절감합니다. 이제 당신을 못 잊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께서 남기신 아름다운 믿음의 향기와 민족의 장래를 걱정하며 흘리던 눈물과 땀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20여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뜨거웠던 우리의 꿈과 열정들을 새롭게 하고자 합니다.

내가 본 김상철!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는 시대의 남은 자였고 하나님의 은혜 입은 자로 그 믿음으로 살다가 그 믿음을 남기고 주님의 품에 안긴 승리자입니다. 비록 원하지 않는 지병을 얻어 우리의 곁을 아쉽게 떠나가셨지만 장로님은 분명 믿음의 승리자요 요한계시록에 이긴 자에게 약속하신 그 말씀대로 주님의 품안에서 안식과 영화를 누리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승리(VICTORY)라는 영어 단어를 따라 내가 본 김상철 장로님을 다시 한 번 추모하며 그 뜻을 계승발전 시킬 것을 다짐하고자 합니다.

빅토리, 김상철!

V : VISION 그는 비전의 사람이었습니다.

변호사일로 그리고 여러 사회단체 섬기는 일로 누구보다 분주한 사람임에도 입을 열면 한 마디 한 마디 속에 성경에 근거한 비전이 용암처럼 들끓고 있었던 비전의 사람, 누구든지 그를 만나 몇 분간만 대화를 나누게 되면 김상철이라는 믿음의 용사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민족을 향한 비전이 선명하게 전해져 오는 것을 느끼게 만들고 동역하고 싶도록 만든 진정한 비전과 꿈의 사람, 그 꿈이 개인적인 정치적 욕망이 아닌 민족을 향한 진정한 사랑이었기에 다른 사람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아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중보기도회를 만들어 15년 세월을 한 주도 빠짐없이 나와 기도하던 진정한 비전의 사람, 기도하며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구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감동을 따라 밝고힘찬나라운동을 비롯해 미래한국 창간에 이르기까지 실로 지칠 줄 모르는 비전으로 살다간 사람입니다. 꿈을 꾸며 꿈을 나눠주고 그 꿈을 우리에게 남기고 간 분이셨기에 요즘 들어 더 김상철 장로님의 큰 자리가 그립습니다.

I : IMPRESSION 그는 감동을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유능한 변호사로, 전 서울시장으로, 한미우호협회 회장 등 여러 직함과 지위로 대접받고 권위를 부리기에 충분한 이력과 경력을 가졌음에도 그는 누구를 만나든지 겸손하고 따뜻하고 공평했으며 불의 앞에서는 추상같았습니다. 그렇기에 시간이 갈수록 형님이라고 부르고 싶은 감동을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김상철 장로님을 만난 이후 그분이 가지셨던 감동을 주는 자세 한 가지를 배워 나도 이젠 내 삶의 스타일이 된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목회자와 대화를 나눌 때면 늘 작은 수첩을 꺼내 놓고 상대방이 하는 한마디로 놓치지 않고 메모하는 겸손과 배우려는 자세입니다.

훨씬 연배가 어린 나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늘 수첩을 꺼내 놓고 순간순간 메모하며 배우려는 겸손한 모습은 나로 하여금 함부로 말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늘 깊이 기도하며 조심스럽고 덕스럽게 한 마디 한 마디를 표현하게 만들어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 이후 오랜 세월을 동역하고 동행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교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누구에게나 한결 같이 겸손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일관되게 지켜 오는 모습은 이제 다시금 누구에게도 받을 수 없는 진한 감동으로 되살아납니다.

C : COMMUNICATION 그는 소통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여러 가지 맡은 일로 누구보다 바쁜 사람이었음에도 크리스천으로서 깊은 성경적인 시각과 그 말씀에 근거한 거룩한 보수의 대부 같았던 시대의 버팀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누구와도 열린 마음과 자세로 소통하려 애썼습니다. 특히 기독교 내에서 목회자와 평신도 사이의 간격을 말씀과 기도로 더 가깝게 동역하고 동행할 수 있도록 비전126중보기도 운동을 조직한 것이 인생의 후반전에 가장 심혈을 기울여 헌신했던 사역이 아닐까 합니다. 그는 진정 소통의 사람이었음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과 소통하고 신분과 지위 직분을 초월해 믿음 안에서 함께 누리며 민족을 위해 무릎 꿇고 기도함으로 소통하는 일에 앞장섰던 사람, 불의를 보면 약자의 편에 서서 함께 외쳤던 소통의 사람, 요즘처럼 자기 이익과 주장을 외치는 모습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대에 진정 당신의 그 소통하는 정신과 자세가 더 그리워집니다.  

T : TRAINING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쳐 복종시키며 경건의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였습니다.

그는 한미우호협회 회장으로서 한국과 미국의 건설적인 관계 증진을 위해 노력하던 중 탈북난민을 위한 1000만 명 서명운동을 벌여 그 서명 명단을 가지고 미국 의회에 가서 연설도 하고 비전126 중보기도운동 동지들 33명을 이끌고 뉴욕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수십 번 외국을 방문한 마일리지로 좌석을 업그레이드해서 편하게 비행할 수 있었음에도 동지들과 함께 좁은 이코노미 좌석을 배정 받아 긴 여행과 빡빡한 일정에도 자세 한번 흐트러트리지 않고 반듯하게 앉아 본을 보였습니다.

피곤한 일정 속에서도 말씀과 기도하는 일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모습, 공무로 외국 출장을 다녀온 날에도 어김없이 새벽에 일어나 비전126기도모임 앞자리에 나와 기도의 본을 보여 주셨던 모습은 그야말로 경건의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이고 편하게 믿으려는 사람들이 많은 이 시대 어떻게 경건의 훈련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모델이셨습니다.

기도하자는 사람들도 많고 기도하라는 사람도 많지만 정작 자신이 자신을 쳐 복종시키며 경건의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모본을 보이는 지도자들이 적은 이 시대에 김상철 장로님은 정말 우리가 닮아야 할 경건 훈련의 모범 그 자체이셨습니다.

O : OBEDIENCE 그는 복종의 사람이었습니다.

누구나 단체의 장이 되기를 원하고 공동체의 지도자의 자리를 누리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그는 비전126기도회를 이끌면서도 늘 섬김위원으로 섬기되 성경 말씀대로 피차에 복종하라는 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한 사람이었습니다. 오랜 세월 함께 기도운동을 펼치며 춘천으로 청주로 부산으로 해외에까지 동행하면서 누구에게도 단 한 번도 권위적이고 일방적으로 지시한 적이 없이 서로 존중하며 피차에 자신에게 부여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복종하는 모습으로 일관되게 섬겨 오신 분이셨습니다. 아! 그는 진정한 주님의 종이었고 섬김의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알고 실천하며 남겨주신 하나님의 사람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R : RESPONSIBILITY 그는 책임의 사람이었습니다.

비전126중보기도모임을 출범시키기 위해 한경직 목사님에게 문안하며 말씀을 드리기 위해 남한산성으로 방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 아직 풀리지 않는 겨울 남한산성은 한파가 대단했습니다. 남한산성에 도착했을 때 한경직 목사님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아직 기상하기 전이셔서 사택 옆 비닐하우스에서 목사님을 기다리며 30여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얼마든지 다음으로 약속하고 돌아올 수 있을 터인데도 끝까지 한경직 목사님에게 말씀을 드리고 고견과 허락을 받으려는 자세와 실천하는 모습을 보며 무슨 일이든 분명하고 명확하게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전국 각 도시에 성시화 운동의 기도 불을 붙이며 비전126기도 모임을 확산시켜 나갈 때 그는 단 한 번도 약속한 시간과 장소를 어긴 적 없이 책임을 다했습니다. 그랬기에 기도모임뿐 아니라 그가 섬겼던 수많은 일들이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을 봅니다. 상황을 따라 믿음의 지조도 의리와 신의도 헌신짝처럼 쉽게 져버리는 이 시대에 정말 책임을 다하는 제2의 김상철 장로님과 같은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일어나기를 소망해 봅니다.

Y : YES 그는 긍정의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사회와 현실들을 보면 분노스럽고 절망적인 상황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약속을 신실하게 붙잡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구하여 늘 ‘예스’라고 말하며 밝고 힘찬 표정과 당당함으로 긍정적인 삶을 살아서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던 이 시대의 긍정의 힘이었던 큰 용사 김상철! 그분이 흘린 눈물과 땀방울이 반드시 하나님의 때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어져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가 강 같이 흐르고 온 국민의 입가에 웃음이 가득한 날을 기대하며 당신이 떠나신 1주기를 맞이하며 오늘은 당신을 형님! 이라 부르며 마음껏 울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든 동지들은 맑고 힘차게 웃을 것입니다 우리 함께 기도하던 그 절규들을 하나님께서 들으셨음을 믿으며 하나님의 때에 응답으로 역사하실 것을 믿기에.

김상철 장로님! 당신은 진정한 믿음의 용사요, 선한 싸움에 승리한 승리자이십니다. 주님 앞에 다시 만날 그날을 소망하며 당신의 남긴 그 향기와 비전들을 계승 발전시키는 일에 힘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이제야 격의 없이 한 번 소리쳐 불러 봅니다.

형님! 그립습니다.

장로님! 사무치도록 보고 싶습니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