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 前 보건복지부 장관
저와 김상철 변호사와의 첫 인연은 1985년 박세일 교수를 통해서입니다. 몇몇 분들이 당시 야당 총재인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정책자문을 하고 있었는데 박세일 교수의 권유로 같이 참여하면서 김 변호사를 알게 됐습니다. 이후 2000년대 초반 김 변호사가 주간지 ‘미래한국’을 발간하면서 다시 인연을 맺게 됩니다.
미래한국의 편집회의를 매주 하면서 의기가 투합해 2005년 2월 ‘자유지식인선언’을 함께 결성 발족했습니다. 국무위원 경험이 핑계가 돼 저를 선임공동대표로 하고 김 변호사와 박성현 서울대 교수가 공동대표가 돼 자유지식인선언이 출범하게 되는데 대외적으로는 제가 선임공동대표였지만 실질적인 선임은 김 변호사께서 하셨습니다.
김 변호사님과는 자유지식인선언을 통해 함께 많은 일을 아주 즐겁게 했습니다. 좌파의 계속적 집권으로 사회는 분열되고, 경제는 침체하고, 안보는 위협에 처한 당시 상황에서 정체성을 ‘정통보수’라 내세운 자유지식인선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통한 자유의 보장,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통성을 위한 헌법체제의 수호, 국민통합에 의한 통일선진국의 건설이라는 3대 목표를 기치로 출범했습니다. 자유지식인선언이 강도 높게 ‘보수의 길’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세 공동대표 모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최상의 체제라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2005년 2월 출범 당시에는 500여명으로 출범했으나 2008년 8월에는 1053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었습니다. 3년 6개월 동안 13차의 정책 심포지엄 개최, 14번의 성명서 발표, 3번의 시국토론회 개최, 6번의 라운드테이블 개최, 2번의 하계 워크숍 개최, 104회의 이슈 페이퍼 발간, ‘한국 국민에 고함 : 미래 한국을 준비하며’의 출판, 미래지도자과정 2회 개최, 통일한국청년리더십과정 3회 개최, 자유시민리더십과정 2회 개최 등 참으로 다양한 활동을 매우 활발히 전개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힘이 들어 자유지식인선언 활동을 결국 접었습니다만 그 당시로는 나름대로 굉장히 애써서 활동을 했습니다.
지금도 활동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자유지식인선언을 출발시키면서 김상철 변호사와 서로 밀약한 최종의 목표는 자유지식인선언을 한국 최고의 세계적 연구기관(think tank)으로 발전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꿈이 실현되기 전에 김 변호사는 하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지나고 보니까 사실은 굉장히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지금도 그 자유지식인선언이 계속 활동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근자에 와서 특히 김 변호사가 소천하신 이후에 제가 참으로 가슴이 저리도록 안타깝게 느끼고 있습니다. 같이 구상했던 연구소도 결국 김 변호사가 안 계시니 저로서는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우리 주위에 오늘날 진정한 애국자가 없는 건 아니지만 많지 않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김상철 회장님은 늘 정의를 앞세워 국가를 걱정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진정한 대한민국의 애국자였기에 저는 김 회장님을 늘 존경해 왔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김상철 변호사는 지성의 사나이였습니다. 보통 사회운동을 한다는 사람들 소위 말하는 운동권은 사실 지성하고는 거리가 좀 먼 것이 분명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제가 봤을 때 김상철 변호사는 무엇보다도 의지에 못지않게 본인이 확고한 지성 속에서 판단해 애국하는 애국자였다고 생각합니다.
교분해 보신 분들은 다 알고 계시지만 김상철 변호사는 참으로 부지런했습니다. 저도 스스로 부지런하다고 자만을 하고 있었는데 김 변호사를 볼 때마다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내 생활을 좀 더 다져야겠다고 다짐하곤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부지런함 때문에 건강을 잃고 일찍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김상철 변호사는 참으로 훌륭한 씨앗을 뿌리고 스스로 훌륭한 씨앗이 된 채로 소천을 했습니다. 저는 힘이 약하지만 이제 남아 있는 여러분들께서 그 씨앗에 물과 거름을 주어 훌륭히 키워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길이 분명히 있고 성공할 것을 확신합니다. 그래서 김상철 변호사의 큰 뜻인 남북통일을 포함해서 또 주님을 믿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찾는 이 모든 일들이 훌륭히 완성돼 하늘에서 김상철 변호사를 다시 뵐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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