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뒤 잘린 최순실 통화 녹음. 누가 무엇을 훔쳐서 조작해야 한다고 한 건지 알 수가 없어. 통화 녹음파일 전체 공개해야.
14일, 민주당 박영선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제3차 청문회에서 최씨가 독일에서 귀국하기 전 지인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지침을 내린 정황이라는 취지로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 파일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최순실이 마치 지인에게 ‘타블렛PC를 훔쳐서 조작한 것으로 몰아가야한다’고 지시하는 듯한 내용이다. 언론사들마다 이 부분에 대한 녹취에 차이가 있다.
이 부분을 <미래한국>이 정확히 옮겨 본 결과, 그 워딩은 “그러니까 고(영태)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 걔네들이 이게 완전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저기..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것을 몰아야 되고..”이다. 이 녹취는 JTBC가 자막으로 방송한 부분과 일치한다.
반면 채널A의 경우, 이 부분을 “이게 완전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것으로 몰아가야 되고..”라며 자막을 통해 방송했다.
언뜻 보면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한 것을 몰아야 한다.”와 “~한 것으로 몰아가야 한다”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전자는 어떤 사실을 ‘몰아부쳐야 한다’는 뜻으로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는 의미고, ‘몰아가야 한다’는 의미는 날조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최순실은 지인과 통화했을 때 녹취된 부분 앞에서 “000가 000를 훔쳐서 조작한 것이다”와 같은 팩트를 말했다고 봐야 한다. 그래야 녹취 부분, “훔쳐서 조작한 것을 몰아야 되고..”라는 말이 통화자에게 이해가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부분이 만일 ‘내 타블렛PC를 걔네들이 훔쳐서 조작한 것으로 몰아야 된다’라는 것이었다면 녹음자나 박영선의원이 그 결정적인 부분을 공개하지 않을 리가 없다. 문제의 타블렛PC가 최순실의 것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순실이 통화에서 ‘누가 누구의 무엇을 훔쳐서 조작한 것’인지를 말했을 터인데, 이 부분이 공개되지 않아 정확히 그 의미를 알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훔쳐서 조작한 것으로 몰아가야 한다’는 말이 의미를 가지려면 누가 무엇을 훔쳤다는 것인지 언급되어야 실체를 알 수 있을 것이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최순실 녹음 파일은 또 다른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녹취 파일 전체가 공개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와함께 음성 전문가로부터 최순실녹취 파일에 대한 조작의혹도 불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천안함 유언비어’ 박영선 의원, 이번엔 최순실 유언비어 퍼뜨리기?)
박영선의원의 국정조사 의정활동에 신뢰가 가지 않는 이유가 있다.
박영선 의원은 2010년 4월, 천안함 국정조사에서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 천안함 장병 구조 수색 중에 숨진 故한준호 준위 유족에게 흰봉투를 전달하는 사진을 제시하며 “왜 연합사령관이 금일봉을 주느냐”라고 따졌지만, 그 흰봉투는 위로편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함이 미국의 핵잠수함과 충돌해서 침몰했다는 루머를 사실로 오인해 빚은 황당한 해프닝이었으나 이는 미군사령부에 전화 한통만 했어도 확인할 수 있는 문제였던 것이다.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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