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해체인가 점진적 개혁인가
전경련 해체인가 점진적 개혁인가
  •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 승인 2016.11.1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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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보는 눈

구조가 잘못되어 발전을 저해하는 구조악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 그러나 그 제도가 운영자의 미숙과 과실로 창립 본연의 목적과 달리 경영되었다면 점진적 개혁을 단행해 본연의 제도로 진입하기보다, 급자기 해체해야 한다는 논리는 합당하지 않다.

1961년 故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올바른 경제정책 구현과 우리 경제의 국제화를 촉진한다는 목표로 창립되었다. 

지난 55년 동안 전경련은 기업가 정신 확산을 위해 힘써왔고, 우리나라 산업화의 뒷받침해 왔으며, 정부의 경제정책 법과 제도 방안을 건의하기도 했다. 저성장 경제위기에 대응하고, 주력산업 경쟁력을 제고했으며, 미래성장 동력 발전과 국제 경제협력 확대 그리고 차세대들에게 경제 교육을 하고 사회 공헌을 하는 등 수많은 실적을 쌓아 올렸다.

최근 전경련이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에 말려 위기를 맞은 것은 매우 유감이다. 전경련의 정경유착을 비난하는 야당에서는 전경련 무용론까지 들고 나왔고, 회원단체인 9개 공공기관(한국전력,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석유공사, 가스공사, 서부발전, 에너지공단, 석유관리원, 산업단지공단, 선박안전기술공단)이 전경련을 탈퇴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으로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은 재벌이익 단체에서 전부 탈퇴해야 된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주요 그룹 총수들의 잦은 불참하는 전경련 회의도 문제가 있지만, 상근부회장이 조직을 장악하면서 정경유착의 온상인 것처럼 공격을 받게 되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이 있다. 필요에 의해 만들어 놓은 전경련이 운영자의 미숙 또는 과실로 다른 길로 갈 때에는 꾸준한 설득과 대화로 자발적 동의를 얻어 개혁해 나가는 소위 침투작전(permeation)을 무시하고, 무용론이나 해체론부터 들고 나오는 숨가쁜 결정을 요구한다.

설득의 대상은 생산자와 소비자로 분류할 때 그 강조점을 소비자에 둬야 한다. 시민 개념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마르크스주의와 대조를 이루는데 자본주의에서는 노동자를 역사 발전의 주체로 보지 않는다.  소비자 또는 시민이 충분히 계몽되고 교양 있는 인간으로 성장해 이들이 중심이 되어 사회를 조직, 운영한다면 모든 악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다수가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정부’ 이래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자유 대신 평등을, 성장 대신 분배를 중시하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된 우리나라에서, ‘참여정부’에서도 자유 대신 평등에 역점을 두고 대기업을 억제하고 시민들의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갔다.

자유시장경제를 주창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사회적 시장경제가 아니라는 것은 역사는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잘못된 점은 개혁하고, 해체나 무용론과 같은 극단적 처방은 현명한 방안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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