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까지 김 씨 발언 지원에 나서
가뜩이나 하루하루 푹푹 찌는 무더위에 숨 막히는 요즘, 한반도 사드 배치 관련 논란의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그런데 여름 날씨보다 더 뜨거운 사드의 불길 속에 다시 한 번 기름을 뿌린 방송인이 있었다. 바로 유명 예능인 김제동 씨다.
▲ 경북 성주에 내려가 사드 배치 반대 발언을 하는 김제동 씨. |
‘안보를 위해 총칼을 드는 시대는 지났다’, ‘대통령,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도 외부세력.’ 지난 8월 5일 사드 반대 투쟁의 성지(聖地)인 경북 성주를 찾은 예능인 김제동 씨가 사드 반대연설에서 한 말이다. 순발력과 유머 감각으로 시청자들에 웃음을 주던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기에는 어색한 정치 발언이다.
그의 발언은 이렇게 이어졌다. “하도 종북(從北)이라 그래서 나는 ‘경북’이다 이 ××들아 그랬습니다.” “뻑 하면 종북이랍니다. 여러분들도 이제 종북 소리 듣잖아요.”
우리 국민들 중에 예능인이고 방송인인 김제동 씨를 ‘종북 간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 소수의 말에 저토록 흥분하는 김제동 씨가 오히려 더 이상하게 보인다.
북한 ‘우리민족끼리’, 사드 반대 김제동 지지
더욱이 지역적 이익 차원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나선 비(非) 이념적인 성주 주민들을 ‘종북 세력’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더더욱 없다. 그런데 김제동 씨는 성주 군민들에 대한 종북 프레임을 스스로 설정해 놓았다. 그리고 본인을 그 속에 포함시켰다. ‘경북 성주=종북, 그렇다면 김제동≠종북’ 이라는 요상한 방정식을 만들어 내어 성주 군민들의 울분을 쥐어짜고 있는 것이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방송인 김제동 씨의 발언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연예인에 대한 감수성이 큰 젊은 네티즌들이 좌(左)우(右)로 나뉘어 들끓게 됐다.
그런 가운데 북한까지 이 틈에 끼어들었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김제동 씨를 응원하고 나선 것이다. 김제동 씨가 종북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김제동을 추종하는 형국이다. 다음은 ‘우리민족끼리’에서 김제동 씨를 지지한 내용이다.
‘제 손으로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은 사람이 오죽하였으면 박근혜 ×에게 《쩍하면 <종북>이라고 한다. 이 xxx들아》라며 《대통령도 외부세력이다》라고 저주하였겠는가. 그런데 이러한 민심의 분노에 귀를 기울일 대신 박근혜 ×이 주절거리는 대로 젊은 방송인(김제동)에게 종북 감투를 들씌워보려고 날뛰고 있는 새누리당 것들이야말로 가련한 청와대의 노복임을 여실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계속해서 “이렇게 얼간망둥이처럼 종북 나발에 비린청을 돋구면서 날뛰는 새누리당 것들의 꼴이 얼마나 역겨웠으면 남조선 각 계층 속에서 《종북, 종북 하지 말라》, 《우리들도 종 치기와 북 치기를 좋아한다. 우리도 종북인가》하고 들이대고 있겠는가”라고 논평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권도 김제동 씨를 거들고 나섰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김제동 씨의 사드 반대 연설에 대해 “탁월한 (헌법) 실력과 논리이고 정확한 진단과 화술”이라고 감탄했다. 정청래 전(前)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SNS에 “사드가 외부세력이지 국민이 외부세력이 아니다”라고 김제동 씨의 발언을 편들고 나섰다.
나는 김제동 씨에게 묻고 싶다. 대한민국의 유력 정치인은 차치하더라도, “북한이 왜 김제동 씨 당신을 응원하고 나섰겠는가?”, 또 “대한민국 대통령이 진정 사드 문제에 대해 외부인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에 대한 김제동 씨의 답변이 궁금하다.
김제동 씨를 TV에서 계속 봐야하는가
사실 연예인, 예능인이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국가 안보가 달린 사안에 대해선 다르다. 현재 공중파 TV 등에서 활발하게 연예 활동을 하는 김제동 씨가 경북 성주에 내려가 대한민국 안보가 달려있는 사안에 대해 정치적 이념 성향이 다분한 발언을 했다.
이렇게 되면 사드 문제는 이성의 판단 영역에서 감성적, 선동적 영역으로 내려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김제동 씨는 자신의 예능적 끼를 발휘했고, 예능인으로서 얻은 자신의 인지도와 신뢰감을 십분 활용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의 정치적 발언은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TV 시청자는 어떠한가. 우린 이런 김제동 씨를 TV에서 계속 보아야 하나. 최소한 그 발언에 반대하는 대다수의 시청자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김제동 씨가 한 문제의 발언한 데 대해 ‘요즘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외국인이 뽑는 모양인가’고 반문하고 ‘이토록 지독한 편견을 가진 사람이 공중파 방송의 진행자를 맡는 건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며 김제동 씨의 공중파 방송 퇴출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제동 씨는 현재 JTBC에서 방영 중인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라는 교양 프로그램에서 진행을 맡고 있고, 다수의 공중파 TV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반면 김제동 씨가 단독 MC를 했던 SBS의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는 올해 1월 22일 폐지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시민단체들은 목동 SBS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제동을 <힐링캠프>에서 퇴출하라”고 요구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당시 김제동 씨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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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고방식이 21세기 언론 환경에 통하기나 하나?
심하게 말하면 북조선 노동당 기관지가 요구하는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