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중국이 알아서 하는 거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미국이나 중국이 알아서 하는 거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 김범수 발행인
  • 승인 2016.08.12 0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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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얼마 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역시 능수능란했고 특히 경제민주화 혹은 ‘포용적 성장론’에 대해 말할 때는 다른 이견(異見)들을 일견 모두 왜소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는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당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고도 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필자와도 여러 대화(주로 문답)가 오갔다.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쟁을 해봐야 승산(?)이 없어 보였고, 처음부터 자신이 있는 영역도 아니었기에 보다 관심이 있고 근본적이라고 생각되는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해 보았다.

필자 : 경제정책은 접근 방법의 차이라고 보면 반드시 옳고 그름이 나뉘는 문제가 아니라고도 할 수 있지만, 외교안보 분야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사드 문제에 대한 더민주의 입장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김종인 : 민주주의니까 같은 당내에서도 이런 저런 다른 의견들이 있을 수 있는 거지. 그런 문제는 미국이나 중국이 알아서 하는 거지 우리가 반대한다고 그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필자 : 우리는 미국이나 중국이라는 ‘갑’에 대해 ‘을’이라는 것이 확실하지만, 을의 역할을 당당히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를테면 북한이라는 반인륜적 전체주의 정권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세계 보편적 가치에 어필할 수 있고 그러한 점에서 강대국들과 대등하게 보조를 맞출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종인 : 그러면 중국은 이렇게 말해요, 남북한 너희들끼리 먼저 문제 해결하고 오라고…. 

필자 : 김 대표께서 생각하는 최우선 외교안보 정책은 무엇입니까. 
김종인 : 중요한 한미관계를 잘 다루는 게 최우선 과제에요. 

필자 : 그 부분에서도 더민주 당내 대다수 의원들과 생각이 다르신 것 같은데요. 
김종인 : 과거 노무현 정부 때를 봐도 한미관계가 우리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에요. 반미(反美)한다고 비판했어도 한미 FTA, 제주도 해군기지를 다 노 정부 때 해놓은 거고…. 

(필자 : 그럼 왜 한미정책이 중요하다고 한 것인가…?) 
김종인 대표는 머리가 대단히 비상한 분이지만 경제 문제에 대해선 어떤지 몰라도 외교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역시 모순과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책상물림 주한미군 철수론자나 반미주의자들에게 물어보면 대개 이런 대답을 한다. 미군이 우리가 나가라고 한다고 나가겠느냐고. 

아이러니하게도 반미 성향의 사람들은 미국이 우리가 절대 극복할 수 없는 저 높은 곳에 있는 일종의 전지전능한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국을 너무 크게 보고 우리의 실력과 존재를 과소평가한다. 

그 경우와는 다르지만 김종인 대표는 지금 그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주류로 있는 정당의 대표로 있다. 골수 운동권 우상호 원내대표를 차기 주자 급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아니면 자타의 평가와 달리 그는 정치에 문외한인 ‘순수 경제학자’인 걸까? 향후 대선 정국에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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