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끊으면 말라죽는다
돈줄 끊으면 말라죽는다
  • 이애란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6.03.16 0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애란의 평양별곡] 김정은의 약점은 ‘돈’

개성공단에 이어 북한 해외식당 안 가기 국민 캠페인 벌여야 

김정은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계속되는 도발로 인해 전 세계가 격노하고 있고, 대북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되었다. 평화통일의 간절한 열망을 안고 조성했다고 하지만 북한은 애초부터 개성공단을 통일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남한을 삥 뜯기 위한 수단으로, 퍼내도, 퍼내도 달러가 마르지 않는 샘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북한은 남한에 대해서만 이렇게 대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 진출했던 조총련 기업들로부터 그런 방식으로 돈을 뜯어내 망하게 했고, 재미교포와 재캐나다 교포들을 비롯한 해외교포들에게서도 그런 방식으로 끌어들여 돈을 뜯어냈다. 중국의 조선족이나 중국인 사업가들도 북한을 사업 파트너로 믿고 투자했다가 돈은 물론이고 목숨까지 잃은 사람들도 있었다. 

북한은 한때 친척들을 인질로 잡아두고 해외에 사는 동포들로부터 외화를 끌어들였다. 외화벌이 원천이 제한되어 있고 열악한 경제 상황으로 무역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아주 좋은 외화벌이 창구였다. 1980년대 말부터 합영은행과 무역은행을 설립하고 미국이나 캐나다, 일본 등에 살고 있는 해외교포들이 북한 가족에게 송금을 할 수 있도록 해줬다. 

물론 북한 주민들이 받는 돈은 달러나 엔화가 아니라 북한이 발행하는 ‘외화와 바꾼 돈표’였다. 돈표를 환율에 따라 지급했는데 처음에는 수수료를 제하고 돈을 지불해줬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경제 사정이 나빠지자 수수료만 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한 법을 만들어 송금한 돈을 절반도 지불하지 않았다. 

‘위대한 장군님’의 방침으로 해외 교민들의 송금 뜯어먹기 

북한은 합영은행으로 들어온 외화에 대해서는 첫 해에 10%만 지불하고 1년에 5%씩만 지불해서 송금되어 온 돈을 다 찾으려면 10년 이상이 걸리도록 규정을 만드는가 하면, 무역은행으로 송금해 온 외화에 대해서는 30%만 ‘외화와 바꾼 돈표’를 지불하고 70%는 북한 돈과 1 대 1로 맞바꾸도록 했다. 이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는 파렴치한 행동이었고, 해외의 친척들이 보내준 돈을 통째로 떼어먹기 위해 벌인 사기극이었다. 

우리 가족은 월남자 가족이고 6·25 때 월남한 가족들이 미국으로 이민했는데, 1991년 할머니의 서신과 달러송금 쪽지를 받게 되었다. 그때 무슨 일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송금 쪽지를 받고 무역은행에 가서 제출한 뒤 약 2개월이 지나서야 돈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북한에서는 달러나 엔화만 있으면 ‘고양이 뿔’을 내놓고서는 뭐든 다 있는 외화 상점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살 수 있다. 특히 평양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바꾼 돈표’가 없으면 사람 취급을 해 주지 않을 정도로 외화가 기승을 부렸고 ‘바꾼 돈표’만 있으면 바보도 똑똑이 취급을 받으며 우쭐대는 시절이었다. 평양에 떠도는 유행어 중에는 ‘외화와 바꾼 돈표’만 있으면 남자나 여자나 가슴이 쭉 펴지고, ‘외화와 바꾼 돈표’가 없으면 어깨가 처진다고 할 정도였다. 

어쨌든 미국에서 달러 송금을 받고 ‘외화와 바꾼 돈표’를 만져보게 된 우리의 기쁨은 말과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고, 북한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외화 송금에 특별한 규정을 세워 돈을 갈취하기 시작했다. 1995년경이었는데 미국에서 오랜만에 할머니가 보내준 돈을 찾으러 갔더니 무역은행 직원은 이런 통보를 하는 것이었다. 

“위대한 장군님의 방침에 의하여 3월부터는 해외 송금의 30%만을 로 본인에게 내주고 나머지 70%는 국내 돈으로 받아 가야 합니다.” 

“예? 그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장마당에서 쌀 한 킬로에 80원, 100원 하는데 내화로 줄 바에는 차라리 안주는 게 낫지 않습니까?” 

“글쎄요. 하지만 이것은 방침이기 때문에 흥정할 수가 없습니다. 동무네는 300달라 밖에 안 되지만 1000달라씩이나 송금한 사람들은 500달라 분에서 30%니까 300원에 내화 1400원정도 받아요. 그러니 그 사람들이 더 억울하지요. 그래도 장군님의 방침이라고 하니 군말 안 하고 다 찾아 가지고 갔습니다.” 

▲ 지난달 24일 캄보디아 시엠립 한인 식당에 북한의 핵개발과 해외 북한식당 외화수입의 상용처를 비판한 글이 쓰여 있다.

북한으로 가는 돈줄을 말려야 

당시 1000달러면 북한 돈 25만 원 이상의 거금이다. 노동자 한 달 봉급이 많아야 80원, 적으면 60원인데 비하면 25만 원은 꿈도 꿔 보지 못하는 거액이었다. 300원이면 북한 돈 3만 원에 내화로 내준 1400원을 합하면 3만1000원 정도 밖에 안 된다. 

그런데 떼어먹는 내역이 그 뿐이 아니었다. 수수료라고 하면서 100달러 당 10원, 즉 5달러 정도를 떼어 내기 때문에 실제 북한에 있는 해외 연고자가 친척으로부터 보내오는 송금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00달러에 대하여 20달러 밖에 안 되었다. 무역은행에서의 환율은 이렇고 그들이 신임한다는 조총련계 합영은행에서도 방법은 다르지만 형편은 꼭 같았다. 

합영은행에서는 송금이 도착한 첫 해에는 전체 금액의 10%를 주고 다음해부터는 5%씩만 지급하여 주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엔화 10만 엔을 송금한 경우 첫 번에는 1만 엔에 해당한 만 내주고 다음 해에 10만 엔의 5%, 즉 5000엔에 해당한 돈을 지급하여 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엔화 10만 엔을 찾는데 무려 10여 년이나 걸리게 된다. 

사실 요즘같이 전망이 전혀 없는 북한 사회에서 후에 보자는 것은 믿을 것도 못 되거니와, 어느 때에 가서 돈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지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는 것이다. 때문에 돈을 떼이고라도 전 금액을 다 탈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북한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삶의 질이 아닌 생존이고, 1년 최저생계비는 식구 5인에 한하여 달러로 1000달러, 엔화로 10만 엔은 가져야 한다. 물건들이 가격에 엄청 비싼 암시장에서 매매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 살고 있는 이산가족들이 가족의 생사를 걱정하여 보내는 피 같은 돈을 김정일은 눈썹 하나 까딱 않고 잘라 먹었다. 김정일과 김정은은 북한의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평화통일을 염원해서 보내주는 혈세를 통째로 노동당의 소유로 만들어 핵 및 미사일 개발과 실험 발사에 사용하거나 자기들만을 위한 호화 사치 생활에 탕진을 해왔던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전 세계적으로 아무리 많은 원조를 주고 지원을 해도 그것이 쓰일 곳은 불 보듯이 뻔하다. 김정일은 생전에 인민을 위한 ‘인덕정치’, ‘광폭정치’의 미명 아래 날강도 행위를 서슴없이 감행했고, 김정은 또한 왕조를 세습한 자로서 김정일의 강도짓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김정일보다 더 포악한 방법으로 북한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제 우리 정부는 더 이상 북한의 강도들에게 한 푼의 돈이라도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 해외에 있는 북한 식당 출입도 삼가도록 국민 계몽운동을 펼쳐, 우리 주머니에서 나간 돈이 핵과 로켓 개발에 전용되지 않도록 돈줄을 바짝 죄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김정은 정권은 고사될 것이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