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컴퓨터, 네트워크 기술로 북한에 한류 콘텐츠 무차별 확산시켜 북한 주민 의식 바꿔야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은 진실의 힘입니다.”
정말 공감하고 싶은 얘기다. 하지만 그 진실의 힘을 누군가가 북한 주민들에 전해줘야 한다. 그리고 무엇을 전해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게 바로 탈북민이다. 다시 말해 방송이 되었든, 컴퓨터나 태블릿, 모바일 기기로 시청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가 되었든, 탈북민들이 남한의 전문가들과 함께, 그리고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으며 북한 주민들의 마인드 체인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북한의 체제 보장과 정권 유지라는 점에서 볼 때 집권 5년차를 맞는 김정은 정권은 내부 결속 차원에서 가시적 성과를 반드시 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북한 정권의 당면 과제는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한 경제 회생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 정권의 딜레마는 경제강국 건설과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한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하면서도, 동시에 권력 강화와 내부 결속을 위해 사회를 단속하고 통제를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정치, 사상의 결집력이나 충성도가 이전 시대와 비교할 때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김정은이 보안 부문에 준 지시문을 보면 “민족적 특성에 맞지 않는 자본주의적 생활풍조가 이색적인 생활풍조”라면서 “남조선 및 중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에서 유입된 녹화물, 녹음 카세트를 보거나 듣는 것, 짬만 있으면 술판을 차려놓고 먹자판을 벌이는 것” 등을 사례로 지적했다.
한류를 비롯한 외부 문화와 정보의 확산이 북한 사회상을 변화시키고, 이러한 변화의 양상이 다른 정치 경제적 요인과 접점을 이룰 경우 이는 체제 변화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앞으로 새 북한 지도부가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될 것이다. 북한 정권은 경제난 해결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동시에, 체제 결속을 위해 사상 교양과 통제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 이중적 상황에 놓여 있다.
하지만 현재 경제난의 악화는 국가체계를 벗어난 비공식적 경제활동을 추동하며 시장을 통한 사적 경제활동이 확산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
▲ 휴대폰 및 컴퓨터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의 콘텐츠를 확산시켜 시장경제의 우월함을 인식시켜야 한다. 사진은 북한 청소년들이 과학기술전당에서 컴퓨터로 자료를 보는 모습이다. |
장마당 세대들은 정치적 충성도와 결속력 약해
외부 정보 확산에 따른 북한 주민의 의식구조 변화나 시장의 생성에 따른 북한당국의 통제기제 약화 등과 같은 북한체제 내부의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미 북한 주민들의 생존 터전이라 할 수 있는 시장을 통제하고 공포통치를 강화하면 북한 체제의 결속력이 더욱 약화될 수도 있다.
더욱이 우상화 작업과 세뇌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이른바 장마당 세대들은 정치적 충성도와 결속력이 그만큼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고난의 행군기 때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먹는 문제 해결이 가장 우선시 되었을 것이며, 시장을 통한 생존법과 외부 정보 유입에 따른 신사고를 경험한 세대들이다. 이전 세대에 비해 북한 당국의 통제에 더욱 피로감과 거부감을 느낀 이른바 새 세대를 중심으로 소극적 일탈 행위는 하위문화로 형성되고 있다.
남한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한 남한 발전상에 대한 간접적 경험의 축적은 경제난이 지속되고 당국의 억압과 통제가 강화될 경우 체제 변화에 대한 집단적 요구를 촉발할 수 있는 의식적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
북한 주민의 외부 정보에 대한 노출은 북한사회 변화의 또 다른 요인과 결합될 경우 북한사회 전체를 움직이는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권력공백기 정치 경제적 변화 요인과 아래로부터의 의식 변화 요인이 앞으로 어떠한 상호 접점으로 이루어질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정일 사후 김정은의 영도체계를 강조하며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정치적 측면, 최우선적 과제로 제시될 만큼 중요도가 높은 먹는 문제 해결의 경제적 측면, 그리고 외부 정보와 문화 유입의 철저한 차단이라는 사회적 측면 등 이 세 가지 요인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제3섹터의 역할
한편 전근대적인 북한의 핵독재 체제를 드러내고 북한 주민들을 독재의 억압 하에서 해방하기 위해 제3섹터가 해야 할 역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제3섹터를 이루는 민간단체들 가운데 북한의 변화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오늘날 첨단기술과 디지털 정보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들은 사람들의 일상에 파고들어 정보 유통과 획득, 학습과 오락, 사회적 소통을 이루는 핵심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북한체제가 아무리 바깥세상과 담을 쌓으려 해도 휴대폰, 컴퓨터, 네트워크 기술과 같은 첨단기술에 의해 외부 정보가 유입 확산되는 것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북한 주민을 외부 세계와 격리시키기 위해 북한이 쳐 놓은 철의 장막은 첨단기술과 디지털 정보에 의해 여기저기 구멍이 뚫리고 있다. 세계 제1의 IT강국이며 첨단기술국가인 대한민국의 기술력이면 북한의 철의 장막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와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첨단기술과 디지털 정보를 활용하여 북한 주민들에게 세상의 등불을 비춰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비전을 몇 가지 소개한다.
첫째, 대북 디지털미디어 전략기획단 설립
북한에 유입할 디지털 정보를 북한 주민들의 눈높이와 수준, 이해 특성에 맞게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통일적인 전략기획능력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현재 대북정보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의 전문가들과 북한전문가, 사회학, 심리학, 미디어 전문가들이 참가하여 북한에 디지털 미디어를 차고 넘치게 하기 위한 전략을 작성하고, 전략적인 단계를 설정하고, 매 단계의 목표와 디지털 미디어의 종류, 형식, 주안점들을 설정한다. 또 대북 미디어 확산 활동의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전략을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 세뇌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지 못해 정권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북한의 장마당 세대는 한류콘텐츠를 통해 남한의 발전상을 접해왔다. 사진은 북중 접경 지역에서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가 판매되는 장면. |
첨단기술 활용한 콘텐츠 유입
둘째, 대북 미디어활동단체 연대 구성
대북 미디어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역량을 합치고 기술과 능력들을 공유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러한 연대가 결성되면 ‘대북 디지털미디어 전략기획단’에서 개발된 전략과 단계별 계획에 따라 구체적으로 대북용 미디어를 투입하고, 확산 과정과 결과들을 모니터링 하는 구체적인 활동을 효율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셋째, 첨단기술을 활용한 대북 미디어 유입 활동 아이디어 개발
첨단기술과 디지털 미디어기술을 대북 미디어 유입 활동에 활용하기 위한 아이디어는 무궁 무진하다. NK지식인연대가 개발한 아이디어 몇 가지를 소개한다.
▲평양-서울 간 블루투스 휴대폰 직접통화
▲북한의 종심으로 정보매체들을 수송하는 위성항법 최신 애드벌룬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와 비밀기지들을 모니터링 하는 위성제어 원격카메라
▲북한 도시 주민들의 인터넷 활용을 지원하는 그림자 인터넷 장비
▲남한의 중고 DMB폰들로 북한 주민들이 미디어 시청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저궤도 통신위성 대여
▲북한의 인트라넷 ‘광명’ 네트워크에 대한 트로이 목마작전
▲북한의 컴퓨터들을 전부 파괴시키기 위한 운영체제 및 네트워크 공격
▲북한 내부 3방송 음원저장 및 송출
안타깝게도 이상의 아이디어들은 재원이 없어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넷째, 정보 유입 및 확산을 위한 휴민트 구축
북한체제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IT전문가와 책임적인 청년들로 남한에서 제작된 디지털미디어들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점-네트워크 조직을 구성한다. 이러한 내부자들의 도움이 있어야 북한 내에 대북용 미디어들이 차고 넘치도록 할 수 있다.
다섯째, 대북활동단체들이 협력하여 북한과 외부 세계와의 신뢰성 있는 정보 파이프라인을 설치해야 한다. 이 파이프라인은 북한 내 휴민트와 첨단기술, 그리고 대북활동 단체들의 능력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다.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인권의 가치와 세계의 실상들을 알려줘야 한다.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외부 세계의 정보가 끊임없이 흘러들어가야 한다. 동시에 북한의 내부적 실상들이 속속 모니터링 되고 북한 주민들의 생각과 견해, 글, 목소리가 밖으로 자유롭게 전해져야 한다.
북한 위해 아날로그 TV방송 재개해야
여섯째, 북한 주민들의 안방에 남한의 TV를 보급하기 위한 아날로그TV 방송을 개시해야 한다. 2013년부터 남한에서 아날로그TV 방송이 끝나면서 안방에서 남한 TV를 시청하던 북한주민들은 가장 소중한 위안거리를 잃었다.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면서 사장시킨 아날로그TV 방송 송출설비들을 제3섹터가 지원받아 춘천과 동해 등에서 북한의 동해 쪽으로 고출력으로 송출하면 우리 방송이 황해도와 평안북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일부에서는 대북TV 방송이 송출되면 북한이 잠수함을 가지고 와서 파괴할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이것을 무모한 모험으로 치부하는 견해들도 있는데, 북한이 평양방송을 통해 남한사회의 혼란과 종북과 친북을 노골적으로 선동하고 있는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TV방송을 하면 될 것이다.
일곱째, 많은 국민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세상의 등불을 비춰주는 데 동참할 수 있도록 대북활동에 대한 홍보와 펀드레이징을 큰 폭으로 전개해야 한다. 대북활동은 드러내 놓고 할 사업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대략적인 상황이라도 제대로 알고, 또 가정이나 기업에 사장되어 있는 DMB폰들을 기증받아 북한에 전달 할 수 있는 참여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대북 미디어 유입사업은 북한체제의 반공작에 맞서 기술과 지혜, 인내로 승부를 노려야 하는 어려운 사업이다. 또 필요한 재원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미국은 북한의 세습독재를 막고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하여 많은 비용을 지원했다. 가장 많은 때에는 한 해에 거의 500만 달러를 지원을 했다.
탈북민들이 분발해야
최근 일부 미국인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 민주화를 위해 아무런 재정지원도 하지 않고 미국만의 국세로 이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높아지면서 재정지원을 거의 중단한 상태다.
세계적인 경제 부국인 남한 정부는 북한 정권과 거래하느라 수 조 원의 돈을 건넸지만, 북한의 핵독재 체제를 뿌리째 바꾸기 위해 활동하는 북한인권, 대북활동 단체들에는 단 한 푼의 돈도 지원하기 꺼려 했다.
남북관계의 근원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제3섹터의 역할이 높아진 지금, 정부는 민간단체들의 형평성과 정치적 중립만을 고집하지 말고 대북활동 단체들에게 충분한 재정적 지원을 통해 이들 단체들이 정부 정책에 맞춰 물밑에서 북한 정권의 바닥을 파고 또 파도록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탈북민들이 자신들에게 부과된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자질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남한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여 충만한 에너지를 가지고 맡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계가 걱정되고, 가족 걱정이 가득한 상황에서 북한 민주화 활동을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어정쩡하게 하게 알면 안 된다.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몸에 배도록 잘 알아야 북한 주민들에게 민주주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 효과적 대안을 제기할 수 있다.
정부와 한국사회는 탈북민들이 스스로 짊어진 사명을 다 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이들이 조기에 안정적으로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북한의 새로운 세상을 설계할 수 있도록, 탈북민들이 그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물질적 재정적, 성심성의로 도와줘야 한다. 그래서 김 씨 왕조 독재타도를 위한 민주주의 발진 기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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