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에게 필요한 修身(수신)의 철학
리더에게 필요한 修身(수신)의 철학
  • 미래한국
  • 승인 2015.08.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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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귀의 고전 읽기] <대학(大學)>

‘대학(大學)’은 유교사상 입문서다. 원래 <예기(禮記)> 속에 들어 있던 편명(篇名)이었다. ‘대학’은 ‘대인(大人)의 학문’이니 곧 큰 사람이 되기 위한 배움의 길, 나아가 국가 경륜의 방향을 제시한 책으로 볼 수 있다. 

‘대학’은 공자의 가르침과 그의 제자인 증자의 뜻이 엮여 있고 유교의 수양론과 정치철학의 핵심을 잘 담고 있다.  

‘대학’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 강령과 여덟 가지 조목으로 이뤄졌다. 세 강령은 명명덕(明明德), 친민(親民), 지어지선(止於至善)이다. 대학의 도(道)는 덕을 밝히고, 백성을 새롭게 하며 지극한 선에 머물게 하는 것이란 의미다. 먼저 자신의 덕을 갈고 닦은 후에 백성의 삶을 안온하게 하는 것으로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 요구되는 덕목이 팔조목(八條目)이다.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다. 대인의 길은 이렇게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자신의 성심과 수신을 바탕으로 집안과 나라, 천하를 다스리는 단계로 나갈 것이 요구된다. 

몸과 마음을 정성스럽게 하고 바르게 하지 않으면 모든 일을 제대로 성취할 수 없다. 마음에 노여움이나 두려움, 근심 걱정이 있다면 바른 것을 얻을 수 없다. “마음이 있지 아니하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아니하며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고 한 이유다.

마음의 수양이 모든 것의 근본임을 강조한 셈이다. ‘대학’은 자기 수양을 위해 절차탁마(切磋琢磨), 자족(自足)과 신독(愼獨)을 강조한다. 나아가 효도와 공경으로 임금과 윗사람을 섬기고,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성들을 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역시 인(仁)이다. 인은 사람을 뜻하는 인(人)과 이(二)로 구성되었듯 “두 사람의 마음 가운데 서로 같은 부분을 가리킨다.” 남의 마음과 서로 같은 부분이 마음의 근원이 되는 성(性)이다.

따라서 인(仁)은 곧 성(性)이다. 성(性)은 ‘살려고 하는 의지’이니 만물이 모두 성을 갖고 있다. 나의 성뿐만 아니라 타인의 성을 존중하는 마음이 곧 인이다. 세상에 인이 넘치지 않으면 대동사회로 나아갈 수가 없다. 

집안과 나라를 다스리는 데도 어진 마음, 즉 인이 가장 중요하다. 인은 서로 같은 마음을 지향하니 친민(親民)과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인은 자신과 남을 구별하지 않고 같음을 추구하는 서(恕)의 성(性)과 맥락이 통한다. 

통치자는 이런 어질고 덕이 있는 인재를 등용하고 백성들이 덕을 근본으로 하고 재물을 말단으로 여기도록 해야 한다. ‘대학’은 통치자가 될 사람이 인의와 덕을 쌓는 자기 수양의 바탕 위에서 국가의 바른 정치를 행할 수 있다는 근본 원리를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부강한 국가를 만드는 근본 바탕 또한 인의와 덕치에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물론 ‘대학’에서 개인의 윤리를 사회로 확장하면서 발생하는 부조화와 한계에 대한 고민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또 국가를 부강하게 만드는 수단을 지나치게 인의의 도덕관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공자 철학의 허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국가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에게 먼저 수신(修身)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는 점은 국민의 지탄을 받는 정치인들이 많은 요즘 여전히 유효한 가르침이다.

박경귀 한국정책평가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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