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가정혁명화’를 아십니까
북한의 ‘가정혁명화’를 아십니까
  • 미래한국
  • 승인 2014.09.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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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란 편집위원
북한전통음식문화원장

전쟁도 아닌 평화 시기에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수백만명을 굶겨 죽이고도 3대 세습이 가능한 북한. 그런데 이러한 비정상적인 체제를 수십년 동안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 집단처벌제도에 있다는 사실과 그 집단처벌제도의 핵심이 ‘가정혁명화’라는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북한은 가정을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중요한 세포라고 하면서 가정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북한의 모든 주민들은 자신의 사상이나 행동은 물론이고 자신과 연결된 친인척들의 사상문제나 행동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데 특히 고위 간부일수록 ‘가정혁명화’는 정말 중요하다. 고위간부일수록 자녀나 배우자가 문제를 일으키면 더 심한 처벌을 받는다.

처벌의 내용을 보면 직위해제와 철직(撤直)은 물론이고 심한 경우에는 노동당에서 출당을 당하게 되며 온가족이 다 같이 산간오지로 유배를 가야 한다. 물론 노동자들도 자녀나 배우자의 잘못에 연대적 책임을 지고 출당을 당한다. 도시에 사는 경우에는 산간오지로 추방을 당한다.

이와 같이 가족 구성원의 잘못에 연대적인 책임을 지고 처벌을 당하는 것을 북한에서는 ‘가정혁명화’라고 한다. 북한은 연좌제를 심하게 강요하기 때문에 가정혁명화는 북한체제를 지키고 떠받드는 중요한 도구이자 북한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수단이 된다.

북한의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북한의 부모들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자주 많이 하는 말은 무엇일까. 정답은 “말을 조심해라”이다. 또한 부모들은 행여 자녀들이 밖에 나가 잘못을 저지를까봐 늘 노심초사하며 특히 남자아이를 키우는 부모일수록 걱정은 더 크다. 아무래도 남자아이들은 장난도 세차고 싸움도 잦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패싸움에 몰리거나 물의를 일으켜 소년교화소(소년원)에라도 끌려가게 되면 부모들은 무조건 현직에서 쫓겨나 산간오지의 임산마을이나 탄광, 광산 등지로 추방을 당해 임산노동자나 광산노동자, 탄광노동자 등으로 전락한다.

그러다 보니 북한에서는 남아선호사상이 여아선호사상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을 나타내는 유행어가 있을 정도다. “아들을 많이 둔 엄마는 안전부(경찰서)걸음을 자주 하고 딸을 많이 낳은 엄마는 우편국(우체국) 걸음을 많이 한다”는 말이다. 아들이 많으면 아무래도 아들들은 장난도 심하고 싸우기도 잘하고 사고를 많이 치기 때문에 안전부(경찰서)에 잡혀가면 온가족이 함께 추방을 당하거나 직위해제를 당할 위험을 안고 살지만, 딸을 많이 낳으면 딸들이 소포를 많이 보내주기 때문에 우체국에 자주 드나들게 된다는 뜻이다.

남이나 북이나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에 비해 훨씬 반항적이고 장난도 심하기 마련인데 북한의 부모들이 아들 때문에 겪게 되는 걱정과 근심은 아들을 군대에 내보내는 경우 특히 심하다. 혹시라도 아들이 군대에서 탈영이라도 해서 ‘민족반역자’가 되지나 않을까? 열악한 군대병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말을 잘못해 정치범으로 몰리지나 않을까? 나아가 혹시라도 휴전선을 넘어 탈북을 하거나 같이 생활하는 부대원 중에 누가 탈북을 하게 돼 부대가 해산되고 아들이 생활제대(생활이 문제돼 강제로 하는 제대)돼 돌아오지나 않을까?

 

‘혁명’이란 이름의 전근대적 폭력

아들 때문에 또는 딸 때문에 패가망신과 출당·철직에 산간오지로 추방까지 당하는 수난을 당한 사람들은 내 주변에도 정말 많았다. 특히 평양에 사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언성만 높여도 당장 통보방송에 소개가 되고 가정혁명화에 걸려 온가족의 운명을 망치게 된다.

많은 사례 가운데 한 가지만 얘기한다면 아들이 명문중학교 학생이었고 아버지는 6·25전쟁 시기 연대장으로 싸운 영웅이었으며 어머니는 평양의 1급기업소 부기원(회계책임자)이었던 어떤 사람의 경우가 있다. 중학생인 아들이 패싸움에 연루돼 소년교화소에 가게 되자 어머니는 산간오지로 추방돼 임산사업소 노동자로 전락했고 아들은 소년교화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나와 어머니가 있는 산간오지로 와서 함께 임산노동자가 된 경우를 본 적이 있다.

‘가정혁명화’로 처벌을 심하게 해도 북한에 사는 청소년들의 문제는 잘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추방이나 직위해제 등의 처벌 외에도 별도의 통보강연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자녀교육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 사례들을 폭로하여 집단적인 망신을 주기도 한다.

북한에서 행해지는 국가의 이러한 ‘가정혁명화’라는 전근대적 폭력은 결국 가정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압박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북한에서 성장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부모한테 가장 많이 들었던 잔소리 겸 교육이 “말을 조심해라”였음에 동의할 것이고 체제에 역행하는 어떠한 행동도 하면 안 된다는 강력한 요구를 받았을 것이다.

북한 출신으로서 한국에 와 살면서 느끼는 특별한 좋은 점이 있었다면 한국에는 가정혁명화라는 이름의 폭력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특히 아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장난이 심하고 반항적인 아들 때문에 가정혁명화에 걸려 강제추방을 당하거나 직업을 빼앗기는 수난을 당할 필요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해방감을 느꼈다.


이애란 편집위원
북한전통음식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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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6-03-24 22:43:50
여기 대한민국에 온 탈북남성들을 보면 모두 반항적이고 드세고 성격도 고약한사람들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