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해 하면 지는 겁니다”
“조급해 하면 지는 겁니다”
  • 미래한국
  • 승인 2014.08.1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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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인터뷰] 김소진 제니휴먼리소스 대표
차주은 학생기자
(총신대 역사교육과)

제니휴먼리소스의 대표이자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 두 번째 이야기’의 작가 김소진 대표는 자신의 용기는 “타고난 것 같다”고 얘기한다. 왜 그녀의 삶에서 용기라는 단어가 중요한 화두가 됐을까.

그녀가 HR(Human Resource, 인적자원)이라는 분야에 뛰어들고 현재의 커리어를 쌓기까지 늘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던 그녀는 중학생이 되자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그만뒀다. 사진으로 진로를 변경하고 입시를 준비했지만 면접 현장에서 다른 학생들만큼 잘할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 그 다음으로 지원한 곳이 세계 명문 패션스쿨인 파슨스였다. 하지만 세계 최고들이 모인 현장에서 ‘패션을 좋아하긴 하지만 잘 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에 페이스대학 경영학과로 진로를 변경했고, 그 곳에서 HR을 만났다.

“허송세월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경험을 했다는 포인트가 다른 사람들의 직업을 바꿔주는 일을 더 잘 하게 해줬어요. 물론 헤드헌팅 업무를 하기 위해 이런 것들을 꼭 경험할 필요는 없지만 제 경험은 좋은 잣대가 된 거죠. 다른 사람들의 진로를 인도해 주다 보면 기쁨을 느끼죠. 사명과 소명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요.”

영어도 잘 못하고 경영이 뭔지도 모르는 채 입학했지만 어학 코스와 대학교, 대학원 과정을 5년 반 만에 졸업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공부했다.

“정말 미친 듯이 했어요. 내 평생에 그렇게 열심히 한 적이 없을 정도로요. 내가 하고 싶은 분야를 찾았고, 왜 해야 하는지를 아니까 힘들이지 않고 술술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 차례 진로를 바꿨지만 실패라는 단어를 떠올린 적은 없다.

“50대 CEO들도 자기가 잘 하는 게 뭔지, 하고 싶은 게 뭔지 잘 모르는데 저는 20대 중반에 찾았잖아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 나름의 지도(map)대로 가고 있어요. 죽을 때 후회하면 안 돼요. 그건 미련이 있다는 뜻이잖아요. 사람들은 다 자기만의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늦었다고 생각해도 이 길이 맞다고 생각되면 올인 하면 돼요. 저는 늦게 시작했지만 지금 다른 사람들의 길을 알려주고 있잖아요. 누가 알았겠어요? 모든 일엔 다 이유가 있어요. 조급해하면 지는 겁니다.”

 

“성공한 사람들, 생기 없는 경우 많아”

그녀는 우리 사회 엘리트들을 수도 없이 만난다. 그리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소개한다. 아직 준비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로부터도 도움과 조언을 구하는 메일이 쏟아진다. 문득 ‘내가 정말 해야 할 일은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일일이 만날 수 없어 생각한 대안이 ‘책’이었다.

“다 도와주지 못하는 이 미안한 감정과 내가 배운 것들을 나눠보자는 발상을 행동으로 옮긴 거죠. 한 명 한 명 다 만나지는 못하니 책으로 이 문제들을 해결해 보자고 생각해서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이라는 책을 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메일을 보내왔어요. (웃음)”

그래서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 두 번째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제목 그대로 성공하는 남자에 관해 썼는데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남성과 경쟁하기 위한 도움을 얻으려는 여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분석한다.

그녀는 헤드헌터 업무가 여성이 가진 장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끌어내거나 인터뷰를 할 때 여성은 유리한 조건이 될 때가 많다. 물론 아직도 여성을 고정된 틀로만 바라보는 시선들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그녀는 나름의 원칙을 정했다. 고객들과는 사적인 만남을 일체 갖지 않고 술자리로 이어지기 쉬운 저녁식사에는 나가지 않는다. 골프도 치지 않는다.

그녀는 여태까지 이 룰을 한 번도 깨본 적이 없다. 그러자 점점 사람들도 그 룰에 맞춰 자신을 대하고 있음을 느끼게 됐다.

성공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성공 ‘이후’

아직 미혼인 그녀의 이상형은 뭘까.

“헤드헌터들은 조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서 그런지 자기 짝도 잘 고르더군요. 저는 20년 동안 예술적 감수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예체능 쪽의 일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떨까 생각해요. 창의적인 일에 대한 목마름이 있거든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정말 부러워요. 예술이란 그저 열심히만 해서 되는 세 아니니까.”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그녀는 성공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면 텅 비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부모가 원하는 대로 살았을 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엘리트일수록 보상심리 때문인지 도덕적인 문제도 생기고요. 생기 있는 얼굴을 의외로 찾기가 힘들어요. 열정이 있는 사람들은 말 한 마디만 시켜 봐도 딱 나오거든요? 그런데 나이와 관계없이 풀죽어 있는 사람들도 결코 적지 않아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김소진 대표가 남긴 “청년들은 제발 살아 있으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았다. 아직 확실한 길을 찾지 못한 청춘들이 살아 있는 눈빛으로 열심히 달리면서 길을 찾다 보면 어느 틈에 날아올라 있으리라는 희망의 증명처럼 다가왔다.


차주은 학생기자 (총신대 역사교육과)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멘토링 프로그램 ‘더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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