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에도 ‘레드라인’ 필요”
“북한인권에도 ‘레드라인’ 필요”
  • 김민정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4.01.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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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인권대사

북한인권을 전문으로 다루는 국제 비영리단체인 휴먼리버티센터가 설립돼 본격적 활동을 시작한다. 이정훈 외교부 인권대사가 센터장(본지 부회장)으로 주도하는 휴먼리버티센터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산하로서 향후 국제법적인 차원에서 북한을 압박하고 휴먼리버티센터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해 북한 인권에 대한 논의를 국제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센터는 특히 영국 소재의 대형 로펌인 ‘호건 로벨스’와 협약을 맺고 북한 내 인권 침해 범죄의 법적 처벌 필요성을 알리는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 보고서는 오는 3월 발표 예정인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북한인권실태 보고서’와는 별도로 진행되는데 COI 보고서 발표 후 북한인권 관련 범죄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지원한다.

또 다른 주요 업무는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을 디지털 영상물로 제작하고 이를 유튜브와 SNS를 통해 확산함으로써 북한인권 향상 노력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얻는 일이다.

다음은 센터장인 이정훈 인권대사와 한국 휴먼리버티 센터의 설립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매트 데니얼스(Matt Daniels)와의 일문일답이다. 이정훈 인권대사는 국내 북한인권 단체인 세이브엔케이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매트 데니얼스는 휴먼리버티센터의 상임 연구원이다.

이정훈 / 휴먼리버티센터장·대한민국 인권대사

- 북한인권을 전문으로 하는 휴먼리버티센터의 설립 의미는 무엇인가요? 특별히 대학 캠퍼스 내에 센터를 둔 이유가 있습니까?

북한인권 개선 활동을 국제적으로 하겠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세미나나 회의보다는 디지털 교육과 SNS 활동에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 유튜브의 경우 국제적인 인권 이슈가 많이 보이는데, 북한인권에 대해선 특정한 이미지 없습니다. 동영상 등을 만들어 글로벌한 차원으로 전파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런 캠페인은 연령과 지역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문 지식인 위주가 아닌 개방적 참여를 유도하고, 전국의 학생이 SNS를 통해 참여하는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청소년들이 북한인권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의미 있는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북한의 인권 유린이 반(反)인도범죄로 규정돼야”

- 대한민국 인권대사로서 지난해 국내에서 진행된 COI 청문회를 비롯한 ‘북한인권 실태 보고서’ 작성에 도움을 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는 3월에 발표되는 COI 보고서는 북한인권 개선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지난해 3월 시작한 COI가 오는 3월에 최종보고서를 발표합니다. COI가 처벌을 하지는 않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인권 유린이 반(反)인도범죄라고 설정하는 작업입니다. 그 후에 징벌을 위한 다음 단계로 진행되는데, 여기에도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되든지 아니면 ICC에 기소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북한인권을 다루는 국제사회의 다양한 노력이 진일보할 전환점인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휴먼리버티센터를 포함한 여러 NGO들이 COI 보고서를 주시하고 여기에 박자를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핵무기나 장거리 미사일에 대해선 유엔에서 안보리 결의안의 형식 등으로 ‘레드 라인’을 여러 차례 정했지만 북한인권에 대해선 이런 게 없었습니다. 올 3월 이후에는 바뀌게 됩니다. 유엔이 주축이 된 국제사회가 북한인권에 대해 ‘레드 라인’을 긋고, 더 이상 인권 유린은 안 된다는 분명한 경고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휴먼리버티도 그런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 그렇다면 COI 보고서 이후 ICC 기소 등의 후속 조치가 곧 바로 이어질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COI의 최종보고서가 발표되고 ICC로 기소 절차 진행되는 것입니다만 현실적으로 바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도 가해자의 이름을 실제로 지목하는 방식 등은 의미가 있습니다. 김정은 같은 최고위급뿐만 아니라 정치범수용소 경비 같은 하위직의 이름이 인권 침해 책임자로 실제로 거론되고, 기소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상당한 압박 효과를 줍니다.

매트 데니얼스

가해자 이름 거론 자체가 압박 수단

- 휴먼리버티센터의 향후 계획을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특히 책임자들을 처벌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자료 조사와 수집이 필요합니다. 할 일이 정말 많은 거죠. 그런 역할을 하는 게 휴먼리버티센터의 중요한 설립 취지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대형 로펌인 호건 로벨스가 휴먼리버티센터와 협력하기로 했는데, COI 최종보고서가 3월에 나온 직후 국제법적인 의미와 북한 책임자의 기소 가능성을 검토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외국에도 북한인권 향상을 위한 NGO 활동이 많습니다. 하바드 대학을 포함한 주요 대학의 동아리들도 활동하죠. 국내 많은 학생들이 이런 국제적인 단체들과 연계해서 활동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매트 데니얼스 / 휴먼리버티 상임 연구원

휴먼리버티센터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인 이정훈 인권대사와 국제 NGO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매트 데니얼스가 만나면서 설립됐다.

- 외국인이신데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탈북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고통과 슬픔을 듣고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게 돼서 북한인권 개선에 나서게 됐습니다.

- 국제 NGO인 휴먼리버티가 휴먼리버티센터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휴먼리버티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어요?

1948년 발표된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의 지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은 홀로코스트의 재현을 막기 위해 나온 것이죠. 우리는 북한의 상황이 2차대전 당시 나치 독일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인권 탄압이 심한 곳입니다. 오늘날 북한 정권은 나치가 했던 모든 것을 다 하고 있습니다.

- 휴먼리버티센터의 국제적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호건 로벨스와의 보고서 작성 외에,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와 SNS를 통해 확산하는 식으로 북한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 전 세계에 전파할 계획입니다. 또한 한국의 북한인권 전문가들의 활동이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질 수 있도록 휴먼리버티의 네트워크와 소셜 미디어 역량을 적극 활용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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