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국가에서 의회제도는 가장 중요한 근간을 이룬다. 그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모여 국사를 논하는 대의정치 제도는 지금까지 알려진 근대국가의 정치제도 중 가장 이상적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든지 지역적 갈등과 요구사항이 있고 유유상종(類類相從)의 예는 사람이나 짐승들에게까지도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도의원이나 구의원과는 달리 그 지역문제보다 국사를 의논하는 대표이므로, 지역 이기주의적 입장을 내세우면 국가 미래는 오히려 그들로 인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할 것이다. 당리당략에 빠져서도 안 되지만 자기 목적을 위한 사리사욕은 더 금물이다.
온이스라엘 사상이 역대기의 중심사상
이스라엘 민족은 우리와 같이 단일민족이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자손들이다. 그러나 초대왕 사울이 죽고, 다윗이 헤브론에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유대의 왕이 됐을 때 사울의 넷째아들 이스보셋이 이스라엘의 왕이 됨으로 이스라엘의 제1차 민족분단이 생겼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는 분단 후 200여년간 끊임없는 전쟁으로 힘의 우위를 찾는 무력 통일 정책을 쓰면서 공존했다.
그러나 포로기 이후의 통일사상은 역대기서에 의하면 온이스라엘(All Israel) 사상이 강조된 것을 찾을 수 있다. 족보를 말할 때도 북왕국을 제외시키지 않고 12지파를 다 소개하고 이스라엘의 왕은 처음부터 이스보셋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신 정통성을 계승한 다윗을 왕으로 등장시키고 잠시 동안 북이스라엘을 통치한 이스보셋의 이름은 역대상 11장 이하에서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역대기에서 온이스라엘은 12지파를 다 포함했고 지리적으로는 이집트 시홀에서부터 르보하맛까지 이르는 지역 전체를 포함한다.
르호보암 이후 남북 분단 시대에도 남왕국 유다의 백성들을 온이스라엘이라 부른 것은 남왕국 유다가 민족적 정통성으로 보아 참이스라엘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북왕국 여로보암이 제사장직을 수행할 수 없게 하고 우상숭배를 강요하므로 하나님께 예배키 위해 수많은 백성들이 남쪽 예루살렘으로 피난와서 남왕국 유다에는 북이스라엘을 포함하는 12지파가 함께 살고 있어 비록 국토는 유다와 베냐민 지파의 거주지로 국한됐으나 인구 구성면에서는 온이스라엘이 포괄됐으므로 온이스라엘이라 부를 수 있는 타당성이 있었다.
북왕국이 망한(722 BC) 후 유다의 히스기야왕은 예루살렘에서 유월절 행사를 거행키 위해 ‘브엘세바에서 단까지’ 유다와 이스라엘을 포함한 온이스라엘에 파발꾼을 보내 그들을 초청했다.
요시아왕은 종교개혁을 단행할 때도 유다 지역뿐 아니라 북왕국의 모든 지역까지 온이스라엘 땅을 그 대상으로 삼았다. 성전 보수를 위한 헌금을 할 때도 유다뿐 아니라 북이스라엘도 바치게 했다. 지역주의를 벗어나 온이스라엘 사상을 강조한 성경의 사해동포주의(四海同胞主義)는 오늘날 편협한 민족주의, 배타적인 국수주의 또는 바알신을 섬긴 지방주의를 뛰어넘는 놀라운 가치 이념이다.
경상도 사람이나 호남 사람이나 충청도 사람 모두가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른다. 나라는 집권자들에 의해서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나뉘었으나 백성들은 여전히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한 형제임을 강조하면서 선지자 스마야는 너희 형제와 싸우지 말고 모두 집으로 돌아가라 했다.
이것은 한 하나님의 언약사상에서 기인된 것이다. 하나님은 남유다에서만 활동하시는 것이 아니고 북이스라엘에서도 역사하시고 그들도 사랑하신다.
역대기에는 북왕국 역사가 실려 있지 않다. 그것은 남북 우열을 말하거나 분리사상이라기보다 오히려 민족 통일의 표현이다. 한민족 두 왕국 체제가 아니라 한민족 한 왕국 즉 다윗왕국으로 통일되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비합리적이라 생각되는 북왕국의 역사는 제거 시켰다.
포로 이전과 같이 이후에도 온이스라엘 사상은 계속된다. 에스라 느헤미야에도 같은 사상이 있다. 성전 봉헌식(515 BC) 때도 이스라엘 12지파 전체를 위해 수염소 12로 제사를 드렸다. 다윗의 언약을 깨친 사마리아인이나 종교 혼합주의자들은 거부했지만 여호와 신앙을 가진 이라면 비록 사마리아인이라도 배제치 않고 받아 함께 했다.
복음화된 통일조국을 지향하는 우리는 남북 또는 동서의 갈등을 넘어 하나님 안에서 한형제 됨을 자각함으로 지방색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초대교회 7집사가 모두 헬라파 유대인들로 뽑혔으나
초대교회는 구제 문제로 헬라파 유대인들과 히브리파 유대인들 사이에 다툼이 생겨 사도들은 말씀과 기도에 전념키 위해 집사들을 뽑아 그들에게 구제 문제를 맡기기로 했다. 기도한 후 뽑힌 7집사가 그 이름으로 보아 모두가 헬라파 유대인들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흔적은 찾을 수 없다.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칭찬받는 사람이라는 기준을 제시했을 뿐 헬라파나 히브리파 몇 명씩 대표를 선택하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7집사를 세웠다.
국회의원은 진리를 분별하는 식견과 명철, 분명한 국가관과 애국심이 투철하며 국민과 국가에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혜안과 품격을 갖춘 그리고 국가 경영에 충성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지 경상도 전라도가 몇 명이니 충청도도 목소리를 내기 위해 숫자를 늘리는 게 본질은 아니다.
국회의원의 자격에도 미달되는 인물이 인구 비례로 국회에 들어가면 국가적 손실이 올 뿐이다. 오히려 인구 비례로 현 국회의원의 수를 대폭 줄여 국회의원의 질을 높이는 것이 민주국가 발전과 복음화된 통일조국 건설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종윤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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