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국제금융시장 누가 금융위기에 빠질 것인가
출렁이는 국제금융시장 누가 금융위기에 빠질 것인가
  • 미래한국
  • 승인 2013.09.1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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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길] 최승노 편집위원‧자유경제원 사무총장


금융위기를 맞아 돈을 마구 풀어대던 선진국들이 경기회복 신호가 나오자 다시 회수에 나서려 하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가 임박하면서 세계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신흥국으로 흘러들어갔던 막대한 자금이 다시 선진국으로 돌아가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한동안 유동성 유입으로 호황을 누렸던 나라 가운데 기초체력이 부실한 나라들이 그 희생의 리스트에 올랐다.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외환시장이 취약한 5대 통화 국가’(fragile 5)로 불리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를 혹독히 경험했고 2008년 위기설에 시달렸던 우리나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당국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금융리스크가 금융위기로 확산될 수 있으며 이는 다시 주변국가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안심만 하고 있을 일은 아니다.

실제로 위기설에 오른 나라들은 경상적자가 누적되고 단기외채의 비중이 높아진 상태다. 출렁이는 국제금융시장에 쉽게 휘둘릴 수 있으며 치명적인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런 위기가 우리나라에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19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큰 폭의 수출 증가세가 우리 경제의 견고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증시 순위는 세계에서 11위 규모다. 홍콩과 중국보다는 작지만 신흥시장 가운데 비교적 탄탄한 모습이다. 브라질과 인도 증시를 앞지른 상태다. 그만큼 믿을 만한 경제인 셈이다. 반사이익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위기는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LG경제연구원은 한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15개 신흥국 가운데 10번째로 낮다고 밝혔다. 사실 금융위기설은 대부분 그냥 지나가는 속성이 있다. 알려진 위험은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았다는 것이 경험칙이다. 경기회복기에 나타난 위기설이라 더 그렇다.

거시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탄탄해 보이지만 각 분야를 들여다보면 그 취약성이 드러난다. 글로벌 기업을 빼고 나면 뒤처진 분야가 대부분이다. 몇몇 수출기업이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지만 그 버팀목마저 경쟁력을 잃으면 바로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구조다. 결국 각 분야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이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호황과 불황의 경기순환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조지프 슘페터는 세상에 호황이 없는 불황은 없다고 말한다. 아무리 선제적 대응을 하고 예측을 강화한다고 해도 막을 수 없다. 잔파도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경제를 만드는 것만이 살 길이다.

경기불황기에는 취약한 분야가 먼저 무너지고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는다. 누구에게나 불황은 힘들다. 불황이 괴롭다고 이를 마냥 회피할 수만은 없다. 양적완화처럼 불황의 고통을 줄이는 정책을 취할 수는 있다.

하지만 거기에 취해 있다 보면 구조조정을 게을리하고 위기돌파의 노력을 회피하는 도덕적 해이현상이 만연할 수 있다. 구조조정의 아픔을 보류시키는 양적완화는 만능도 공짜도 아니다. 불황의 냉혹함에 언젠가는 다시 맞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불황을 이겨내고 기업가들이 혁신을 이루는 생산성 향상이 이뤄져야 다시 호황이 올 수 있다. 뒤처진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에 적극적인 기업과 국가가 위기 시에 더 빛난다.

최승노 편집위원‧자유경제원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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