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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부터 검색창을 접수하다시피 한 래퍼들의 디스(disrespect) 대란은 크게 두 개의 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 미국 래퍼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한 것과 같은 ‘힙합의 전반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싸움 걸기’가 그 첫 번째이며 래퍼 스윙스(Swings)가 주도하고 있다. ‘신세계’는 오늘 오후 스윙스가 이번 대란의 마지막으로 발표한 음원이다.
- 두 번째 축은 기획사 아메바컬처에서 방출된 뒤 전 소속사에 대한 폭로성의 디스를 하고 있는 이센스(E-sens)가 이끌고 있다. 그가 23일 ‘You Can’t Control Me’라는 곡을 발표하자 아메바컬쳐 측의 래퍼 개코는 ‘I Can Control You’로 반박했고, 이센스는 다시 25일 ‘True Story’라는 곡을 발표해 “내가 여기서 거짓말 한 거 있으면 말해봐”라며 도발했다.
- 랩(rap)이라는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번 사건이 그저 ‘욕이 절반인 막말대란’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팬들과 힙합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흥분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힙합음악을 주류로 끌어올리기 위해 감행됐던 그 어떤 시도보다도 효율적으로 대중들에게 힙합의 진면목을 알렸다는 생각 때문이다.
- 오늘의 검색순위 8위에 랭크된 ‘타이미’를 포함해 시진, 타래 등의 인물은 이번 흐름에 동참해 음원을 공개함으로써 더 많은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그들이 발표한 음원의 수준에 대해 이런저런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관심 그 자체가 자산인 연예인들에게는 인구에 회자되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사인이 될 수 있다.
- 다만 이센스와 아메바컬쳐 사이에서 오가고 있는 얘기는 ‘싸우면서 정 드는’ 디스의 일반적 범주를 애초부터 넘어서 있었다. 법정에서 오가야 마땅할 얘기가 랩이라는 장르의 외피 속에 숨어서 여론전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아닌가?
-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센스의 폭로성 랩이 없었다면 스윙스가 주도하고 있는 다른 한 축의 디스도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어쨌든 폭탄은 터졌다. 자욱한 연기가 걷히고 난 뒤에는 파편을 수습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스윙스 신세계’를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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