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이 사망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북한에서는 김정일을 ‘백두광명성’이라고 칭송했다. 김정일이 김일성의 백두혈통을 타고 태어나 어려서부터 백두광명성의 위용을 떨쳐 온 전설적인 인물이라고 우상화한 것이다.
김정일이 죽자 북한의 권력자들은 ‘백두광명성은 영원하다’고 꾸미기 위해 또 하나의 우상화작업을 감행했다. 북한정권은 지난해 4월에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하면서까지 김정일 생일을 광명성절이라고 부부르게 했다.
세이브엔케이는 지난 19일 전화 통화로 북한 주민들이 광명성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았다.
함경북도 회령시에 살고 있는 40대 중반 남성은 “김정일 생일이라고 입쌀 1킬로그램에 당과류 100그램을 공급받았다. 그리고는 며칠 전부터 결의대회를 한다, 강연회를 한다, 충성의 노래모임을 한다면서 주민들을 못살게 한다. 쌀도 필요 없고, 당과류도 필요 없으니 이제는 먹지 못해 움직일 기운조차 없는 사람들을 좀 가만히 놔뒀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대한민국에 입국해 살고 있는 형제로부터 경제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 량강도 혜산에 머물고 있는 한 평양 주민은 “김정일이 죽자 평양 주민들 속에서 영원히 빛을 잃지 않는다는 광명성도 빛을 잃은 걸 보니 조선도 이제는 수명이 다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보위부에서 유언비어를 퍼뜨린 자를 잡아낸다면서 한동안 복잡했다. 올해도 광명성절이라고 떠들어대지만 이미 떠난 주민들의 민심을 다시 잡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중국에 무역 업무로 나와 있는 북한 무역부문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중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계좌들을 다 막아놓고 있어서 상황이 심각하다. 이 정도라면 중국도 조선에 대해 매우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광명성절이라고 요란하게 잔치를 하는 것은 우방국들에게도 결코 좋은 인식을 주지 못할 것이다”고 했다.
결국 북한 주민들에게 광명성절은 북한의 권력자들이 선전하는 만큼 그렇게 의미 있는 명절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중국은 작년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은하3호 발사 이후 자국 내 인민은행, 공산은행, 농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거래하던 북한 무역기관들의 계좌를 비밀리에 동결한 상태이다. 이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최근 돌발행위에 대한 구체적이고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것이어서 북한의 권력자들에게는 매우 난감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이런데도 북한은 광명성절을 매우 성대하게 보냈다. 우주강국, 핵보유국의 위상을 만방에 과시한다면서 백두산밀영과 평양에서 불꽃축제를 하고 10만 평양주민들을 모아 놓고 결의대회를 벌였다. 북한 전역의 학생들에게 선물도 공급했다.
지난 1월 중순 북한은 중국에 무역분야의 관계자들을 파견했지만 중국정부가 자국 내 은행들과 거래하는 북한 무역기관의 계좌들을 동결해 놓아 북한은 중국에서 한 푼의 외화도 빼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나름대로 광명성절을 성대하게 보낸 것은 어딘가로부터 자금이 유입됐다는 것이고 최근 이란과의 핵커넥션을 의심할 수 있다. 이란과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암적인 존재들이다. 암은 제때 도려내지 않으면 인간의 온 몸을 파괴해 죽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이란, 북한과 같은 국가들이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보장될 수 없다.
북한의 광명성절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겠지만 암세포를 키워내는 북한의 권력자들에게는 중요할 것이다.
박광일 세이브엔케이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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