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의 인기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서 주인공 세경의 아버지가 한 말이다. 그리고 이 대사는 지난 12월 10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인용해서 유명해졌다.
토론에서 ‘재벌 해체’ ‘부자 증세’를 외친 이 후보가 서민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 내뱉은 말이다.
지난 12월 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이 드라마는 서민들의 ‘고통’이 종합 선물세트처럼 등장한다. 세경(문근영)의 아버지는 30년 동안 동네 빵집을 하다 골목상권에 침투한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큰 피해를 봤고, 집값이 폭락한 탓에 대출금 걱정이 태산인 소위 ‘하우스 푸어’ 신세다.
그리고 세경의 헤어진 남자 친구는 직장에는 다니지만 어머니 병원비로 진 빚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된 처지. 그래서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한다.
게다가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주인공 세경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도 해외 유학 경험 한번 없는, 지극히 평범한 그의 가정환경이다. 자라온 환경 때문에 패션을 보는 안목이 ‘후지다’는 게 그 이유니, 주인공이 분개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이 모양이다”라며 세상을 향해 울분을 토로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여기서 그친다면 이 드라마는 참 나쁜 드라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TV토론에서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는 식으로 선동한 정치인의 무책임한 수사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담동 앨리스>는 요새 보이는 흔한 영화처럼 ‘탐욕적이며 위선적인 부자와 보호 받아야 하는 서민’이라는, 매우 감성적인 이분법적인 구획 정리를 시도하는 것 같지는 않다.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변한다”고 선언한 주인공 세경. 열심히만 살았던 그녀가 부유한 집안의 아들과 결혼해 청담동에 입성함으로써 신분상승을 하겠다는, 다소 우스꽝스런 결심을 한다.
이 과정에서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부자보다는 오히려 보통 사람들의 신분 상승 욕구이다. 몇 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을 쏟아부어 명품을 걸치는 사람들, 부자 남편을 얻기 위해 청담동 카페를 배회하고 그들의 모임에 들어가려는 여성들, 부동산 대박을 꿈꾸며 무리한 대출금으로 집을 장만했던 아버지가 그들이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졌다고는 하지만, 웬만한 나라와 비교해서 전반적인 삶의 질이 뒤떨어지지 않는 지금, 실제로 서민을 더 아프게 하는 건 부자의 삶과 단순 비교하는 그들의 욕망 때문은 아닐까? 은행 빛 때문에 제2금융권에서 또 대출을 받으려는 아버지에게 “집을 팔고 전세로 옮기자”는 주인공 세경의 말이 해답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드라마가 좋은 점은 솔직하다는 점이다. ‘부자 때리기’를 통한 하향 평준화는 서민도 원치 않을 것이라는 사실. 부자도 서민도 모두 성공과 부를 향한 탐욕을 갖고 있다는 사실. 덕분에 조금씩 사회가 나아진다는 것만 인정해도 ‘경제 민주화’에 대한 많은 오해가 해소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부자와 마찬가지로 ‘탐욕스런’ 서민 세경의 성공기가 기대된다. 물론 아무래도 건강한 욕심을 가진 그녀는 결혼이 아니라 직장에서의 경쟁으로 빛을 발할 것 같다. (미래한국)
정재욱 기자 jujung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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