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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D+1, 공지영이라는 트위터리안이 한반도라는 폐허를 바라보고 서 있다.
- “아침에 한술 뜨다가 비로소 울었다. 가끔씩 궁금한데 나찌 치하의 독일 지식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유신치하의 지식인들은? 절망은 독재자에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열광하는 이웃들에게서 온다. 한반도, 이 폐허를 바라보고 서 있다.” (12월 20일 공지영 트위터)
- 바로 어제까지 높은 투표율을 보며 흥분한 듯 수십 개의 트윗을 쏟아냈던 그녀의 심기가 하루 만에 반전된 이유? 그것이 대선의 결과에 있음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한때 공지영은 문재인의 시민 멘토였지만, 75.8%의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이 낙선하자 하루아침에 패인(敗因) 중 하나로 지목되는 실정인 것이다.
- 절망의 트윗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누리던 표현과 언론의 자유, 과분한 것이었나 보다. 민주주의란 쟁취했다 해도 소중함을 지켜내지 못하면 개밥그릇만도 못한 것 같다. 미안하다 다 된 건줄 알았다. 명박이는 실수인줄 알았다. 실은 김대중 노무현이 실수였을지도 모른다.”
- 현직 대통령을 명박이 운운하는 ‘시대정신’이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현재의 상황을 ‘개밥그릇만도 못한’ 것으로 비유하는 지성(知性)에는 헛웃음만 나온다. 대통령직선제가 재도입된 1987년 이후 최초로 과반 득표에 성공하는 등 6개의 신기록을 세운 박근혜의 득표율 51.6은 ‘나쁜 숫자’이기라도 한 걸까.
- 그러나 공지영의 오늘 언행과 한국인들의 주목에 대해서, 사실은 길게 논평할 필요조차도 없다. 대선 이후 여야를 막론한 일대 지각변동은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존의 발악을 해도 검증된 실패자들은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아무리 사양해도 공(功)을 세운 이들과는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 똑같은 트윗을 딱 하루 전에만 올렸어도 민주주의에 대한 그녀의 고민은 나름의 진정성을 인정받았을지 모르겠으나, 모든 것이 끝난 뒤의 한탄은 그저 철모르는 투정처럼 보일 따름이다. 뭐 어쩌겠는가. 때로는 타이밍이 전부인 것을. 대선이라는 폭풍이 지나간 뒤 한반도라는 폐허의 오후기온은 영상권을 회복하며, 겨울치곤 안온하고 평화로운 햇살을 드리우고 있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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