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공교육 회복’이 지상 과제
미국도 ‘공교육 회복’이 지상 과제
  • 미래한국
  • 승인 2012.11.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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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미국 교육시스템은 빈부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돈 있는 미국인들은 자녀들을 등록금이 거의 사립대학 수준인 사립학교나 부유층이 살고 있는 지역에 위치한 좋은 공립학교로 보내고 있다. 반면, 도심 한가운데 있는 학교들은 일반적으로 형편없다.

교육기회의 차이는 미국의 평균 교육수준을 다른 선진국들보다 뒤처지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미국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서 뒤지고 있다. 미국이 세계 최고의 혁신적인 기업가들을 배출하고 있지만 미국 중등학교 졸업생들의 이해와 성취 수준은 일본과 한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

이렇게 된 것은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첫째, 교실에 히스패닉과 흑인계 미국인들 학생수가 증가하면서 학력 수준이 떨어졌다. 많은 학교들은 이들의 학력 수준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잃은 것 같고 교사들 가운데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능력 뿐 아니라 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자격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지방 정부들은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향상을 위해 충분한 자원을 쏟아붓지 않고 있다.

둘째, 학과 외 활동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학교에서 학과 외 활동을 강조하는 것은 학생들이 좋은 점수만을 받기 위해 공부만 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다방면으로 융통한 사람이 되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우리 모두는 학교들이 유능한 운동팀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많은 대학들은 좋은 운동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그들의 학업 성적과 상관없이 상당한 액수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운동선수들에 대한 이 같은 정책 외에도 학교들은 학생들이 드라마, 음악, 미술, 자원봉사활동 등 학과 외 활동에서 탁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학생들이 중요 과목을 공부하고 복잡한 주제들을 배우는데 주의가 분산되고 방해가 된다면 그렇지 않다.

많은 미국인 학생들은 뛰어나다. 하지만 평균적인 미국의 학교들이 철저하게 공부를 가르치고 종종 개인교사까지 동원해 학생들의 학업을 돕는 것이 일상인 외국의 학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과 미국 학생들의 결정적 차이점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미국인들은 두 나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기준이 매우 다르다고 말한다. 한 미국인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그 사람은 친구의 부탁으로 미국의 한 주립대에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했다. 세미나 시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강사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전자 장비를 쳐다보고 있고 일부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런 나쁜 습관은 분명히 고등학교 때 배운 것들이다. 학생 두 명은 강사의 강의를 아예 듣지 않고 강의보다 더 재미 있는지 세미나 시간에 다른 책을 읽고 있었다. 반면, 한국의 한 대입학원에서 가르칠 때 그가 본 한국학생들은 하루종일 근면했고 강사에게 매우 예의바르게 행동했으며 밤늦게까지 공부했다.

사람들은 한국 교육이 지나치게 엄하다고 비판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게 하기보다 공부라는 목표에만 매달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대학에 가려는 학생들은 입학에 필수인 학업적성시험(SAT)을 보아야 한다. 대학에 가지 않거나 갈 수 없는 고등학생들은 SAT를 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들은 일자리를 구하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직업적인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미국 교육의 불균형 문제는 매우 심각해 미 의회는 10여 년전 ‘No Child Left Behind’라는 정책을 마련해 모든 학교가 특정 기준에 통과하도록 했다. 이 정책에 따르면 학교는 통일된 시험을 봐야 한다. 그 결과 이 정책의 결과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다. 일부 학교는 최소한의 기준도 미치지 못하는데 어떤 학교는 쉽게 통과하는 것이다. 교육가들은 이 시험이 교육방식을 너무 구속하고, 대다수가 스페인어를 제1언어로 사용해 학교에서 영어를 별도로 배워야 하는 가난한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서는 이 기준을 통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불평해 왔다.

현재 연방정부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일부 주는 ‘면제’조치를 해주고 있다. 한편으로 유연성을 주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No Child Left Behind’ 본연의 목적을 무색하게 하는 위험을 수반한 조치다. 예외가 계속 늘어나면 시험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연방정부는 인센티브로 수백만 달러를 제공하거나 중지하며 학교들을 움직이고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번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온통 경제에 관심을 가져 교육은 뒷전으로 물러나 있었다. 미국 중등교육의 이 불균형은 미국 내 만연한 사회경제적 문제의 한 단면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재정 및 교역 적자라는 큰 문제와 씨름하면서 어떤 프로그램은 유지하고 어떤 것은 삭감할지 결정할 때 이 교육 문제와 맞닥뜨려야 할 것이다.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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