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위에 랭크된 tvN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1997년의 초기 아이돌 문화를 다루고 있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의 5인조 H.O.T를 따라잡기 위해 6인조 젝스키스를 데뷔시킨 회사가 바로 오늘날 카라의 소속사인 DSP미디어다.
- 카라가 이렇게 커다란 비즈니스가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적어도 5년 전엔 없었다. 2007년 데뷔 당시 DSP미디어는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해 있었기 때문이다.
- 젝스키스와 핑클, SS501 등의 성공을 발판 삼아 드라마 제작사로 사세를 확장하려던 DSP의 목표는 잇따른 실패로 그저 꿈으로만 남는 듯 했다. 2007년 카라의 데뷔 앨범 역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고, 주요멤버의 탈퇴로 팀은 와해 직전까지 갔다.
- 상황이 반전된 것은 2008년, 새 멤버들을 영입해 재결성을 하다시피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의 힘든 처지를 숨기지 않은 채 그대로 드러낸 그녀들은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단어를 유행시켰다. 이는 여성 아이돌답지 않은 코믹함과 진정성으로 연결되며 실질적인 결과로까지 확장되었다.
- “Mister”가 전국적인 히트를 기록했을 때 카라는 이미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내며 ‘눈높이에 맞는 아이돌’이라는 컨셉을 확정지은 후였다. 거기에 덧붙여 일본에서도 카라는 K-POP 붐의 정점에서 상대적으로 쉽게 성공궤도에 올라섰다.
- 그러나 커다란 성공은 뜻하지 않은 고난으로 연결되었다. 멤버 다섯 명 중 네 명이 소속사에 전속계약 해지 통보를 하면서 두 번째 해체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해체라는 최악의 결말은 막았지만 멤버 간의 불화도 외부로 알려질 수밖에 없었고, 한 마음으로 성공을 위해 달리는 소녀들의 이미지에서도 어느 정도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 다행히도 일본에서의 히트가 계속되며 비즈니스에는 이상이 없음을 알렸지만, 위기 이후의 카라는 이미지 쇄신을 하려는 듯 ‘친숙한 아이돌’에서 ‘멋진 아이돌’로의 도약을 추구하고 있다. 오늘 정오에 공개된 신곡 ‘판도라’ 역시 카리스마 있는 아이돌로서의 이미지에 충실하게 만들어졌다.
- 전국적 히트를 기록했던 본질적인 부분을 바꾸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상당한 리스크를 수반하는 도전이지만 이와 같은 경향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5년차 아이돌의 짧은 역사 안에 실패와 성공, 위기를 돌파하는 역전의 드라마가 모두 담겨 있다. 오늘의 한국인들은 그녀들이 새롭게 가져온 ‘판도라’의 상자를 궁금해 하며 오후 시간을 보냈다.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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