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에서 젊은이와 노인 간 격차는 미국사회의 빈부 격차와 유사하다. 이 차이는 정치사회적으로 전환점이 되는 선거철에 더 벌어지는 것 같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세대 간 격차를 쉽게 정의하기 어렵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젊은이들은 진보, 노인들은 보수라는 인식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인들 가운데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가 많은 것이 대표적인 방증이다. ‘새로운 개척지’라는 의미의 새누리당은 한나라당이 활동력 있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새로 지은 당명이다.
한국에서 세대 간 정치 성향의 차이는 충분히 이해될 만하다. 한국은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 수백만명 대졸 젊은이들이 처한 기회 부족, 계속 늘어나는 국내총생산(GDP)의 초과이득이 특권층에게만 돌아가고 거대 재벌이 한국경제를 장악하고 있다는 인식의 팽배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 동일한 이슈는 미국에서는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국처럼 정부가 경제적 기득권층을 대변하고 있다고 비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늘어나는 흰머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젊은 외모와 힘 있는 연설을 하며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분노하고 있는 젊은이들은 기업에 대한 세금을 낮추고 미국 경제를 통제하려는 사람들을 후원하는 경제적 기득권층을 최대의 적으로 보는 오바마에게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재임 중 최대 이슈인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전쟁, 경제침체라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 많은 젊은이들은 공화당의 보수 후보에게 표를 던지지 않겠지만 11월 선거에 대한 관심이 작다. 당연한 결과로 이들은 2년마다 전체를 다시 뽑는 하원의원 후보들과 6년마다 전체 상원의원의 1/3만 뽑는 상원의원 후보들에 관심이 없다.
젊은이들 가운데 특정 유권자 블록을 구성하는 사람도 없다. 집안 형편이 좋고 비싼 교육을 받은 상당수의 젊은이들은 세금을 낮추면서 경제적 안정을 시킬 능력이 있는 보수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려는 사람들은 공직에 있지 않은, 최소한 백악관과 행정부를 장악하지 않고 있는 야당 소속이다. 한국의 민주통합당처럼 공화당은 현 시스템의 역동적인 변화의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민주통합당과 달리 공화당은 월스트리트의 경제적 기득층과 기업가들을 대표한다. 공화당은 저마다 약간의 우선순위에서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불법이민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지지하고 오바마 행정부의 전국민의료보험에 반대한다. 무엇보다 그들은 세금인상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마련한 감세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한다.
공화당이 감세정책을 고집하면 큰 주립대학들이 자기 주 출신 학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비를 제공하는 등의 미국 고등교육시스템이 불가피하게 타격을 입을 것이다. 공화당은 오바마 행정부가 미군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것을 ‘약함’을 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세금이 줄어들면 미국 국방예산 역시 감소해야 한다. 싫든 좋든 세금을 낮추는 것은 동북아시아에서 해군 및 공군력, 한국과 일본의 주요기지를 유지하는 미국의 능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공화당은 지금 양분돼 있다.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인 미트 롬니는 중도를 대변하고 있고 전 펜실베니아 상원의원인 릭 샌토럼은 낙태와 동성결혼에 반대하며 근본 보수주의를 대변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이슈가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실업과 빈부 격차는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다. 미국에서 이 구분이 명확해지면서 격렬한 논쟁이 전파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 논쟁은 선거가 육박해올수록 심해질 것이다. 젊은이들은 이때 형세를 바꾸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양분돼 있다. 어떤 후보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에 대한 최선의 항의는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과 비교해볼 때 미국에는 잘 조직된 젊은이들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미래한국)
번역·이상민 기자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