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재등장과 새 시대에 접어든 동북아
푸틴의 재등장과 새 시대에 접어든 동북아
  • 미래한국
  • 승인 2012.03.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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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이 러시아 대통령으로 재부상하는 것은 미국에게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다. 푸틴은 러시아에서 자신에 대한 강력한 반대에 맞서기 위해 반미(反美)를 부풀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 엘리트들을 조종해 자신을 반대하고 있다는 주장하는 것이 돈 이상으로 수백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는 데 용이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푸틴의 민족주의적 호소는 러시아가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에 걸쳐 있는 제국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던 소련 당시의 불편한 기억들을 불러 일으킨다. 20여년 전 공산주의가 붕괴한 후 러시아는 쇠퇴했다. 냉전은 종식됐고 러시아 군대가 조세프 스탈린 때처럼 주변국들을 점령하기 위해 무장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푸틴이 자신의 재등장을 유럽과 아시아의 경쟁국들을 위협할 만한 능력을 가진 강대국으로서의 러시아 재탄생과 동일시할지 유의해야 한다. 소련은 존재하지 않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유라시아의 광대한 대륙에 걸쳐 있다. 이 같은 지리적 특성을 가진 국가는 지구상에 없다.

푸틴의 미국에 대한 불신은 한국에 중대한 의미를 던져준다. 푸틴은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0년 7월 평양을 방문했고 2001년 8월에는 모스크바에서 김정일을 맞았다.  김정일은 모스크바에 도착하기 위해 9일 동안 기차를 타고 갔다. 김정일은 2002년 8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다시 푸틴을 만났고 지난 8월에는 시베리아의 한 군사기지에서 메드베데프를 만났다. 그들은 두 가지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첫째,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북한을 경유해 한국으로 보내는 것과 둘째, 기대하는 것처럼 식량지원이었다.

이런 배경을 볼 때 러시아는 북한과 역사적인 관계 수립을 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스탈린은 김일성이 1950년 6월 한국을 침공할 음모를 지지해달라고 간청하자 시큰둥했다. 하지만 소련은 북한에 공군 등 군사지원을 제공했다. 두만강을 따라 북한과 접하고 있는 17km의 러시아의 국경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소련 당시 기차들은 소련이 헐값으로 북한에 판 중요한 자원들을 싣고 두만강을 따라 북한으로 들어갔다.

나중에 러시아는 인플레이션 가치를 뺀 당시 환율로 그것을 다 갚으라고 북한에 요구했다. 그 결과 러시아의 대북지원은 중단됐고 북한과 러시아와의 관계는 악화됐다. 

러시아는 여전히 북한의 나선 특별무역지구와 항구 시설에 참여하고 싶어한다. 중국 역시 그곳을 태평양에 진출할 수 있는 관문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자신들과 긴 국경을 접하고 있고 몽골을 사이에 두고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식량과 기름 등 거의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압도적인 의존을 상쇄하기 위해 러시아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정일이 푸틴과 메드베데프를 만난 것이다.

냉전 종식의 아이러니로 러시아는 한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새로운 관계를 위한 ‘새 시대’를 의미하는 ‘북방정책’을 소개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이 있기 3년 전인 1989년 6월 러시아에서 1주일을 보냈다.

푸틴은 2001년 2월 서울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을 만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9월 모스크바를 방문했고 이명박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나 가스 파이프 라인에 대해 의논했다. 북한에 맞서고 한미동맹을 보조하는 차원에서 한국은 러시아와 광범위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북한이 더욱 호전적이 되고 있고 미국은 중동, 특히 이란과의 갈등으로 주의가 분산돼 있기 때문에 한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넓히는 것은 중요하다. (미래한국)
번역·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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