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위기 맞은 한미관계
최대 위기 맞은 한미관계
  • 미래한국
  • 승인 2012.03.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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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한미관계가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3년 초부터 2008년 초 사이에 최악이었다는 것은 슬프지만 사실이다. 한미관계는 이전 5년 동안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과거 민주화 운동, 미국에서의 망명,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과 노벨평화상 수상에서 비롯된 도취감 등으로 미국 지도자들 및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와 같은 영웅적인 인물로 추앙됐고 미국인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김대중이 북한에 많이 타협하고 양보했을지라도 그는 각계각층의 유력한 미국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달리 미국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는 미국 대학이나 정부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없었고 다만 한미관계를 희생하면서 북한과 관계를 맺겠다는 열망을 갖고 있었다. 한미동맹관계는 2002년 6월 미군 장갑차에 치어 사망한 2명의 여중생들과 2002년 10월 강석주 북한 외무성 부상이 제임스 켈리를 대표로 북한을 방문한 미국측에 북한이 고농축우라늄을 통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드러난 햇볕정책의 완전한 실패로 큰 손상을 입었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한미관계는 미군부대 폐쇄,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북한 대응방법, 6자회담, 크리스토퍼 힐 미국특사와 상대편인 김계관이 6자회담 밖에서 한 협상 등에 대한 불일치로 점차 악화됐다.

2007년 12월 이명박의 대통령 선거 압승은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 증폭됐던 불확실성에서 급히 벗어나는 징조가 됐다. 미국인들은 마음을 놓았고 한국에 온 모든 미국 관리들은 양국 관계의 견고함을 말하고 있다.

한미관계는 정치적으로 유사한 점이 없는 듯하다. 미국의 민주당은 정치성향에서 볼 때 진보가 분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와 기업에 대한 고세율을 지지하면서 커가는 미국의 빈부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종종 말한다. 그러나 민주당의 자유주의(Liberalism)는 북한과 실질적인 대화를 하거나 미국의 (대한반도) 군사적 공약을 줄이는 것까지는 담지 않고 있다. 역사적으로 민주당이 집권할 때 미국은 한국전쟁을 비롯, 전쟁을 수행했다. 반면 공화당은 ‘고립주의자’들이었고 해외군사작전을 자원의 낭비라며 반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들과 유업을 깊이 있게 살펴보려는 일부 한국인들의 열망과 일치하는 것을 미국에서 찾기란 어렵다. 노무현의 진보적인 시각, 김대중의 햇볕정책이라는 유산을 수행하겠다는 그의 열망은 민주당이 비록 미국사회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가끔 보수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일부 미국의 진보들과 좌파들 사이에서는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

간과해서는 안 되는 한 가지 아이러니가 있다. 1년 반에 걸친 협상 끝에 역사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것은 좌파 노 대통령과 보수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이라는 것이다. 격론 끝에 한미 양국의 의회는 이 협정에 서명했다.

또 다른 아이러니는 노무현이 한때 이끌었던 그 정당의 멤버들이 지금은 자유무역협정이 한국을 착취하기 위한 미국의 음모라며 폐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민주당의 미국정부나 민주당이 갖고 있는 분석들을 무시하는 시각이다. (미래한국)
번역·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한미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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