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국민들의 엇박자 통일의식
[분석] 국민들의 엇박자 통일의식
  • 미래한국
  • 승인 2011.10.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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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반드시 필요’, 통일편익 ‘글쎄’, 통일세는 ‘반대’

통일의식에 대한 국민들의 영역별 조사가 시행됐다. 서울교대 산학협력단과 (사)세이브엔케이 등 5개 단체들은 통일부의 ‘통일준비 공론화 사업’의 일환으로 우리 사회 시민영역을 교육계(교사), 학계(대학생/대학원생), 경제계(경제인), 시민사회계(일반시민/단체), 종교계(종교인) 등 5개 분야로 나누고 올해 2월부터 11월에 걸쳐 총 6,72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통일에 대한 긍정적 관심도는 경제계가 88.9%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에 시민사회계(87.7%), 교육계(84.3%), 학계(76.0%)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에 대한 필요성도 경제계와 시민사회계 교육계가 평균 90%의 높은 긍정적 인식을 보였다. 다만 종교계와 학계는 이보다 낮은 평균 70%대의 긍정적 의식률을 보여 통일에 대한 우리 사회 각 영역의 의식에도 다소 차이가 있음을 보여줬다.

 

통일 필요한 이유는 동일 민족, 북한 지도체제는 거부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매우 필요하다(38%)는 답변과 필요하다(45.8%)는 답변을 합쳐 응답자의 약 83%가 통일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통일이 필요 없다는 대답은 13%에 불과했다.

통일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역사적으로 한민족이기 때문에 (32.7%)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전쟁위협 등 불안감 해소를 위해(24.8%), 선진국 도약을 위해(21.6%), 군사비 등 분단에 따른 비용경감을 위해(10.3%)와 같은 답변이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시민사회계와 종교계가 ‘역사적으로 한민족이기 때문에’ 통일이 필요하다는 답을 가장 많이 내놓은 반면 교육계와 학계는 ‘전쟁 위협 등 불안감 해소를 위해’라고 답한 점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종교계와 시민사회들이 통일 문제를 민족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반면 학계과 교육계는 현실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의 배경은 무엇일까. 가장 많은 답변은 ‘사회혼란(36.7%)이었고 그 다음은 통일비용 등 경제적 부담(31.8%)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북한체제의 이념에 대한 거부감이 커서 (18.0%)‘라는 답변이다. 이 답변의 비율이 현저히 낮은 이유는 역으로 응답자의 80% 이상이 통일에 대해 자유민주주의로의 흡수 통일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한 가정은 여론조사의 다른 항목 ‘북한 정권 및 지도층에 대한 인식’에 대한 응답에서 타당성이 증명되는데 응답자의 약 95%가 부정적(37.8%)이거나 또는 매우 부정적(56.7%)이라고 답변했다. 긍정적이라고 답변한 비율은 4.8%에 불과했다. 긍정적이라고 답변한 응답자는 시민사회계 (6.9%), 종교계 (6.6%), 학계 (5.3%), 교육계 (5.0%), 경제계 (3.5%)순이었다.

‘통일이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기간’에 대한 응답은 10~20년 후(41.5%), 20년 이후(36.1%)라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전체 대상의 77.6%는 10년 이상의 기간이 지나야 통일이 가능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에 드는 비용과 편익을 비교하는 응답에는 편익이 비용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비용<편익’ (44.4%)이 가장 높았지만 정반대로 통일비용이 편익보다 크다는 ‘통일>편익’ 응답도 36.7%를 차지했다.

분야별로 비교할 경우 ‘비용<편익’의 응답은 경제계(55.8%)가 가장 높았고 ‘비용>편익’ 응답은 종교계(53.1%)가 가장 높았다. 나머지 교육계, 학계 등은 비용이 편익과 비슷한 정도일 것이라는 ‘비용·편익’ 응답이 비교적 높았다. 이러한 응답의 현상은 우리 사회에 통일의 비용과 경제적 효과 및 편익 등이 제대로 논의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통일 필요하지만 통일세는 반대, 통일 비용-편익 문제는 헷갈려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90%를 넘는 상황에서 통일비용과 효과에 대한 상반된 인식이 비슷한 비율로 존재한다는 것은 경기 침체기에는 통일 필요의 의식이 저하될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앞으로 미국을 비롯 유럽의 경기침체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통일, 편익비용에 대한 국민적 계도가 더 없이 필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통일의 기회가 경기침체기에 왔을 때 통일, 편익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많다면 그 만큼 통일의 기회를 놓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일비용 준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매우 공감하는 편(31.0%)과 대체로 공감하는 편(51.2%)을 합쳐 전체 대상의 82.2%가 통일비용 준비에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분야별로는 교육계(89.4%), 경제계(89.3%), 시민사회계(87.3%), 학계(79.5%), 종교계(69.5%) 순이었으나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한편 그러한 통일비용의 마련 방법으로는 예산의 일정 부분을 적립(61.4%)하는 방안이 가장 긍정적인 응답 비율을 나타냈고 세금인상, ‘통일세’ 신설(12.8%)이나 국민들의 자발적인 성금(11.5%) 등의 응답은 낮았다. 정부가 주창하는 ‘통일세’에 대한 호응이 낮은 점은 통일의 시기가 짧아도 10년 이후라는 응답과 통일 비용과 편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응답자들의 생각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통일에 대한 편익효과가 뚜렷하게 제시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기간에 걸친 통일세의 납부에 대해 국민들이 선뜻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정부의 통일 노력에 대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까. 응답자들은 ‘통일을 위한 정부의 중점 추진 과제’로 남북교류협력 증대(37.4%)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내부 통일 준비 강화(31.0%)를 그 다음으로 많이 지지했다.

한,미,일 공조체제 통일외교 강화(8.8%),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확대(4.1%)에 대한 응답은 10%를 넘지 못했다. 흥미로운 것은 응답자들 대부분이 남북교류 협력 증대가 정부의 통일 노력에 중요하다고 대답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확대에는 부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러한 응답에는 북한이 남한의 경제지원을 투명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인식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마지막으로 통일 및 북한 관련 정보습득 방법으로는 TV/라디오(61.3%)를 가장 많이 꼽았고 그 다음으로는 인터넷/SNS(35.9%)와 신문/잡지(34.0%)라고 응답했다. (미래한국)

김민정 객원기자  coolmj76@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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