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2024 세계경제, 일본 빼고 모두 ‘빚더미’에 운다
[심층분석] 2024 세계경제, 일본 빼고 모두 ‘빚더미’에 운다
  •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24.01.1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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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세계경제는 여전히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외경제연구원이 펴낸 ‘2024년 세계경제 전망: 당겨쓴 여력, 압박 받는 성장’에 따르면 내년 주요 선진국들과 개발도상국들 모두 고금리, 국제 정세 불안, 그리고 긴축에 따른 저성장을 감내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중국경제의 침체가 교역 비중이 높은 동남아시아 및 한국, 그리고 아프리카 나라들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역시 고금리와 높은 공공부채로 인해 성장 동력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특이하게도 일본의 경우 엔저로 인한 수출 증대로 기업들의 수익성 제고와 시설 투자가 늘어나 경기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경제연구원은 2024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종전 대비 0.2%p 낮춘 2.8%로 전망했다. 이는 2023년의 3.0% 대비 낮은 수준이다. 

전망의 키워드가 ‘당겨쓴 여력, 압박 받는 성장’이라는 점이 전체를 설명한다. 세계경제는 중국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저성장 경로에 진입한 점, 고부채와 고금리의 이중 작용에 따른 성장 저하, 그리고 지정학적 충돌 악화와 추가적 공급 충격 등이 성장이 세계경제를 침체로 이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주요 선진국 대부분은 높은 금리와 부채부담 등으로 낮은 성장세를 보이며 미국은 2024년 1.5%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 견조한 고용시장에 힘입은 소비지출의 영향이 어느 정도 이어지더라도 고금리에 대한 부담으로 2023년만큼의 성장률을 기록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높은 정부부채와 이자부담 또한 재정의 경제 성장 기여도를 낮추게 될 것으로도 전망했다. 

도쿄의 야경. 일본 경제는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의 야경. 일본 경제는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경제의 중장기 저성장 경로 진입

유로지역 역시 침체 상황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일본은 고용 및 소득 환경이 개선되고 기업 실적 호조 등을 기반으로 내수 위주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여 2024년 연간 1.0%의 안정된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경제는 2023년 3분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4.9%를 기록하는 등 미진했던 리오프닝 효과로부터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부동산 부문의 부진과 내수 침체, 물가 하락, 청년층 고용 악화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2023년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5% 내외의 성장률’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여러 구조적 취약점에 노출되어 있어 전망의 방향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 가운데서도 부동산 부문은 중국경제의 약점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2022년부터 최근까지 부동산 투자와 판매, 자금조달 등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건설, 건자재, 철강, 가구, 금융, 임대 등 부동산 및 연관 산업이 중국 GDP 대비 30%에 이르고, 가계 자산 및 지방정부 수입에서 부동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정부의 규제 강화(2022년 8월) 조치 이후 침체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특히 지방정부자금조달기구(LGFV)의 부채 규모가 2022년 기준 GDP 대비 40% 이상이며, 지방정부 공식 부채보다 많다는 추정이 대다수다. 

그 외에도 인구 고령화, 생산성 저하, 양극화 심화, 대체 투자지 모색에 의한 직접투자 유입 감소, 미중 갈등과 대중국견제 확대, 특정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등 중장기적으로 성장 저하를 초래할 많은 요인이 잠재해 있다는 점을 보고서는 지적한다. 다만 보고서는 중국경제가 부동산 부문의 부실로 인한 급격한 금융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낮으나 구조적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과거 수십 년간의 고성장을 멈추고 성장률이 중장기적으로 3~5%대로 내려올 확률은 낮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해외직접투자 유입과 부동산 부문에 의존한 경제 시스템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률을 제고하기 위한 대안 또한 마땅치 않으며, 중국 정부의 정책의지가 관철될 수 있는 물적·인적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도 주목된다. 이때 물적 여건이란 대외 환경 및 관계, 인구구조 변화, 자산시장 침체, 불평등 확대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중국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주변국에 불균등하게 나타날 것이며 생산과 교역으로 더 밀접하게 엮여 있는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등 인근 국가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선진국 가운데서는 독일 또한 비슷한 위치에 있다. 또한 중국으로부터의 직접투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아프리카 저개발국 또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미국 경제의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권거래소. 미국 경제의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부채와 고금리의 이중 작용

전 세계 민간 및 공공 부채가 장기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급격히 풀렸던 유동성이 다소 회수되기는 했으나 위기 이전 수준으로까지 부채가 축소되지는 못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 부채는 코로나19 위기 시작 해인 2019년 말 기준 GDP 대비 229%에서 2020년 258%까지 급증한 후 2022년 238% 수준으로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22년 기준 공공부채는 GDP 대비 92%, 가계부채는 55%, 비금융기업 부채는 91%에 이른다. 주요 선진국에서 공공부채와 민간부채 수준이 매우 높은 가운데 신흥국의 부채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며, 특히 중국은 최근 부동산 문제와 맞물리며 부채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약간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에도 불구하고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민간활동 위축 및 차주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성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 

금리 하락에 대한 전망이 아직 시계(視界) 안에 들어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례로 미국의 프라임 모기지 이자율 평균이 위기 전 고점을 넘어 5%를 상회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매월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도 평균 2000달러를 돌파하는 점이 주목된다.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기존 차입액 상환 부담 증가로 투자와 소비 등 민간활동에 제약이 걸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경우 질서 있는 디레버리징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지만, 당분간 이어질 고부채와 고금리 상황이 추가적인 경제활동 하향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 또한 높다. 물가 불안이 해소되고 주요국에서 빠르게 올린 기준금리의 상단을 확인하기까지 아직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되므로 중·고금리-고부채-중물가 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기업들은 투자처 및 신규 수요 발굴이 어렵고, 공급망 재배치와 요소 투입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증가할 것이며, 가계의 경우도 부채 축소와 역자산효과,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로 여타 소비지출에 제약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는 부채가 매우 빠르게 늘어난 국가들, 공공·가계·기업 중 두 부문 이상에서의 부채 부담이 높은 국가들을 유의해서 살펴봐야 하며, 각국 내에서는 이자보상배율이 높거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중이 높은 한계 기업 및 가계의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상시화해야 할 필요가 높아졌다. 특히 경제의 기초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침체에 대한 우려로 섣부른 금융완화 정책이 도입된다면 부채에 대한 안정적 관리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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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한국·일본, EU처럼 경제동맹 맺어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이 한일 경제동맹을 주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최 회장은 최종현학술원이 지난 12월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마련한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의 연사로 나와 ‘한일 관계의 새 시대, 그리고 한미일 3자협력’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그동안 WTO 체제에서 많은 혜택을 누려왔으나 지금은 그 혜택이 사라지고 있으며 큰 시장이었던 중국은 이제 강력한 경쟁자로 바뀌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야말로 이를 타개할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고령화 문제와 인구 감소, 낮은 경제성장률과 같은 문제에 함께 직면해 있으며, 지금의 경제적 위상을 더 이상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EU와 같은 경제협력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한국과 일본이 강력한 경제동맹을 맺어 큰 시장으로 성장한다면 주변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게 돼 결국은 북한문제 등 동북아 전체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11월 30일 일본에서 열린 도쿄포럼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경제 연합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양국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 신재생에너지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산업이 많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이어 열린 갈라 디너에서는 한미일 3국 경제협력 필요성도 역설했다.

한일 경제협력체가 미국과 협력한다는 30조 달러 이상의 거대 경제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 양국은 전 세계에서 수입하는 LNG 비중이 30%가 넘을 만큼 많은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은 LNG 및 석유 수출국을 상대로 가격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을 비롯해 관광업, 스타트업 플랫폼 등에서도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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