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고성혁 미래한국 기자
무한경쟁 속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나눔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지산(地山)그룹은 “버는 만큼 사회에 공헌한다”는 한주식 회장의 인생 철학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지산그룹은 설계, 감리, 건설사업관리, 프로젝트관리 등 지역 개발의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역개발 전문회사이다. 용인 안성 화성 이천 여주 당진 등에 최첨단 기반 시설이 갖춰진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 외에도 조립식콘크리트(PC부재) 생산업체와 건축사사무소 등 물류시설 건설과 관련된 업종의 12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전문기술인력을 바탕으로 지난 22년간 물류센터 개발과 운영 등 물류 전 분야에 걸쳐 우수한 기술력을 축적하고 개발해 국내 최고의 물류센터 개발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이 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산그룹은 고객의 요구가 반영된 최신 트렌드와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해 명실상부한 최첨단 국제물류선진기업을 지향한다. <미래한국>은 기업 경영에 있어 자신만의 특별한 철학으로 그룹을 이끄는 한주식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일반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산그룹이 관련 업계에서 숨은 실력자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성장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지산그룹은 회사 설립 후 22년간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고 확보하여, 이를 통해 편의성이 극대화된 물류기지건설기술을 축적했습니다. 이는 지형의 고저를 활용한 도로의 램프를 통해 창고의 전 층에 차량이 직접 접안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실질적인 편의성이 증대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지요.
이렇게 축적된 전문인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각지에서 양질의 물류 최적 입지를 다량 확보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저온 창고인 남사물류센터를 개발한 것은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외형적 성장으로도 나타났는데, 초기 자산 10여억 원으로 출발했지만 이제 2조 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최고의 입지와 최첨단의 기술력을 확보했기에 많은 제조, 물류기업들이 선호하는 물류센터로 성장한 것입니다.
이제는 물류센터의 설계와 개발 및 운영을 위한 수직계열화를 구축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물류센터 개발과 운영 전반의 선도적 기업으로 우뚝 섰다고 자부합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지난 9월 경기도 여주시와 더불어 남녀주IC 인근 100만㎡ 부지에 총사업비 2조2000억 원의 대규모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명실상부한 최첨단 국제물류 선진기업 지향
- 땅에 대한 회장님의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룹 이름이 지산(地山)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글자 그대로 ‘땅(地)과 산(山)’을 뜻합니다. 산을 깎아 평지로 바꾼다는 의미의 지산입니다. 우리 지산은 산을 깎고 계곡을 메워 평지화해서 국토 이용률을 높이고 산업 발전의 핵심 시설을 건설하는 회사입니다. 지산의 핵심 역량은 전국의 땅과 산을 잘 보듬고 치유해 단장시키고 새 옷을 입히는 것이죠.
- 지산그룹 슬로건이 ‘걸림돌을 디딤돌로’라고 들었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우리 회사는 ‘걸림돌을 디딤돌로’라는 좌우명을 정해 매 순간 반복해서 확인하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어려서 걸린 장티푸스로 인해 얻은 청각장애와 몇 번의 화재 등, 평생을 역경 속에 살아오다 보니 모든 고난을 더 좋은 환경을 만드는 디딤돌로 여기고 있는 것이지요.
청각장애는 스스로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 회사 운영에 관련된 법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게 하는 기반이 되었고, 화재는 이후 안전과 예방을 지키기 위해 쏟아붓는 노력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경험이 지산그룹이 탈세나 편법에 감히 발을 붙이지 않도록 만든 것입니다.
또 과감한 투자와 비용을 아끼지 않는 노력으로 화재와 안전사고는 대한민국 그 어떤 기업보다 철저히 예방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한주식 회장은 역경 속에서도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잃지 않았다고 한다. 어린 시절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하늘이 생명 대신 청력을 가져간 것에 감사하며 결코 실의에 빠지지 않았다. 항상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가며, 걸림돌을 디딤돌로 삼는다”는 신조로 오히려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삶을 바라보게 되었다.
삶에 대한 무한 긍정으로 부를 이룬 한 회장의 이러한 태도는 곧 기부와 봉사로 이어졌다. 개인 기부 활성화와 성숙한 기부문화, 사회공동체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1억 원 기부자 모임)’에 가족 4명이 모두 가입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에서도 경기도와 경주 등에 수억 원어치 마스크를 기증하는 나눔의 행보로 화제를 모았다. 어린 시절 장티푸스로 청력을 다친 한 회장은 특히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아낌없이 도와 ‘기부 천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의 신념은 현재 진행형이다. 2017 지역사회발전 유공 표창(경기도지사), 2018 기흥노인복지관 명예관장 위촉, 국회의원·도지사 표창, 2019 대한적십자사 레드크로스아너클럽 가입, 2019 제10회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사회공헌인 부문 대상, 2019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수상, 2019 육군참모총장 표창 수상, 2019 충북도지사 표창 수상, 2019 충청북도 정책자문위원 위촉, 2019 대한민국 건설상 부동산개발 부문 대상, 2020 사회공헌 신뢰경영인 부문 대상, 2021 적십자 고액기부 ‘경기 가족 1호’ 등의 영예를 안고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선한 기업인으로서 진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 한 회장님은 기부 활동 등 특히 사회공헌에 신경을 쓰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를 보고 죽어서 천당 가기 위해 기부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답부터 하자면 전혀 아닙니다. 죽어서 천당 가려면 교회에 나가 십일조를 내야 하는데 지금도 교회에 나갈 마음이 생기지 않아 아무래도 죽어서 천당 가기는 힘들 듯 싶어요.
나는 살면서 천당을 만들고 싶습니다. 살면서 천당 만드는 일은 간단하지요. 내 마음에 욕심이 없고 갈등이 없고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하면 그게 곧 살아서 천당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는 것도 당연히 포함돼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존경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더 멋진 천당이지요.
기부와 봉사 위한 기업운영 철학
기부는 그런 천당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에요. 나는 십일조 내는 대신 살아생전에 최소한 내가 버는 돈의 10%는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내가 살아 있는 지금 세상을 천당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따지고 보면 저는 욕심이 참 많은 사람이에요. 우선 오래 살고 싶은 욕심이 큽니다. 120살쯤 되면 세상의 온갖 경륜과 관록이 붙을 것이니 그 넉넉한 경륜으로 정치도 해 보고 싶고 그쯤 되면 100살 넘은 노인들이 많을 것이니 전국의 노인들을 대표하는 노인회장을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 마음이 늘 즐거워야 하는데 기부하고 양보하고 나누는 삶만큼 즐거운 것이 없어요. 제 기부로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큼 흐뭇하고 보람된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가끔 재벌기업의 총수나 가족들이 부하직원들이나 협력업체 사람들에게 갑질하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그 사람들은 스스로 살면서 지옥을 만드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그렇게 아등바등하면서 남 위에 억지로 군림하는 것이 과연 진정으로 행복한 길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을 겁니다. 남의 눈에 눈물 흐르게 하면 제 눈에 피눈물 나는 것이 돌고 도는 세상의 기본적이 이치예요. 이 룰을 무시하면 괴로움에 빠질 수밖에 없어요.
가끔씩 방송에 나와 갑질했다고 고개 숙이고 사죄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게 진심으로 여겨지지 않을 뿐더러 그래서 더 깊은 지옥의 수렁으로 빠지는 듯해 불쌍합니다. 결국 누워서 침 뱉는 일이고 칼로 제 눈 찌르는 것인데 그것을 모르고 쥐꼬리만한 힘이라도 있으면 휘두르고 싶어 안달인 것이지요.
세상을 그렇게 야박하게 살면 나도 재미없고 남도 재미없는 거예요.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매년 연간 10억 원 정도의 기부를 해왔습니다. 사업이 커진 만큼 앞으로 좀 더 많은 재원을 기부와 나눔에 투자할 계획이에요.
그렇게 하다 보면 내가 바라는 천당 같은 세상이 내 주변에서 점점 넓어지지 않을까요? 그렇게 살다 보면 혹 죽어서도 천당 갈 수 있을지 혹 모르는 일이고. 아무려나 좋은 일입니다.
- 건강이 좋아 보이십니다. 특별히 건강관리 비법이 있으신지요?
저는 29살 청년의 건강을 갖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젊은 친구와 마라톤 경주를 해도 자신 있습니다. 1년 365일 매일 아침 운동하고 반신욕을 즐깁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합니다. 그게 건강의 주요 비결이에요.
저뿐 아니고 우리 회사 직원들도 전부 운동합니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운동을 마친 뒤 근무를 시작해요. 우리 회사에는 담배 피우는 직원이 없습니다. 직원들이 건강해야 회사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어요. 사람이 건강하면 일은 자연스럽게 열심히 하게 되어 있습니다.
직원이 건강한 기업, 건강한 기업이 건강한 국가로
- 회장님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는 기업이 번 돈은 지역경제와 국민경제로 흘러 들어가 순환구조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업과 근로자, 지역사회가 합심하여 살기 좋은 공동체를 이루고자 지역과 사회에 기부와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에요. 또 지역과 사회에 기부와 봉사하는 것은 가진자의 무조건적인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과 행위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서라도, 기부와 봉사는 최대한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저를 아는 많은 사람이 이러한 기부와 봉사에 대해 남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부와 봉사는 제 삶의 목표이자 의미입니다.
그러기 위한 자금과 배경을 만들기 위해 기업을 경영한다고도 볼 수 있지요. 즉, 기업의 가치와 이미지를 위해 기부와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와 봉사를 하기 위해 기업을 운영한다고 할까요?
또 다른 기업들처럼 돈만 내거나, 재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기부일망정 제가 직접 참여하고, 전달하거나 봉사할 수 있는 기부를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립한 ‘아노 소사이어티’클럽에 가족 네 명 모두가 가입하여 경기도 최초의 ‘가족회원’이라는 영예를 얻기도 했습니다.
기업의 발전과 성장에 따른 상을 제외하고도, 2017년 ‘지역사회 발전 유공 표창(경기도지사)’ 등 10여 회의 지역발전 기여에 따른 공로상과, 2019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등 20여회 기부와 봉사에 관련된 상과 표창을 받았습니다.
- 지산그룹의 핵심 가치와 목표도 궁금합니다.
지산그룹의 핵심 가치는 ‘사람’입니다. 직원들과 주변인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곧 저의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업무량과 실적보다 스스로의 ‘건강’을 챙길 것을 수시로 강조합니다.
전 사원 금연정책(수당 및 혜택제공)을 시행해 마침내 100% 완성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에는) 백신수당을 지급하여 이또한 100% 접종완료했습니다. 각종 헬스기구가 비치된 운동실을 마련하여 직원들의 아침운동을 장려하고 운동비도 지급합니다.
단백질음료를 비롯한 각종 영양제를 제공하는 등 내 가족의 건강을 염려하는 것처럼 회사 직원들의 건강을 위하여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행복하기 위한 제일 중요한 조건이 건강이기 때문입니다. 직원이 건강해야 회사가 활기가 넘치고, 역동적으로 업무를 추진해 나갈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회사에서 경영하는 농장에서 생산한 각종 농산물을 수시로 제공하고, 한 달에 2회 고기를 구매하여 가족과 같이 먹을 수 있게 나누며, 온갖 기념일과 경조사를 챙겨 진짜 가족과 다름없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업무적인 능력은 건강할 때만 가능하기에 우리 회사 직원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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