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Ⅱ] 북한 ICBM 로켓의 원천 기술은 우크라이나
[심층분석Ⅱ] 북한 ICBM 로켓의 원천 기술은 우크라이나
  • 고성혁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2.05.0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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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괴물 ICBM을 발사했다. 군의 발표에 의하면 최대 상승고도는 6248.5㎞, 1시간7분간 비행했다. 지금까지 나온 전 세계 ICBM을 통틀어 가장 높은 고도까지 쏘아 올렸다. 최대사거리를 추정하면 1만5000km를 상회하면서 북미대륙 전체를 사정거리에 두는 성능으로 분석된다.

2017년 북한이 쏘아 올린 화성-15형과 비교하면 최대고도는 1773㎞, 비행거리도 140㎞가 더 늘었다. 북한의 ICBM 기술은 이론의 여지 없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북한은 미국이 인정하든 하지 않든 핵탄두와 장거리 운반체를 모두 확보한 것이다.

미국과 서방의 각종 제재 속에서도 북한은 탄도미사일 분야에 집중 투자하여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2010년 이후 북한의 미사일 기술은 너무도 급작스럽게 발전했다. 북한 자체 기술로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디서 미사일 기술을 도입했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2018년 트럼프와 김정은의 하노이회담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은 미국의 제재를 풀기 위해 핵시설도 파괴하는 일종의 ‘쇼’까지 보인 터였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한 편을 들었기에 김정은은 트럼프가 자기 뜻대로 움직여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회담장에서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그것은 북핵과 탄도미사일 관련 과학자와 기술자 명단이었다. 이들을 모두 미국으로 보내야만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요구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다름 아닌 우크라이나 출신들이었다.

2017년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보고서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이 깊숙이 개입했음을 밝히면서 국제적 파장이 일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우크라이나 로켓 제작 업체인 유즈마쉬 출신 엔지니어 6~10명 정도가 북한에 입국했고, 몇 년 전에도 12~16명의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이 북한을 찾았다’는 것이다.

2012년 6월 벨라루스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직원 2명이 우크라이나에서 유즈노예 직원을 포섭해 로켓 관련 기술을 빼내려다 체포돼 8년형을 선고받은 일도 있었다.

유즈노예는 옛 소련 시절 최초로 핵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사정거리 1만1000km 이상의 ICBM인 R-36M(나토명 SS-18 사탄)을 만든 연구소다. R-36M 엔진이 북한에 흘러간 것으로 추정되는 RD- 250이다.

당시 북한은 R-36M과 연관된 첨단 기술과 액체연료 로켓 엔진, 연료공급 시스템 등에 대한 논문들을 가져가려다 적발됐다. 로켓 전문가들조차 북한이 공개한 로켓 추진부를 보면 우크라이나의 RD-250 로켓과 거의 동일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2017년 8월 미국 원자력과학자회보(The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자세한 사양을 검토한 결과 북한의 새 엔진은 RD-250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이 엔진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

결국 이 엔진의 출처는 우크라이나 드네프로 페트로프스크의 ‘유즈마쉬’로 결론을 내게 된다. 2015년 돈바스 전쟁이 시작되면서 우크라이나가 혼란을 겪자 유즈마쉬의 보안은 허술해졌고 경영난에 허덕이게 된다.

우크라이나의 미사일과 핵 과학자들은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었다. 이때 북한 대사관 및 공작원들은 이들 우크라이나 핵 및 미사일 과학자들을 집중 포섭하여 북한으로 데려 갔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재조명되는 용천 폭발사고와 이스라엘 모사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도 북한 핵심기술자는 우크라이나 출신들이었다. 여기에 재미를 본 북한은 2000년대 들어서도 은밀히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을 입국시켰다. 당시 우리 정부 관계자도 언론을 통해 확인하기도 했다.

“북한은 1990년대 옛 소련 붕괴 후 기술자들을 대거 받아들여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 속도를 높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은 북한만이 아니라 시리아, 이란으로도 일자리를 찾아갔다.

시리아로 갔던 우크라이나 출신 기술자가 다시 북한으로 가기도 했다. 시리아-북한 커넥션의 핵심은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이었다. 이를 눈치챘던 것이 이스라엘 모사드였다. 2004년 4월 북한 용천 폭발사고 배후 역시 이스라엘 모사드였다는 것은 이미 정설로 굳어진 사항이다.

당시 시리아 핵기술자들이 죽었다고 보도된 바 있는데 그들 역시 사실은 우크라이나 출신 기술자라는 것이다. 요약하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기술자들이 대거 관여했다.

그것도 소련이 해체될 당시 1차 대거 유입되었고 그 다음 이란-시리아-북한 커넥션 과정에서 2차 유입, 그리고 2010~2015년 언저리에 3차 유입으로 북한의 핵과 ICBM 탄도미사일은 완성, 고도화되었다는 것이다.

공군이 북한 ICBM 대응 차원에서 공개한 F-35A 스텔스전투기의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 모습./국방부
공군이 북한 ICBM 대응 차원에서 공개한 F-35A 스텔스전투기의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 모습./국방부

북한은 발사에 성공한 직후 발사 장면을 포함한 동영상과 고화질 영상을 공개했다. 김정은이 등장하는 동영상은 지금까지의 북한 영상과는 다르게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편집됐다.

고화질 사진은 드론까지 이용하여 여러 각도에서 미사일 발사 준비 과정과 발사 순간까지 포착하여 공개했다. 고화질 사진을 분석해보면 멀리 평양 순안비행장의 여객기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동식 발사대는 바퀴 축이 무려 11개나 되는 대형 특수 차량에 실려 있다. ICBM 미사일 무게까지 감안하면 족히 100톤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새로 공개된 화성-16호도 무게는 100톤 정도로 분석됐다.

이 정도 무게라면 기동성에 제한이 있어 아무 곳에서 발사하기는 곤란하다. 비행장 활주로 같은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이라야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북한은 ICBM 발사를 항상 비행장 인근에서 실시했다.

예비역 공군 장성은 “북한의 ICBM과 중거리 이상 탄도미사일의 경우 그 무게 때문에 기동성에 제한이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전면전과 같은 유사시 기술적으로는 선제타격에 의한 킬체인n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킬체인의 방법은 어떻게 될까? 한미 연합자산에 의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가 포착되면 공군의 정밀 에어 스트라이크, 육군의 미사일사령부의 지대지 탄도미사일에 의한 방법, 해군의 함대지 순항미사일에 의한 방법 등이 있다.

만약 전쟁 초기 제공권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유효한 방법은 미사일사령부의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선제타격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4월 1일 육군 미사일사령부를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로 개편했다. 사진은 서욱 국방장관이 부대기를 수여하는 모습/국방부
군은 4월 1일 육군 미사일사령부를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로 개편했다. 사진은 서욱 국방장관이 부대기를 수여하는 모습/국방부

육군 미사일사령부 제역할 가능한가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육군 미사일사령부의 지대지 탄도미사일로는 이동식 목표물(발사대)를 정밀 타격하기 힘들다. 지대지 탄도미사일은 적의 기지나 사령부 건물, 벙커 등 고정 목표물에만 효과적이다. 또 하나의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현대전에서 C4ISR(전장 지휘, 통제, 통신 및 감시 정찰) 능력은 승패를 가늠하는 열쇠다. 그런데 현재 육군 미사일사령부는 적을 감시할 수 있는 눈도 지휘 통제할 수 있는 능력도 없다는 것이다.

공군이나 합참으로부터 넘어오는 데이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C4ISR를 통한 지휘체계 일원화는 매우 중요한데 현재 육군 미사일사령부 시스템은 그렇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군 미사일사령부는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로 확대 개편될 예정이다. 과연 그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이동식발사대를 이용할 때는 육군 미사일사령부가 아니라 공군이 나서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국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F-35A 스텔스 전투기는 킬체인으로서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군은 오산에 있는 미 7공군과 함께 한 몸처럼 움직이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 전구에 대한 감시체계는 사실상 공군이 맡고 있다. 하늘을 감시하는 레이더망, 북한의 지상군 이동과 특이 동향 감시정찰 자산 역시 공군에 있다. 최대 36시간 체공하면서 북한을 감시정찰하는 글로벌 호크 4대도 모두 도입되었다. 공군과 육군 미사일사령부만 놓고 보면 공군은 감시자산과 타격자산을 모두 갖고 있다.

전시 상황에서는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고 지휘부 판단이 늦어지거나 명령지휘계통에 혼선이 빚어지면 치명적 피해를 입게 된다.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당시 군 최고 지휘부는 우왕좌왕했다.

전장 상황 판단과 대응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과연 유사시 육군 미사일사령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현 단계에서는 검증조차 되지 않았다. 공군과 육군 미사일사령부 간의 유기적인 지휘 통제가 되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전 세계 언론과 미국 워싱턴의 눈은 모두 우크라이나에 쏠려 있다. 유럽에서 새로운 냉전이 시작되었다. 독일도 재무장 가능성이 있고, 미국은 폴란드에 증파했다. 미국 안보 1순위가 아시아 태평양에서 다시 유럽으로 옮겨가는 듯하다.

이것은 우리에게는 악재다. 북한 김정은은 그 틈을 이용하여 ICBM을 발사했다. 김정은은 트럼프보다 바이든이 상대하기가 쉽다는 것을 알아챘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의 안보 공백을 이제 차기 윤석열 정부가 오롯이 떠안게 됐다. 윤석열 정부는 군의 시스템도 재점검해서 문재인 정부의 대못을 걷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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