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길] 美中 패권경쟁과 대만의 미래
[미래길] 美中 패권경쟁과 대만의 미래
  • 신범철 미래한국 편집위원 ·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 승인 2021.03.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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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미래한국 편집위원 ·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신범철 미래한국 편집위원 ·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미중 패권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과 대만 관계, 즉 양안(兩岸)관계 역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공세적인 대외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로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고, 대만 역시 이러한 입장에 호응하며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대만을 본격적으로 견제하며 양안 간에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미국의 친대만 정책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 시기부터 본격화되었다. 장기적으로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총통을 지지하며 고위급 관료의 대만 방문을 추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러한 정책을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대통령 취임식에 42년 만에 처음으로 사실상 대사의 역할을 하는 샤오메이친(蕭美琴)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처 대표를 초청했고, 지난 2월 10일 이뤄진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경제 관행과 인권 문제 외에도 대만을 별도로 언급하며 독선적인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미국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대만 문제를 제기하면서 전략적 우위를 점하려 는 전망이다. 군사적으로는 대만해협에 미 군함을 지속적으로 통과시키며 중국의 군사적 행동을 견제하고, 경제적으로는 대만 반도체기업의 대중국 거래를 제한함으로써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려 하고 있다. 


대만의 차이잉원 정부 또한 미국의 노력에 호응하고 있다. 2020년에만 13차례 미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데 협조했으며 대만을 대표하는 반도체기업인 TSMC도 중국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고 미국 첨단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의 이러한 자신감은 반중국 노선을 강화하면서도 경제성장을 이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결과 작년 3.11%에 이어 올해 4.6%대의 경제성장이 예상된다. 대만 역시 중국이 제1의 교역대상국이다.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면 경제적 손실이 따른다는 일반적인 가정이 깨진 것이다.


미국과 대만의 밀착 행보에 대해 중국도 적극적인 대응을 전개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는 주권과 영토의 보전이 걸린 문제인 만큼 미국은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진다. 군사적 차원에서도 2월에만 두 차례 이상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함으로써 차이잉원 정부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향후 대만이 독립노선을 강화할수록 중국의 대만 압박 역시 강화될 것이기에, 양안 간에 군사적·경제적 긴장은 더 자주 목격될 전망이다.


대만이 미국의 편에 확실히 섰고 중국이 이를 견제하려는 상황이기에 양안관계는 미중 패권경쟁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강대국이 경쟁하는 세력 구도의 측면에서 대만 문제는 북한 문제와 유사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향후 양안관계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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