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공영방송 이야기입니다. KBS가 수신료 인상을 밀어붙일 것 같습니다. 현재 월 수신료가 2500원인데 3500~4000원 정도로의 인상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당의 하수인 역할을 잘해주고 있으니 국회도 통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MBC까지 수신료에 숟가락을 얹겠다고 나섰습니다. 수신료를 더 많이 올려 자기들도 나눠 달라는 것이죠. 노조원들 하고 싶은 말, 정권 대변하는 말 하면서 국민 돈 빼먹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들이 재정적으로 절박한 처지인 것은 분명합니다. KBS의 경우 2019년 759억 원의 사업적자를 냈습니다. 2018년에는 585억 원 적자였는데 174억이나 더 커진 겁니다. 광고 수입이 줄어든 것이 큰 원인입니다. 2019년 광고 수익은 2548억 원인데 2018년 3328억 원에서 780억 원이 줄었습니다. 부동산을 팔아 겨우 메워 놓았는데 계속 그럴 수는 없지요. MBC 역시 그렇습니다. 2019년 적자가 966억 원입니다. 3년 연속 적자입니다. 시청자들이 이런 방송을 보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입니다.
사정은 딱합니다만 시청료 올려 해결하는 것은 안 되죠. 돈 없으면 살림을 줄이든가 아니면 볼 만한 방송을 만들어 내야죠. 보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강제로 돈 거둬 연명하겠다는 건 틀렸습니다. 오늘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우리나라 공영방송의 대표는 KBS입니다. 케이블TV로는 국영인 KTV가 있고 교육방송 EBS, 서울시의 교통방송 같은 것도 사영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공영입니다. 통신사인 연합뉴스도 정부가 지분을 소유한 공영언론입니다. 언제부터인지 MBC도 슬그머니 공영방송이라는 타이틀이 같이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이 많은 공영방송이 필요할까요? 공영방송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판단은 자유 사회의 기본인 표현의 자유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표현의 자유의 뜻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도 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국민 각자가 자신의 생각대로 말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됩니다.
방송도 일종의 말입니다. 사람이 저마다 생각대로 말할 수 있듯이 방송도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다양한 생각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오늘날처럼 기술의 발달로 방송사의 숫자가 거의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주인 없는 공영방송의 비극
다양한 방송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방송의 성공 여부는 시청률에 좌우됩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에 따른 광고 수입이나 요금 수입이 결정하겠죠. 많은 시청자가 보는 방송은 흥할 것이고 보지 않는 방송은 있으나마나 한 존재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방송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주는 역할을 상당히 합니다. 특히 사회 정치에 대한 견해는 특히 그렇습니다. 사람들의 견해를 잘 대변하는 방송은 흥하고 그렇지 않은 방송은 도태되는 것, 이것이 표현의 자유의 원리를 방송에 적용한 모습입니다.
공영방송의 존재는 기술 발전이 미흡해서 한 사회에 방송사가 한 두 개일 때에 의미를 가집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그 방송사가 다양한 시청자의 의견을 골고루 균형 있게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가 큰 방송사 한 두 개를 만든 후 일종의 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 국민 다수의 의견을 방송 내용에 공정하게 반영하는 것이죠. 일종의 국민투표 방식의 방송인 셈입니다.
공영방송의 원조인 영국의 BBC가 그랬습니다. 1920년 방송이라는 것이 처음 시작될 때 세워진 것이죠. 지향하는 가치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다양한 목소리의 반영, 둘째는 건전한 시민 육성을 위한 국민 교육이었습니다. 시청료 강제징수 방식도 이때 시작되었습니다.
BBC 방식의 공영방송 시스템은 영연방 국가들도 퍼져 나갔습니다. 일본의 NHK처럼 다른 많은 나라들도 그 방식을 택하게 되었죠. KBS는 일제 식민지 시기인 1927년에 국영으로 생겨났습니다. 1979년에 소위 공영이라는 것으로 바뀌게 됩니다.
공영방송이란 방송국을 만드는 돈이 너무 많이 들 때 돈 많은 정부가 돈을 대서 만드는 방송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을 공정하게 하라면서 국영 대신 소위 공영이라는 형식을 취하게 된 것이죠. 100년 전의 유물인 셈입니다.
공정성, 다양성을 표방하고 출발한 공영방송이지만 현실의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공영방송은 좌파가 장악하는 것이 일반적 추세인 것으로 보입니다. 주인 없는 조직은 대개 좌파들이 장악하죠. 영국에 ‘The Campaign for Common Sense’라는 시민단체가 있는데요. 상식보급운동 정도로 번역될 수 있겠습니다. 이 단체가 올해 12월 12일 발표한 보고서가 흥미롭습니다. 2020년 11월 한 달 동안 BBC 코미디 프로의 364개 배역이 어떤 성향의 코미디언으로 채워졌는지를 분석한 것인데 결과가 충격적입니다.
전체 배역 중 74%인 268개가 좌파로 잘 알려진 코미디언들이었습니다. 우파 또는 보수로 알려진 사람은 1.1%, 4개의 배역만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BC가 좌파의 둥지인 셈이죠. 보리스 존슨 총리까지 수신료 폐지 압박에 나선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국영방송인 PBS나 NPR도 지나치게 좌파(Liberal) 편향적이라는 비판이 많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공영방송이 국민의 소리를 공정하게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좌파 지식인의 사상 투쟁의 수단이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의 공영방송은 더 심한 것 같습니다. KBS와 MBC의 방송 내용은 거의 정권 선전용인 것으로 보입니다. 광고도 부쩍 국토교통부, 환경부, 부산시 등 정부 부처의 광고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김어준이 진행하는 서울시 교통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다 보니 시청자가 떨어져 나가고 광고 수입도 줄어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된 것이죠. 그런 방송을 왜 국민 세금으로 지원해야 합니까. 수신료 폐지는 물론이고 아예 민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거 하고 싶으면 각자 유튜브에 자기 채널 만들어 하면 될 일입니다.
최초의 공영방송이 생긴 이후 100년 동안 세상은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채널의 숫자가 거의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전파 사용 기술이 좋아졌기 때문에 아주 좁은 주파수 대역폭만 가지고도 지상파 방송을 할 수 있습니다. 지상파 채널의 숫자에 거의 제약이 없어졌다는 말입니다. 케이블TV는 또 어떻습니까? 정부가 막지만 않는다면 종편 채널 같은 것은 무한대로 생겨날 수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은 글자 그대로 무한대입니다.
채널을 여는 것뿐 아니라 방송 콘텐츠를 만들기도 쉬워졌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만으로도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시대입니다. 영상 제작 노하우를 가진 젊은이들의 숫자도 정말 많습니다. 저 같은 사람도 영상을 찍고 편집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채널도 무한대, 그것을 채울 콘텐츠도 무한대로 공급될 수 있습니다. 온갖 다양한 목소리들이 다 표출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왜 공영방송이 필요합니까? 다양한 목소리의 방송을 허용하고 시청자가 골라 보면 됩니다. 시청자가 원하는 방송은 흥하고 원치 않는 방송은 도태될 것입니다. 그것이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구현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소리를 하면 방송의 공정성이 침해된다는 말을 들고 나올 것 같습니다. 방송의 공정성 여부는 시청자가 판단할 문제입니다. 편파적인지의 여부는 입장의 차이일 뿐입니다. A에게 공정한 말도 B에게는 편파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명백히 허위 사실이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는 민형사상의 재판을 통해서 해결하면 됩니다.
꼭 공영방송이 필요하다면 KTV와 EBS 정도로 충분합니다. 좌파 방송을 하면서 직원 각자 영리추구를 하는 조직이 KBS, MBC, 교통방송입니다. 직원의 60%가 억대 연봉이라는 것은 그 직원들이 영리 추구를 하고 있다는 말이죠. 민영화하는 것이 답입니다. 시청료는 당연히 폐지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노조가 원하는 대로 방송을 하고 싶다면 노조원들이 돈을 모아 방송국을 만들든 인수하든 하는 것이 옳습니다. 지금 같은 추세로 나아간다면 한국의 방송사들이 중국의 CCTV나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처럼 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더 나아가 방송사 설립 자체를 자유화해야 합니다. 방송사를 세우는 데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는 주파수가 귀할 때의 유물입니다. 그것을 빌미로 처음에는 권력자가 방송을 장악했고 이제는 좌파 노조, 시민단체 등이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의 외면을 받아 소멸의 위험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런 방송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게 두면 됩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송이 생겨나게 해야 합니다. 방송사도 출판사처럼 설립을 자유화하고 선택은 시청자들에게 맡기면 됩니다.
방송 재허가제도라는 것도 당연히 폐지해야 합니다. 재허가제도는 방송을 권력의 시녀, 노조와 시민단체의 시녀로 만들 뿐입니다. 방송시장에 혁명적인 변화를 제안합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