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살 것인가, 내가 바라는 삶을 살 것인가
저자 고전문헌학자 배철현은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인류가 남긴 경전과 고전을 연구하며, 위대한 개인이 획득해야 할 가치들을 『심연』 『수련』 『정적』 『승화』 네 권의 시리즈로 기획했다. 성서에 나오는 질문들을 다룬 『신의 위대한 질문』과 『인간의 위대한 질문』, 호모 사피엔스 등장의 원인을 ‘이타심’에서 찾은 『인간의 위대한 여정』 등을 출간했다.
『승화』는 『심연』(2016), 『수련』(2018), 『정적』(2019)을 거쳐 완성한 인문 에세이 4부작의 마지막 책이다. 자신의 ‘심연’에서 내면의 소리를 듣고, 삶의 군더더기와 같은 불필요한 생각을 버리는 ‘수련’을 한 후, 평정심을 위한 마음의 ‘정적’을 지니고 나면 비로소 만나는 단계가 ‘승화’다. ‘승화’는 지금의 삶보다 더 높은 차원의 삶을 추구하려는 마음을 뜻한다.
‘승화’는 아무런 유혹도 시련도 없는 완성된 상태가 아니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더 높은 정상을 발견한 후 생기는 겸허한 마음이다. 마치 동네 야산의 정상에 오른 사람이 그 산보다 높은 산의 존재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겸손한 마음을 지니게 되는 것과 같다.
이때 필요한 질문이 “내가 바라는 나는 무엇인가”, “나는 나 자신을 흠모하며 살고 있는가”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라 ‘자기-자신’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변화는 삶의 가치와 방향을 외부가 아닌 자기 내부에 두는 것에서 시작한다. 어제와 달라질 오늘의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 지속적으로 자신을 혁신하려는 용기 있는 도전이 일상의 변화를 만든다.
이 책은 공허, 고통, 양심, 내면, 변모, 미지 등 28개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단어는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길잡이이기도 하다. 고전문헌학자인 저자는 산스크리트어, 히브리어, 라틴어 등 고대 언어에서 어원을 찾아 숨은 뜻을 발굴해내고 새롭게 재구성했다.
또한 『요가수트라』, 『우파니샤드』와 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경전에서부터 단테, 소포클레스, 아우렐리우스 등의 고전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은 시대와 학문의 경계를 넘어 사유의 정수를 느끼게 한다. 나아가 저자가 시골 생활을 하며 느낀 자연에 대한 묵상이 어우러져 삶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울림을 준다.
- 오늘 나는 누구와 또 무엇과 부딪칠까? 내 머릿속 어떤 생각들과 만나 어떻게 반응할까? 나는 오늘 내가 그것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관찰하고 싶다.
- 하루의 마무리는 저녁이 아니라 아침에 완성된다. 아침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하루의 질이 결정된다.
- 자신의 일에 몰입하면 우주의 주인인 시간조차 달아나버린다. 자기 자신에게 몰입하는 사람은 시간에게 자신을 양보하지 않는다.
- 하루라는 시간은 흠모하는 나를 만들기 위한 훈련이다. 훈련은 과거의 나로 주저앉히는 게으름과 욕심에 대한 체계적인 공격이다.
일상에서 부딪히는 벽은 방해물이 아니라 내가 극복해야 할 유일한 길이다. 하지만 극복의 결과는 미미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불안한 일상은 변함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무의미와 모순으로 가득해 보이는 삶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오늘 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정성스럽게 살려는 노력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른 아침 혹은 잠들기 전, 하루 10분씩이라도 책에서 소개하는 단어들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면 조용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발견해야 할 별은 도달할 수 없는 먼 하늘에 있지 않다. 그 별은 눈을 감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때 비로소 보이는 원석이기 때문이다. 그 원석은 지금도 발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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