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나이들어도 스타일나게 살고 싶다....미니멀라이즈보다는 다운사이징
[서평] 나이들어도 스타일나게 살고 싶다....미니멀라이즈보다는 다운사이징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8.27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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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체력이 예전 같지 않고 주름이 늘었음을 느낀다. 치열하게,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어느새 인생 후반전이 다가와 있다. 그리고...많은 것이 변한다.

40대에 이혼 후 독신 생활을 시작해 십여 년간 치열하게 살아온 저자도 세월의 무게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었다고 아무렇게나 입고, 소득이 줄었다고 허름한 식사를 하며, 미래를 걱정하느라 사회활동도 줄이는 그런 생활은 하고 싶지 않았다. 저자가 선택한 것은 다운사이징. 꼭 필요한 것들은 소중하게 관리하고, 시간과 신경을 소모시키는 물건과 인간관계는 정리하는 것이었다. 자녀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던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그렇다고 해도 외모든 생활이든 일이든 ‘스타일’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저자는 먼저 고된 업무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파트타이머로 전환, 일정한 소득과 건강을 유지하기로 결정한다. 이어서 집 안 정리와 물건 정리를 마치 즐거운 게임처럼 천천히 해나갔다. 더불어 금전 관리와 시간 관리, 건강 관리, 인간관계에도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 실천하기 시작했다.

자신은 절대 미니멀리스트가 아니라고 단언한 것처럼 그녀는 최소한의 물건만으로 살고 있지는 않다. 다만 최적화할 뿐으로, 분수를 지키지만 때론 분수를 지키지 않는ㅡ절약할 때는 절약하지만 쓸 때는 쓰는ㅡ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거기에 짧지 않은 독신 생활에서 오는 집 안과 물건 정리 노하우, 인테리어 아이디어, 경제 생활의 지혜도 갖고 있다. 이 책이 일본에서 출간 2개월 만에 10만 부 판매되었고 저자가 60만 파워 블로거로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음이 우연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나이가 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원칙이나 습관을 강요하지 않는다. 또 자신이 살아온 과정-별거와 이혼, 계약직으로서 경제와 주거에 대한 불안함, 그것들을 극복하는 과정-도 담담하게 드러낸다. 자신이 결코 특별한 사람이 아니며 노력 끝에 얻은 행복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녀의 자연스럽고 안정된 라이프는 막연하게 노후를 걱정하는 미혼자, 독신이 아니더라도 자유와 행복을 갈망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롤모델이, 또 나이가 들어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꿈꾸고 멋스럽게 살고 싶은 중년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니멀라이즈보다는 다운사이징

저자는 결코 타고난 부자도, 사회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이룬 사람도 아니다. 젊은 시절부터 경제적 자립심을 키워왔고 이혼 후 독신으로 살면서 일을 계속 해왔다는 면을 제외하면, 어찌 보면 평범하다고도 볼 수 있는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월간 60만 파워 블로거로서 주목받고, 이 책이 일본에서 출간 두 달 만에 10만 부라는 판매고를 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절약은 하되 멋스러움과 세련됨은 놓치지 않는 생활 모습 때문 아닐까. 한창 일할 때보다 소득은 적지만 결코 군색하지 않다. 조금 빠듯할 때도 있지만 속상해하지 않는다. 소박한 듯 소박하지만은 않은 스타일나는 생활이다. 게다가 쇼핑, 검색, 블로그 운영 등 인터넷 활용도 자유롭다.

복도 공간을 제외하면 그다지 넓지 않은 원룸 아파트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물건 정리와 인테리어 아이디어도 곳곳에 배어 있다. 그러나 미니멀라이즈가 아닌 다운사이징이다. 필요한 것과 소중한 것에는 정성을 들이지만, 필요없는 것은 과감히 처리하고 독신 생활에 맞게 살림을 최적화한다. 그럼으로써 일과 생활은 심플해지고 나만의 힐링 공간에서 충분한 휴식과 자유를 누릴 여유가 생겼으며, 고급 식기와 가구로 작은 사치를 누리는 행복을 쌓아가고 있다. 늘 바쁘고 어딘가 불안정하고 할 일이 많았던 젊은 시절에는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행복이다.

가진 것이 많든 적든 젊은 시절은 그 자체만으로도 빛이 나는 시기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찾아오는 중년 이후의 삶은 쓸쓸하게 느껴지기 쉽다. 외모와 체력뿐 아니라 경제적 문제, 자녀 문제, 외로움, 건강 등의 문제로 즐거울 수만은 없는 시기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 필요는 없다. 나이가 들어도 또 그만의 아름다움과 스타일은 있는 법이다. 게다가 지금은 100세 시대 아닌가. 50대 후반부터 일을 줄이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삶을 즐기는 저자의 삶이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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