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실패할 수 있지만 업은 실패하지 않는다
업을 발견한 창업가에게 진짜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가능성을 보는 눈이다
창업이란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창업의 꿈은 내가 이루는 것이 아니라 이루어지는 것이다. 업을 확고히 세우고 정도를 걸으면서 때를 기다리면 어느 날 꿈이 다가온다. 이것이 일은 실패할 수 있어도 업은 결코 실패할 수 없는 원리다. 업을 일으킨 창업가에게 진짜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눈이다.
좋은 눈을 가지고 있으면 아이디어도 보이고 새로운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만의 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창업가는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까 생각하기보다 누구에게 도움을 줄까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실패하지 않는 창업의 역발상
→ 직업이 사라지는 시대 최고의 직업은 창업이다
→ 창업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을 일으키는 것이다
→ 일은 실패할 수 있지만 업은 실패하지 않는다
→ 직업과 창업을 넘어 자신만의 업을 발견하면 스스로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된다
→ 업을 발견한 창업가는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까보다 누구에게 도움을 줄까를 먼저 생각한다
기업은 해체되고 직업이 사라진다
인터넷과 모바일은 인류의 시공간을 재구성했다.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누구(anybody)와도 연결될 수 있게 되면서 물리적 시공간의 경계는 허물어졌고, 인류는 새로운 시공간의 세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기업은 시간의 코스트를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을 선택하면서 외부에 있는 개인이나 커뮤니티와 협업하는 플랫폼(platform) 형태로 전환할 것이며, 공간의 코스트를 줄이기 위해 가상현실로 눈을 돌리면서 결국 기업조직이라는 불편한 동거는 끝이 날 것이다.
이것이 기업 해체의 시나리오다. 이렇게 되면 직업은 사라지고 창업가들만 남는다. 자신의 업을 경영하는 자만 생존할 수 있고, 자신의 시간을 월급으로 바꾸는 직업인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이것이 먼 미래의 이야기일까? 그렇지 않다. 이미 기업들이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고, 신규채용 규모는 축소되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서가 아니라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업’을 해야 한다. 그것이 창업이다. 창업하기 위해서는 근원적인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일’에 대한 정의가 달라져야 하고, ‘지식’의 개념도 바꿔야 한다. 우리사회에 창업이 활성화되고 창업생태계가 조성되려면 당연히 학교 교육도 혁신되어야 한다.
사회는 점점 똑똑한 사람보다 창조적인 인재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많은 지식 조각을 머리에 주입하는 것을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원초적 착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경쟁상대가 내 옆에 있는 친구들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되어가고 있다. 어떻게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을까? 경쟁우위점은 창의성밖에 없다. 엉뚱한 조합, 4차원적 상상력은 감성과 영성을 가진 인간의 다른 두뇌영역이 관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업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자신의 집 앞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이 “무엇을 그리도 찾고 있소?”라고 물었다.
“예, 열쇠를 잃어버렸는데, 찾을 수가 없네요.”라고 대답했다.
“어디서 잃어버리셨는데요?”
“예, 방 안에서요.”
“아니, 집 안에서 잃어버린 것을 왜 집밖에서 찾고 있으세요?”
“방 안은 너무 어두워서요.”
방 안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안은 어두워서 못 찾겠다고 밖에서 찾고 있는 이 우화의 주인공이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은 우스꽝스러운 이 모습이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어쩌면 우리는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변명과 자기합리화, 그리고 거짓된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하게 되는 것은 마음 안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외부에서 찾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을 불편해한다. 아니 더 엄밀히 말하면, 두려워한다.
‘나’의 실존과 대면하는 철학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의 업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막연한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그냥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직업군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다. 직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사라지는 상황에다 대고 어떤 직업을 갖겠다고 얘기하는 모습은 어처구니없는 넌센스 아닌가?
자신의 잃어버린 실존을 진지하게 찾아보지 않는다면 창업을 할 수 없다. 자신의 업을 모르는데 어떻게 업을 세울 수 있겠는가? 사업자등록을 내고 돈벌이를 시작하더라도 그건 창업이 아니다. 창업이란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업은 돈벌이와 상관없을 수도 있다.
봉사를 자신의 업이라 생각하고 구호단체에서 일하며 지도 밖으로 행군하는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또 공무원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기업 조직에서 월급 받으면서 일하는 사람도 필요하고 의사나 교사도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들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자신의 업이라는 진정성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안정된 수입, 사회적 인정과 출세 욕구, 이러한 세속적 가치관이 저변에 깔려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업이라 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철밥통 속에서 안주하다가 바깥세상 철의 변화를 모르는 철부지(不知)가 된다. 그러다 40-50대 나이에 들어 퇴직하면 나머지 40-50년의 삶을 무기력하게 살아야 한다.
반면 일이 아니라 자신의 업을 하는 사람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I am a business”, “I am a brand”라는 의식을 가질 수 있다. 월급쟁이처럼 일하지 않고 창업가처럼 일하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의 업을 찾고 세우는 창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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